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죽어야 예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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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죽어야 예술이 된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2.08.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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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을 위해 목숨을 내걸고 삶을 예술로 만들었던 남자들의 이야기 『토로스&토르소』

‘자신의 소설 같은 인생을 사는 남자’ 헥터. 그는 폭풍 전야의 섬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레이첼을 유혹한다. 그날 저녁, 내장이 모조리 제거되고 대신 기계부품들로 가득 찬 시체가 등대 근처에서 발견된다. 마치 초현실주의 미술 작품처럼.
최악의 폭풍이 섬을 강타하는 동안, 헥터는 레이첼과 사랑을 나누며 그녀의 토르소가 초현실주의 사진 <미노타우로스>를 연상시키는 것에 관능과 함께 기묘한 두려움을 느낀다. 폭풍이 잦아든 후, 헤밍웨이에게 이끌려 구조 활동에 나섰다 돌아오자, 레이첼은 친구를 만나러 다녀오겠다는 편지만 남긴 채 사라지고 없다. 이상한 불안감에 휩싸이는 그에게 헤밍웨이와 보안관은 목이 없는, 역시 초현실주의 미술을 연상시키는 시체가 발견되었음을 알린다. 그리고 그 시체는 레이첼임이 밝혀지는데…….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들의 실제 삶이 버무려진
크레이그 맥도널드의 매혹적인 스릴러

▲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 황규영 옮김 | 푹폴리오

『토로스&토르소』는 『Head Game』『Print the Legend』『One True Sentence』『Forever is just Pretend』와 함께 범죄소설가 헥터 라시터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중 하나로, 형사나 탐정이 아닌 범죄소설가가 연쇄살인을 쫓는 이야기다.

실제 인간을 토르소(torso, 목과 팔이 없는 조각 작품)처럼 다루는 이 엽기적인 살인극은 1935년부터 1961년까지 30여년의 긴 세월 동안 무대를 옮겨가며 펼쳐진다.

헥터 라시터는 자신의 소설과 유사한 사건들에 휘말려 ‘자신의 소설 같은 인생을 사는 남자’라는 별명이 붙은 소설가. 그는 FBI를 뛰어 넘는 계략과 배포로 거침없이 살인의 비밀을 쫓는다.

주인공 헥터는 악몽 같은 살인사건을 쫓아가며 스파이로 밀고 당해 죽음의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블랙달리아(1940년대 LA에서 일어났던 엽기 살인사건)를 연상케하는 살인사건에 연루된 영화감독 오손 웰스를 구하거나 복수를 위해 거대한 예술가 집단과 싸우는 등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시종일관 벌어진다.

르네 마그리트와 살바도르 달리, 만 레이로 대표되는 초현실주의 미술을 모티브로 한 살인이라는 이색적인 설정에 헤밍웨이, 오손 웰스, 존 도스 파소스 등 20세기 전설적인 예술가들이 친구들로 등장해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아주 매혹적인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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