
기름지고 드넓은 평야가 있는 김제시는 첨단과학 기술을 접목한 영농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만한 지역이다. 실제로 이 넓은 김제평야는 과거 농경문화의 발상지였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김제는 작아지기 시작했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김제는 실질적인 규모면에서나 사람들이 느끼는 심정적인 면에서나 과거에 비해 작아진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재의 김제시는 10만 정도 도농의 수를 가진 복합도시다. (주)송림타올 유경종 대표는 우수한 자연환경을 가진 김제시가 그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특성화 연구를 통해 지역을 더욱 발전시켰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파프리카나 울금 농장 등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김제시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규모의 농업연구단지가 자리 잡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엄두내지 못하는 생산 공정 도입
유 대표처럼 지역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이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 대표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1964년 주남직물로 시작해 1990년 지금의 송림타올로 이름을 바꾸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묵묵히 성장해오며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유 대표가 송림타올을 이어가는 근간이 되고 있다.
힘든 적도 있었다. 외환위기 때 이자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외환대출을 사용했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지만 부실자산 매각이라는 초강수로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원가가 비싼 국내 타올업계에서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타올업계는 원가가 워낙 비싸다. 그렇지만 완벽한 제품의 품질력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주실 거라는 믿음에 원리원칙대로 질 좋은 제품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는 유 대표는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치고 연구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타올업계에서 누구도 엄두내지 못하는 생산 공정을 도입했다”면서 국내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송림타올만의 경쟁력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누군가 유 대표에게 목표를 묻는다면 그는 예전에도 최고의 질 좋은 제품 생산이었고 현재에도 최고의 질 좋은 제품 생산이며, 미래에도 최고의 질 좋은 제품 생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는 ‘질 좋은 제품을 판매하면 회사가 발전하고, 이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자신의 신념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 대표는 이를토대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송림타올을 앞으로도 전통 있는 명문 장수기업으로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웃나라 일본만 봐도 창업한 지 백년이 넘는 장수 기업이 무려 2만 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손들이 선대의 사업을 소중히 여기고, 규모와는 상관없이 작은 가게라도 한 우물만 파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가업의 소중함을 아는 문화, 가업계승을 육성하고 장려하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길 바란다. 송림타올을 그런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장기 목표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인력·자금 공급 필요
김제시에서 사업을 하는 유 대표는 지자체와의 상생을 꿈꾼다. 기업 내에서 일하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지역주민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을 없애는 것은 유 대표에게 주어진 역할이자 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에 유 대표는 “지자체와 지역 기업이 상생하는 길은 기업과 기업 지원기관 등이 원활하게 서로 연계해 구직과 관련된 적극적인 인력 공급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중소기업들이 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해주면 지역 기업들이 지역의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어려서부터 숙부님께서 근면성실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셨다”는 유 대표.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유 대표는 정직한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왔다. 그렇게 쌓인 내공은 그가 기업을 운영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절망적인 환경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적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이유도 그러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유 대표의 말이다. 앞으로도 유 대표는 근면하고 성실한 자세, 봉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며 송림타올의 직원,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는 지방기업의 본보기가 돼 갈 것이다.
“경제상황이 안 좋은 만큼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습니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회사의 문을 여는 유 대표. 그래서인지 직원들도 부지런히 아침 일찍 출근한다고 그는 말한다. 오랜 세월 한결같은 부지런함은 어찌 보면 송림타올의 가장 큰 힘일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