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학전문가 “대한민국의 안전, 법공학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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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공학전문가 “대한민국의 안전, 법공학이 지킨다”
  • 송재호 이사
  • 승인 2012.10.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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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적, 기술적 방법으로 사건에 접근, 사고의 해결과 예방 가능케 해

우리에겐 다소 생소했던 분야인 법의,과학, 수사 과학 중에는 ‘법공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법공학은 각종 사건과 사고의 원인을 공학적, 기술적 방법으로 분석해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으로 공학지식과 법학지식이 융합된 분야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법공학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공의 안전을 위한 기술 지원과 기반을 확대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의 권동일 교수를 만났다.

법공학 전방위 전문가, 대한민국 법공학 선도

지금까지 국내의 과학수사 시스템은 유전자 감식이나 지문 채취와 같은 법의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권 교수는 이러한 시스템적 한계를 공학적 조사기법으로 극복하고자 국내에서 최초로 법공학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 대규모 사고나 지능적 범죄가 늘면서 미국이나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법공학 전문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법공학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권 교수는 서울대학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상호협력협약(MOU) 체결로 발족된 한국법공학연구회와 서울대학교 복합환경제어 멀티스케일 시험평가센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안전사고, 화재사고, 교통사고 등에 관한 법적 문제에 대해서 공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사고 원인 규명 기술 연구개발과 공학기반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고 사고 조사 분야 맞춤형 교육과 법공학 관련 출판 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전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

권 교수는 “법공학은 사건사고 후 조사를 통해 원인에 대한 판단과 증언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사고 전 예방 활동과 관련제도 및 규정을 개선하는 활동을 한다”고 말하며 “법과학은 사건사고에서 요구되는 과학적 분석을 수행하고 결과를 제시하지만, 이러한 과학적 분석결과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원인과 책임소재를 판단하고, 사고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기술로서 산업상에 응용하는 것이 법공학이다”라고 설명했다. 신뢰성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사고에 대한 대응과 예방으로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분야인 법공학은 고도로 발전해가는 사회에 있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법공학연구원, 사건·사고의 해명에서 법공학 전문가 양성까지

권 교수가 이끌고 있는 서울대학교 복합환경제어 멀티스케일 시험평가센터 산하 한국법공학연구회는 이러한 법공학의 역할을 전반에 걸쳐 수행하고 있다. 사고의 분석, 파손해석, 각종 시뮬레이션 등의 전문기술을 종합적으로 이용한 공학적 해석을 통하여 사고원인을 규명한다. 또한 사건과 사고의 당사자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여 법정 활동의 이해도를 높이고, 학계를 통해 검증된 결과를 통하여 법정 증언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이 되도록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와 노하우를 통해 사고예방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연계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관과 기업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산업별 사고위험부위를 예측해 안전을 진단하여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인 조사와 연계된 분석, 평가, 해석 기술을 개발 및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법공학의 발전을 위해 법공학자를 양성하고, 학술대회와 연구발표회를 주관하고 있다. 법공학자는 공학적 소양과 법적 소양을 고루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권 교수는 법공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정규 커리큘럼을 기획, 개발하고 법공학 특화교육을 수행해 산업기관, 기업 인력의 법공학 소양을 증진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해 분과별 포럼을 주관하고, 국내외 법공학전문가를 초빙해 교육과 정보 교류를 위한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소재 신뢰성 평가기술 개발로 고 신뢰성 제품 설계

한국법공학연구회를 산하로 두고 있는 서울대학교 복합환경제어 멀티스케일 시험평가센터는 소재의 역학적 특성을 이용해 소재 신뢰성 평가기술을 개발한다는 목적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21세기는 기술 경쟁이 국가 간의 경계를 뛰어 넘어 범국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산업계는 고성능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 제품의 설계, 공정, 완제품 전 단계에 걸친 신뢰성 평가 시설 설치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복합환경제어 멀티스케일 시험평가센터는 고 신뢰성 제품 설계를 목적으로 구축되었다. 기존 센터와는 차별적으로 온도, 압력, 부식 등의 영향을 제품의 실사용 조건에 부합하도록 복합 환경에 고려해 소재, 부품, 최종제품을 공정별로 평가하고, 매크로, 마이크로, 나노 스케일별로 평가해 문제의 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찾는 멀티스케일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확한 실사용 환경 재료물성평가 방법을 바탕으로 고 신뢰성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업을 지원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 하고 있다.
특히 멀티스케일 평가는 매크로스케일의 물성평가뿐 아니라 최소 단위인 나노스케일의 분석평가를 병행하며 ‘연속압입시험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경도시험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이 시험법은 가동 중인 발전 설비 및 압력기기의 수명예측과 건전성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파괴적인 물성평가방법에서는 불가능 했던 한계를 극복하여 산업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회가 고도로 발달할 수록 법공학자의 역할 커질 것

권 교수는 한국법공학연구회의 초대회장이자, 나노역학신뢰성 연구실의 수장으로서 연구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의 표준(ISO TR29381)과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의 규격(CODE CASE 2703)으로 채택시키는 등 신뢰성 평가 분야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그는 과학기술계와 법조계 인사들로 형성된 인력풀을 이용해 연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법공학의 발전은 관련된 여러 과학 기술의 융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법공학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그들의 의견과 조언을 취합하는 것이 좋은 결과의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사고와 지능적 범죄가 증가 할수록 법공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법공학자의 필요성과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법공학이 각종 사건사고를 해명하는 학문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이니 만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며 “법공학이 여러 분야와 융합해 사회 안전을 위해 공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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