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 산업 자동화에 쏟은 20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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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 산업 자동화에 쏟은 20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 송재호 이사
  • 승인 2012.09.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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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과 복제로 스스로 먹칠하는 일부 대기업의 행태 근절해야

패션과 문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봉제업의 발전에 20여 년을 기여해온 (주)세명정밀(김종철 대표)은 1988년 한국 최초 국산 자동연단기 개발에 성공해, 명실 공히 국내외 최고 품질과 기술력을 자랑하며 믿음과 신뢰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세명정밀은 오랜 시간 봉제 산업기계 자동화에 주력해 자동연단기를 비롯해 검단기, 휴징 프레스, 미니 보일러, 90 회전기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세명정밀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10억 원의 연구 개발비를 들여 에어백용 자동연단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자동연단기는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의 경쟁업체인 ‘두올’에 공급하며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김종철 대표는 “세명정밀은 국내 수요업체의 경쟁력 보전과 미래 수요 창출을 위해 독자기술 개발 노하우를 살려 공급하고 있다. 독일 하우처사의 제품이 60만 달러에 이르는 데 반해 우리는 독자기술 개발 노하우를 살려 훨씬 저렴하게 20만 달러에 공급하고 있다”며 “국내 수요업체의 경쟁력을 보전하고 미래의 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도의를 가지고 정정당당히 승부하는 산업계를 위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정밀산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윤리의식을 가지고 상도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일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복제는 여러 번 문제가 되어 왔다. 지난 2010년 대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이 세명정밀이 독자 개발한 에어백용 자동연단기 기술을 유출해 중소기업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불명예를 얻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명정밀은 지난 2009년 9월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 측으로부터 에어백용 자동연단기 구매요청을 받았다. 당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던 김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의 경산공장을 방문해 상담하고 본사로부터 정식 구매요청서를 받아 납품을 결정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 측에 검은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처음 갖는 회의에서 개발업체에 장비 작동 프로그램, 부품 제원, 작동 원리, 각 제품 파트별 설계도면 등의 핵심 기술정보의 공개를 무리하게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핵심 기술 공개는 불가하다며 요구를 거절했고, 회의를 마쳤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 측의 무리한 요구와 핵심 보호를 위해 납품 포기의사를 밝혔지만, 그들은 특허와 관련된 위법 가능성이 없음을 증명하는 서류와 함께 납품 진행을 재차 요구했다.

김 대표는 납품을 진행했으나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은 특허기술 침해의 목적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 측은 핵심기술에 대한 정보 공개를 끈질기게 요구했고 세명정밀은 결국 장비 설치 및 사후관리에 필요한 기술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내 특허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되었다. 1년 후 정기 정검을 위해 공장을 찾았으나 이를 거부당한 것. 1대 당 20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정기정검을 거부하는 태도에 의심이 들었으나 그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의 윤리경영을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세명정밀이 납품한 장비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대구 소재의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사의 외주협력공장(창신TMS:류근찬 대표)에서 복제품을 제작해 생산설비를 증설했던 것이었다. 이어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 측은 베트남 호치민 시의 모 에어백 협력사에 같은 용도의 복제 장비를 납품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한 사과와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나 번번이 답변을 얻지 못했다.

세명정밀이 납품한 에어백용 연단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에서 사용 중인 3,000w급 레이저재단기와 필수적으로 연동되도록 제작되어 다른 회사에서 신제품을 단기간에 개발 제작해 납품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복제품 제작이 더욱 의심스럽다. 세명정밀은 다행히도 핵심기술에 대한 국내 및 해외 특허를 등록해 놓은 상태다. 이러한 사전 준비 없이는 중소기업들이 핵심기술유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거대 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복제하는 몰염치와 비윤리적인 행태로 중소기업들이 눈을 뜨고 기술을 빼앗기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의 현실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기업의 몰염치한 행위를 바로 잡아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허권 침해와 권리회복을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기업과의 싸움은 중소기업의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상도의 회복을 위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다.

기술 유출과 복제 인정으로 대기업으로서의 신뢰 회복하길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사 에어백사업팀은 대구지방법원에 의해 증거보전을 위한 절차의 하나로 경산공장 작업장의 문을 강제로 열게 되었다. 이는 기업으로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함께 방문한 김 대표 눈에 들어온 것은 특허 침해의 증거를 없애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세명정밀에서 설치한 기계를 빼돌리고 나머지 부품만으로 장비를 바꿔 설치해 놓은 것인데, 공장 측은 “세명정밀에서 납품한 제품이 잘 돌아가지 않아 바꿔서 제작해왔다”고 변명했다. 이는 납품의 작업일지, 원단 사용량, 생산량만 확인해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로써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의 자사개발 에어백용 연단기 복제의혹은 더욱 커졌다. 김 대표는 개탄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이는 특허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불공정거래법에 의한 상도의와 윤리경영에 관한 문제이다”라고 말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은 윤리경영의 ‘윤리규범 및 지침’을 지정하고 여기에 ‘모든 거래는 공정하고 평등한 참여와 기회가 보장되는 자유 경쟁 원칙을 따르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여하한 형태의 비윤리적이고 부적절한 강요 행위 및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모든 거래 당사자들과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공동발전을 도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 투명성이 결여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김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이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미 수많은 내용증명과 의문 사안을 당사자에게 이메일로 보냈으나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은 중소기업의 기술 복제의혹의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윤리경영이 허구임을 인정하는 모양새 일 수밖에 없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 측은 법률적인 책임을 벗어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대기업다운 모습을 보이고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세명정밀이 주장하는 본질도 특허가 아닌 복제와 타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과 상도의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독자적 기술로 세계시장을 향해 나가

관련업계들도 이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관계의 단상을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중요한 목표로 세우고, 독자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이 보이는 행태는 우리나라의 산업계의 퇴보로 보여진다.
세명정밀은 최근 한·미, 한·EU FTA체결을 발판으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은 물론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로의 수출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과 잇따라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조속히 사건이 해결되어 세명정밀이 세계적으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데 탄력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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