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격은 이런 역동적인 움직임의 대표적인 종목이 됐다. 사격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진종오가 금메달과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이번 올림픽에서 꽃망울을 피웠다. 진종오가 지난달 28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문을 열었고 이후 김장미(성남시청)가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사격에서 금메달이 나온 건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20년만이다. 남자 50m 권총에서는 진종오와 최영래(경기도청)가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마지막으로 김종현(창원시청)이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사격은 3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한국이 종합 5위를 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한국 펜싱은 논란의 과정을 겪으며 희망을 쏘았다. 오심으로 얼룩진 가운데에서도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다.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최병철(화성시청)의 첫 동메달 에 이어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도 정진선(화성시청)이 동메달을 따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지연(익산시청)은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한국 여자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기록했다.
한국펜싱은 단체전에서도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신아람(계룡시청)과 남현희가 각각 여자 에페 단체에서 은메달을 여자 플뢰레에서는 동메달을 따내며 상승세가 하늘을 찔렀다. 여기에 남자 사브르대표팀의 단체전 금메달을 더해 잔치분위기를 더했다.
한국 체조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 동메달이었으나 ‘도마의 신’ 양학선(한체대)이 한을 풀었다. 양학선은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전무후무한 신기술인 ’양학선’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리듬체조의 손연재(세종고)의 활약은 다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약했다. 손연재는 올림픽 무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했고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며 종합 5위를 기록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축구의 홍명보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논란을 일으켰던 ‘박주영’카드가 결국엔 성공카드가 됐고 주최국인 영국을 물리친데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2-0으로 꺾으며 국민들의 밤샘 응원을 보람찬 하루의 시작으로 만들었다. 홍명보호의 동메달은 한국 축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당초 예상과 달랐던 종목도 있다. 한국 태권도는 금·은메달 1개씩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싹쓸이했던 태권도 종주국의 독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좁아진 경기장과 다이나믹함을 요구하는 경기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2연패에 도전했던 박태환은 ‘실격처리’라는 어처구니 없는 판정과 4시간 후 판정 번복이라는 해프닝을 겪으며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말못할 가슴앓이 속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국 수영의 대들보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유도는 감동과 아쉬움을 함께 남겨줬다. 아쉬움의 주인공은 조준호(한국마사회)였다. 조준호는 유도 남자66kg급 8강전에서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상대로 석연찮은 패배를 기록했다. 연장까지 가는 혈투 후 심판은 3-0 판정승을 선언했다. 그러나 국제유도연맹(IJB)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판정은 번복됐고 조준호는 돌연 승자에서 패자가 되어버렸다. 외신은 이 판정을 두고 ‘바보 3총사’라는 비아냥 거림까지 있었다.
이번 올림픽을 보내며 한국 스포츠에 앞으로 남은 숙제도 있다.
다음 올림픽을 기약할 미래의 박태환과 장미란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앞으로 언제 또 다시 수영과 여자 역도에서 메달을 기대 할 수 있을지 깜깜하다. 투자와 선수 발굴이 급선무인건 모두가 다 아는 얘기지만 쉽지 않다. 또한 오심에 대처하는 스포츠 외교력도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할 사항이다.
‘이제는 리우’ 2016년 올림픽 준비 본격화
런던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2016년 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눈길이 쓸리고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은 남미대륙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다.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는 ‘리우 올림픽은 가장 감동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파이스 리우 시장은 “올림픽 개최는 리우 시에 큰 도전”이라면서 “리우 시가 가진 모든 역략을 집중해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스 시장은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약속한 올림픽 인프라 프로젝트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리우 시 당국은 앞으로 남은 4년간 교통 시스템 정비와 경기장·숙박시설 확충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공항 터미널 확충 공사를 마무리하고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직행버스 노선을 확장할 예정이다. 호텔 객실은 올림픽 개막 이전까지 지금보다 2배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 필요한 모두 34개의 스포츠 시설 가운데 18개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나머지도 차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주경기장으로 사용될 마라카낭 경기장의 보수공사는 현재 절반 정도 끝난 상태다.
한편 브라질은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9개로 합계 17개의 메달을 따내면서 종합순위 22위를 기록했다. IOC는 리우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개최국의 성적도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브라질에 경기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