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폐기물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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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폐기물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 성공
  • 이애리 기자
  • 승인 2012.11.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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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바이오매스 전처리법’ 미국 특허 등록

현대사회의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경제성장은 환경오염이라는 반대급부를 동반하였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무조건적인 경제성장의 가치를 옹호하기 보다는 친환경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녹색성장이라는 화두 속에 모든 산업분야가 동참하여 친환경의 슬로건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인류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히고 있는 에너지 문제는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한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반응을 이용한 핵융합 발전과 태양광 발전 기술 개발에 달려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풍력 및 조력 발전, 원자력 발전, 바이오 연료의 개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류가 지금처럼 원유를 소비한다면, 향후 40~50년 후면 원유가 고갈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화학자들은 가솔린을 대체할 액체 연료를 식물자원에서 석유를 얻는, 즉 소위 바이오 연료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물론 인류가 나무나 풀을 땔감으로 사용한 것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할 정도로 오래된 일이지만, 나무나 풀 같은 고체 땔감을 어떻게 하면 현재 사용하는 내연 기관이나 보일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체나 액체 땔감으로 변형하는 지가 현재 연구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바이오에탄올의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바이오 액체 연료의 개발이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바이오디젤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이오 연료로서 바이오디젤이 유지(油脂) 작물에서 식물성 기름을 추출해 만드는 데 반해, 바이오에탄올은 녹말(전분) 작물 또는 사탕수수 추출액(설탕액)을 발효시켜 만든다는 점에서 다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이오에탄올의 원료는 옥수수와 사탕수수로써 미국은 옥수수 생산량의 40%를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고 있고 사탕수수가 많이 생산되는 브라질에서는 차량의 70%가 바이오에탄올을 연료 첨가제로 사용할 만큼 일반화 되어 있으며, 화석연료와 달리 환경오염물질이 전혀 없는 이산화탄소 중립 수송용 에너지로서 식물로부터 연료를 얻기 때문에 매년 재생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경쟁력 및 식량자원 확보에 유리

계명대학교 미생물학과의 윤경표 교수 연구팀은 농산폐기물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하는 ‘바이오에탄올을 위한 바이오매스 전처리법’을 개발하여 큰 화제를 몰고 왔다. 2002년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바이오에탄올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바이오 연료로 부상하며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최근 세계 주요 곡물 생산국의 극심한 가뭄으로 밀, 옥수수, 콩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어 곡물가격의 상승과 함께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문제점이 제기 되고 있는 와중에 발표된 윤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원천기술은 농산폐기물인 옥수숫대, 밀짚 등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하고, 부산물로 친환경 석고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현존하는 식량자원의 알곡을 제외한 줄기와 잎 등을 사용해 원가가 저렴한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할 수 있어 세계 곳곳에서 더욱 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교수는 지난해 11월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바이오매스 전처리법’으로 미국 특허를 출원했고 지난달 10월 등록완료 하였다. 옥수숫대, 사탕수숫대, 갈대, 볏짚, 밀짚, 각종 과일껍질 등의 식물세포벽에는 당이 50~60% 포함되어 있는데 포도당이 수천 개가 연결된 고분자물질인 섬유소와 오탄당인 목당이 주성분인 반섬유소를 화학적·물리적 방법으로 분해하면 에탄올 발효 미생물이 발효에 사용할 수 있는 기질인 당으로 전환되며, 이것이 바로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전처리법’의 골자이다. 이 기술은 바이오매스 전처리 시설을 기존 시설의 맨 앞부분에 추가적으로 설치해 이후에 따르는 발효·증류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기에 국제 바이오에탄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 교수는 “이 기술은 식량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특정한 기후조건을 갖춘 해역이나 육지에 대규모 재배지를 마련해 특정 에너지 생물체를 대량으로 재배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 방법”이라며 “세계적으로 매년 90억 톤 이상 재배되는 식량자원(옥수수, 사탕수수, 밀, 벼)의 알곡을 제외한 줄기와 잎을 사용할 수 있어 생산단가가 가장 저렴한 브라질 에탄올보다 30% 이상 저렴한 바이오에탄올의 제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사용되던 식량자원이 곡물시장에 출하될 수 있어 식량 확충과 옥수수와 설탕을 이용하는 식품의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체 에너지와 식량 문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환경 친화적인 석고보드를 제조할 수도 있다. 섬유질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인 석고를 이용해 석고보드를 만들면 라돈 방사선이 전혀 나오지 않는 저렴한 친환경 석고보드를 생산할 수 있어 폐기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환경 친화적인 공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수송용 바이오연료 시장 지배할 기술 개발에 주력

에너지 기술은 모든 국가가 공통적으로 당면한 문제다.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연구 개발하는 많은 연구진들의 최종목표는 국제 특허 등록을 통해 국제 기술 시장에서 기술을 독점하고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다. 이에 윤 교수도 수송용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해 실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과 브라질에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의 경우 출원접수 일곱달 반 만에 특허 등록 허락 결정서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현재 20~25억 원 정도의 당화시설을 만들어 미국에 250여 개, 브라질에 350여 개 존재하는 바이오에탄올 생산 공장 맨 앞에 붙여서 사용가능한 공정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에서 옥수수 밭에 잘게 절단하여 뿌리는 옥수숫대의 70%만 수거해 에탄올 생산에 사용해도 전 세계 생산량의 10배인 5,000억 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매년 설탕 추출 후 태워버리는 17억 톤 가량이 사탕수숫대를 사용하면 미국 내 자동차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송용 연료가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 윤 교수는 “바이오에탄올 생산 공장 설립자금의 1~1.25%만 더 투자하면 곡물을 사용하는 공장이 옥수숫대, 사탕수숫대와 같이 저렴한 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공장으로 변환할 수 있고, 당화시설 공정이 상용화되면 값싼 바이오에탄올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량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새로운 원료의 대량 확보가 새 공장의 증설로 이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윤 교수는 현재 전처리 공정을 좀 더 에너지 효율적으로 변환시키려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균주개발과 당화효소·발효공정 개발도 병행 중이다. 그는 “조직이 밀짚보다 단단해 캐나다 Iogen사나 덴마크 Inbicon사도 산업화하지 못한 옥수숫대, 사탕수숫대로부터 저렴한 당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가 세계 수송용 바이오연료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그 원천기술을 개발·보유하고 개량하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성과를 보이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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