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본 등 해외에서 인정받는 세계최고 무 육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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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본 등 해외에서 인정받는 세계최고 무 육종가
  • 취재_김덕주 부국장
  • 승인 2012.12.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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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64, S50140, 태청, 새롬 등 다양한 품종 선보여 해외 무 전문가들로부터 각광

무 육종가 강갑수 박사의 무 육종 실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무 소비가 가장 많고 그만큼 육종 연구가 활발한 일본임을 고려할 때 세계 최고라 자부할만한 강갑수 박사의 능력은 2009년 가을 ‘설란일품’, ‘가을일품’, ‘소고’, ‘스승’ 등 4개의 신품종을, 지난해와 올해 대복무와 일본 봄무 2품종을 발표하고, 오늘도 충북 충주시 시험농장에서 끊임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육종은 그야말로 기다림의 연속이다. 교배와 실험, 관찰, 연구 등 10여 년이 흘러야만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무 육종에 강갑수 박사가 뛰어든 것은 27년 전의 일이다. 무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 학부생 시절부터 콩을 연구하던 유명한 지도교수 연구 과제를 돕던 과정에서 육종으로 발을 디디게 된 그는 2001년까지 농업 진흥청과 민간 종묘회사 등에서 육종에 대한 실전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현장 실증실험 기간 동안 육종가는 병충해도, 자연재해도, 때로는 사람들의 원망에도 견뎌야 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는 한순간의 희열을 생각하며 육종가는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해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충주시에서 시작된 제2의 육종인생

강갑수 박사가 종묘회사를 퇴사한 후 민간 육종가로 제 2의 육종 인생을 시작한 곳은 충북 충주시, 남한강과 달래강이 만나는 삼각주 지역으로 농사짓기에 적합한 토질을 겸비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무와 같은 근채(뿌리채소)류 재배에 제격이었다.
2002년 가을 무 육종만이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한 강 박사는 민간 육종가로 독립하고 2009년 첫 작품으로 ‘가을일품’, ‘설란일품’, ‘소고’, ‘스승’등을 선보였다. 1년에 2,000평 정도의 무를 심어 선발한 모본은 고작 500개 남짓이지만 모두 손으로 교배해야 하기에 결코 만만한 양은 아니다. 각 개체마다 교배한 날짜, 교배상황 등을 노랑, 하양, 빨강 라벨에 나눠 적어 붙이고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지만 이것은 육종의 첫 단추에 불과하다. “흙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하우스 안의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온도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하는 강 박사는 이처럼 육종의 업무는 일반 농사와는 달리 고된 작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우수한 특성을 지닌 육성품종

강 박사가 육종한 품종 중 널리 알려진 대표 품목으로는 R64, R67, S50140, 태청, 새롬, 장원 등이 있다. 이 중 태청은 국산 무와 일본 무를 교배한 것으로 제 1회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받기도 하였다. ‘태청’의 특징으로는 초세가 강하고 잎이 길며 생육 초기는 개장형으로 자라 후기에는 반개장형이 되며 청수 색깔이 적당하다. 뿌리의 껍질이 곱고 뿌리는 약간 긴 가을무 형태로 수량이 많으며 내서성이 강하고 적심현상(먹)에 강해 재배 폭이 넓은 태청은, 근류병과 연부병, 바이러스 병에도 강성해 육질이 아삭아삭해 그 맛이 일품(一品)이라 김치를 담근 뒤의 맛이 깔끔하고 잘 무르지 않는다. 유의할 사항으론 재배 초기 저온에 의한 추대가 염려되니 기후 변화에 따른 안전을 위해 파종 15~20일 후 터널을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며, 초세와 비료를 흡수하는 힘이 강력해 밑거름을 표준량의 2/3 이하로 특히 질소질 비료는 추천량의 1/2 이하로 줄인다. 봄에 재배할 때는 꼭 흰색 비닐로 멀칭을 하고 여름에 재배할 시에는 녹색 비닐로 멀칭을 하는 것이 좋은 태청은, 이랑은 가능한 높게 하고 배수가 잘되게 한 후 재배 후기에 비료 흡수가 증가하여 초세가 강해지면 어깨 열근(뿌리 갈라짐) 현상이 많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비배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배수 불량지 및 저습지, 비옥지 등에는 재배를 삼가야 한다.

‘새롬’도 현재까지 소형 무 부문 인기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품종으로, 잎은 웃자라지 않고 짧고 연하며 뿌리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뿌리껍질이 곱고 뿌리 순도가 고른 소형 무인 새롬은 뿌리의 꼬리가 작고 단 묶음이 매우 좋다. 하지만 다른 소형 무보다 비대가 빠르므로 적기에 수확해야하며, 너무 비옥한 토양이나 질소질을 과다하게 시비할 때는 잎만 무성하게 자라므로 유의해야 한다.

종자주권 지키고자 품종보호제보완에 주력

이렇게 다양한 품종을 선보이며 국내에서 무의 대가라 불리는 강 박사는 많은 품종들 중에서도 특히 ‘R64’에 많은 애착이 간다고 설명, “R64는 최고 수출 기록이 18t 정도로 추정된다. 무 주산지며, 최대 소비지인 일본에서도 R64의 장악력은 크다”고 전한다. 일본의 농업계는 보수적인 곳이라 OEM방식으로 수출해 일본에서 일본회사의 이름을 붙여 판매되기 때문에 일본농가는 인식하기 힘들지만 ‘R64’의 일본시장 장악력은 현지 종묘사에서도 인정할 만큼 상당한 우수성을 지녔다. 그 당시 규격품 수확률이 다른 품종에 비해 20~30%가 높고 내병성이 강하며, 육질이 우수하다고 전문가들의 평을 받은 R64는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당시 품종보호등록제가 없어 강 박사에게 돌아오는 프리미엄은 없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복제품종이 전파된 것이다. 종자업계는 물론 농업계 전체에도 해를 입히는 일이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강 박사는 현재는 품종보호제가 생겼지만 여전히 빈틈이 많다고 주장하며 종자주권을 지키고 민간 육종가들의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을 위해 보다 철저한 정부의 보완책과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무산업 경쟁력 높이고자 최선

“해외종자회사들은 종자 매출의 15~20%를 종자 기술개발에 재투자한다. 하지만 국내는 채소 종자시장이 2,000억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그 중 5~10%만이 투자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한탄하는 강 박사는 현재 국내 일반인들은 종자에 대하여 등한시 여기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우수한 무 종자들을 일본, 중국 등 해외로 수출하며 국가적인 위상을 드높여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국은 무 생산지역이 다양해 소량 다품목으로 생산할 수 있고, 농가 기술력도 높아 채종 실력도 상당하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만추계 품종생산이 적합하다. 이는 무 육종에서 일본보다 국내가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육종 기술지원만 더해진다면 국내 무 산업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는 강갑수 박사는 국내 최고 무 육종가 대가로서 끊임없이 무에 대해 연구하고 새로운 사실들을 인지하여 내년에 상당량의 종자를 국내, 외에 판매할 것이라고 전달,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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