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원로장인들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맞춤식 양복 새롭게 선보여
젊은 시절 국제 기능 올림픽에서 국위를 선양했던 많은 양복 장인들이 28만원의 맞춤식 양복으로 침체되어 있는 양복장이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기성복에 밀려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한국 양복업계를 일으키기 위해 기존 맞춤 양복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스템 오더 방식을 개발한 라이프 어패럴의 정근호 회장. 300개의 패턴을 고안하여 28만원 가격의 고품질 양복을 선사하는 진정한 장인을 찾아가 보았다.
28만원으로 장인들의 옷 입으세요
1979년 설립된 라이프 어패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양복 업계를 이어오고 있는 정근호 회장은 예전의 비싼 가격대를 조정하지 않으면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일 수 없다고 판단,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 시스템 오더 공장을 차렸다. 그리고 박리다매의 전략으로 우리나라 시장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었다. 나아가 정 회장은 이미 일본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했다. 중국 현지에 위치하고 있는 라이프 어패럴의 합작 공장은 93년 11월 가동되었으며 지금까지 현대적 시스템으로 진행, 일본에 까지 양복을 비롯하여 드레스셔츠, 브라우스 등을 수출했다. 국내에는 지난 해 부터 이 시스템방식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제품공장은 쿼리트에 따라 전 세계에 있어 최고의 제품생산 공장으로부터 저급 제품 생산 공장으로 다양하게 구분되며 세계 각국의 제품을 생산함은 물론 주요공장은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28년간 한곳에서 양복업계를 지켜오고 있는 라이프 어패럴의 정 회장은 현재 명동본점을 비롯해 총 20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28만원으로 장인들의 옷 입으세요
우리나라 남성 기성복의 역사는 불과 30~4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대부분 기성복이 없어 맞춤양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통 맞춤양복은 작품성이 우수하다 하여 예술품으로까지 비유하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 누구나 쉽게 맞춰 입을 수 없는 옷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결혼 예복으로 한 벌씩 맞춰 입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요즈음 젊은 세대는 좀더 활동적이며 저렴한 가격대의 개성 있는 정장을 선호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4년 동료 양복 장인들을 만나 20만원 대 맞춤식 양복사업을 제안했다. 외환위기 이후 도심의 유명한 맞춤 양복점들이 하나 둘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지만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터였기에 그들을 설득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수제만을 고집해온 일류 장인들에게 20만원 대 맞춤식 양복사업을 제안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터무니없는 제안이었을까. 그러나 ‘시스템 오더’ 방식의 ‘반(半)맞춤 양복’의 사업성에 확신을 갖고 있었던 정 회장은 탄탄한 실행계획서까지 제시해 가며 동료 장인들의 마음을 바꾸어 놓는데 성공하였고 그 후 이들은 점진적으로 한 배를 타게 되었다.
“장인들에게 자존심만을 세울 때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우리 양복 업계가 쓰러져 가는 현실을 손놓고 바라만 볼 수는 없었고 다시금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언가 획기적인 사업방식이 필요했다. 시스템 오더 방식은 300개의 패턴 하나하나 장인의 손길이 미치므로 맞춤복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고, 양복 장인들이 30여 년간 양복을 지어왔던 경험을 집대성 하여 만들어 졌기 때문에 고객은 자신의 체형에 맞는 양복을 일주일이면 입어 볼 수 있다” 라이프 어패럴의 정 회장을 비롯하여 양복업계의 부활을 꾀하는 여러 장인들은 체인 스토어 홍보효과를 위해 저마다 자신의 양복점에 ‘맞춤식 양복 28만원’이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오랜 단골손님들로만 사업을 이어오던 이들은 부담 없는 가격에 양복점을 찾아 와서 직접 입어보고 최고의 품질에 만족하는 손님들을 대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정통맞춤 양복은 명품 대접을 하다보니 젊은이들은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스템 오더’방식의 맞춤식 양복으로 다양한 층의 손님들을 만족 시 킬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예전에 1명의 손님을 기쁘게 했다면 지금은 10명의 손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본다”는 정 회장은 수익창출 보다는 더 많은 이들에게 고품격의 양복을 제공한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최고기술이 만들어 내는 고급 양복
신개념의 과학적인 시스템과 패턴의 다양화, 원단직거래 및 대량 구입을 통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맞춤식 양복을 기성복 보다 싼 가격에 고객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이태리의 알마니와 제니아 패턴을 일본?한국인 등 동양인 체형에 맞게 접목하여 새롭게 개발한 패턴으로 실용신안등록(제0227580호) 3건을 보유한 라이프 어패럴. 라이프 어패럴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 오더’방식은 고객이 미리 제작되어있는 견본을 입어보고 이미 DB화한 패턴 중 양복 기술자가 신체 특징을 꼼꼼히 체크해 큰 줄기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는 방식으로 가봉절차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제공된 정보를 수치화 해 자동화 공장에 전송하면 곧바로 재단과 봉제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시스템 오더 방식을 통해 비싸고 번거롭다는 맞춤 양복의 선입견을 털어버리고 가볍게 한 걸음 더 가까이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 이라는 정 회장은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낸 다양한 패턴으로 맞춤복 수준의 품질을 보장한다. 고객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디자인 하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양복을 일주일이면 입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시스템 오더 방식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덧붙여 양복을 만드는 일을 자신의 천직으로 삼고 양복발전에 부흥 될 수 있도록 능력이 다하는 날까지 노력해 나갈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품격있는 맞춤 양복을 찾는 중년, 노년층은 물론 신세대 고객들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시스템 오더를 도입한 맞춤식 양복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프 어패럴의 정근호 회장. “우리나라 보다 양복에 있어서 훨씬 앞선 이웃나라 일본의 대표 격인 ‘히루가와’ 사장이 운영했던 양장사, 양복 전문학교도 이미 문을 닫은지 오래다. 그들도 후계자가 없어 돌파구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은 우리 장인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의지를 굳게 다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우리나라를 대표해 양복업계에 신기원을 여는 그의 모습에 밝은 미래가 엿보인다.
라이프 어패럴 정근호 회장 인터뷰
▲‘시스템 오더’를 도입한 28만원 맞춤식 양복을 입는 고객들의 평가는 어떠한지
=고객 중에는 너무 싸서 안 믿는 분들도 있다. 속는 셈치고 한번 입어 보자며 구입했다가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통해 알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 단골위주로 고객만족을 선사했다면 지금은 각계각층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또한 일본?중국 등 외국 관광객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양복 업계에 제2의 전성기가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맞춤식 양복이 현재 많은 고객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데 또 다른 계획이 있는지
=기성복과는 다르게 맞춤식 시스템 절차를 한 단계 줄이고 그 단계를 줄임으로서 시간과 돈을 절약한 지금의 양복을 토대로 앞으로 2년 안에 와이셔츠까지 시스템 오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저렴하기는 하되 품질은 최우선으로 하여 양복만이 아닌 모든 남성 의류를 토탈적으로 진행 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기쁨을 선사 하고 싶다. 솔직히 요즘 젊은 사람들의 고가의 양복을 맞춰 입는 다는 것은 큰 부담일 수 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질 좋은 양복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나에게도 기쁨이 된다.
▲현재 양복업계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고비를 극복할 방법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현재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고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 현실에 맞는 일을 열심히 해 나간다면 그 만큼 수익이 일어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에게 있는 기술로써 고객들에게 봉사하고 싶다. 고급기술을 가지고 대중성 있는 좋은 양복을 공급하기 위해 나의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로운 기술자들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힘든 업계를 일으키기 위해 기술자 양성 또한 주력해야 할 부분이다. 양복 장인들의 패턴을 따라 좋은 기술을 계속 유지하고 전수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