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 진영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2월 대선이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3자 구도로 윤곽이 잡히면서 대권을 향한 세 후보 간 경쟁이 막을 올린 가운데,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는 28일까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하고 대선 체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 인선은 후보의 정치색깔 및 정책행보, 선거전략을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국민대통합’의 취지를 살린 선대위를 이르면 이번주 초 발족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 봉하마을과 동교동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통합행보를 이어온 동시에, 김대중·노무현 정부 인사를 선대위에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이와 함께 경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비박근혜계 인사들에게 끊임없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며, 친이명박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박 후보는 23일에는 공보업무를 총괄하는 공보단장에 ‘복심’으로 불려온 이정현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5·16 및 인혁당 발언 논란 등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대(對)언론 기능을 강화해 만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단장은 “박 후보와 언론 간 가교 역할을 최대한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도 가급적 추석 연휴 이전에 선대위 1차 인선을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측은 이미 대선 조직의 기획위원 인선을 마쳤다. 당내에서는 박영선, 이학영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선임됐고 당 밖에서는 국내 최초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의 김영경 전 위원장과 안도현 시인이 임명됐다. 캠프 공보단장에는 우상호 최고위원을 선임했다.
문 후보는 기존의 피라미드 구조가 아닌 당내 인사 중심의 ‘민주캠프’, 온·오프 결합형 ‘시민캠프’, 정책을 담당할 ‘미래캠프’ 3대 축을 중심으로 수평적 네트워크 조직의 선대위를 꾸릴 방침이다. 문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언급한 ‘쇄신·통합형 용광로 선대위’에 맞게 계파간 앙금을 털어낼 다양한 인사를 영입하겠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비노’(非盧ㆍ비노무현) 인사인 정동영 상임고문의 선대위 배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 후보는 경선후보들을 만나 선대위 인선 등에 협조를 부탁할 계획이다. 손학규, 정세균 전 후보와는 이미 회동을 했고, 김두관 후보와도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일 출마선언 이후부터 선대위 인선을 하나씩 공개하며 캠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후보는 새로운 정치와 혁신 경제를 강조하고 있어 이 같은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인사들을 선대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선거총괄본부장에 민주당의 전략통인 박선숙 전 의원을 영입한데 이어, 후보 비서실장에 조광희 변호사, 공동대변인에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정연순 변호사를 선임했다. 법률지원단장에 강인철 변호사, 상황실장에 금태섭 변호사, 민원실장에 박인복 전 청와대 춘추관장, 비서팀장에 허영 전 최문순 강원지사 비서실장, 일정기획팀장에 강소엽 전 청와대 행정관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