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의 기준은 뭘까. ‘제품력’은 기본이며, 그 브랜드의 영혼을 대변할 만한 브랜드 ‘히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여행용 가방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는 명품 브랜드가 있다. 바로 여행가방의 대명사 ‘쌤소나이트’이다. 강력함과 내구성을 강조하고자 성서 속 인물인 ‘삼손’의 이름에서 브랜드 네이밍을 하여 1940년에 처음 ‘쌤소나이트’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이후 경량의 ‘울트라 라이트’, 최초의 마그네슘 재질 여행가방 출시, ‘007 제임스본드 가방’의 전신인 ABS Attache Case 등의 획기적인 제품들을 출시했다. 세계 최초의 하드케이스 여행가방과 소프트 여행가방의 개발에 이어 바퀴가 부착된 여행가방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대변화를 이끌어 왔다. 또한 쌤소나이트는 패션과 스타일을 접목시킨 쌤소나이트 블랙 라벨을 런칭하고 패션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여행 가방의 개념을 바꿨다.
1910년에 탄생, 100년의 긴 역사를 훌쩍 넘긴 쌤소나이트는 이미 전 지구촌에서 인기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세계 유명 백화점에서도 당당히 ‘명품 존’에 입점해 세계적인 명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97년 ‘쌤소나이트코리아’가 설립 되면서 브랜드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시장을 겨냥한 쌤소나이트의 선택 ‘서부석’
지난 1997년 전 세계 가방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쌤소나이트는 한국 시장을 선점할 ‘특단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한국에 비즈니스 지사를 개설한 것이었다. 쌤소나이트 입장에선 무한 잠재력을 지닌 한국시장에서 강력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한 특별조치였다. 2005년 쌤소나이트의 2대 한국지사장으로 서부석 대표가 취임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 쌤소나이트 그룹 해외지사장 중에서 가장 젊은 나이였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패션회사 최고경영자 중에서도 최연소였다. 당연히 주변에선 ‘기대반 걱정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회사를 이끌어본 경험이 전무한 그가 과연 젊은 패기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가 사장을 맡고 1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쌤소나이트코리아 매출은 20%가량 늘어났고, 여세를 몰아 연이은 매출 신화를 이어갔다. 특히,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외형이 급속하게 성장하기 시작한 쌤소나이트코리아는 지난해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공포,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1,000억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는 귀염을 토했다.
“한국지사장으로 부임 후 ‘Life is Journey’란 슬로건을 내걸고 ‘쌤소나이트 제품은 여행가방이다’라는 편견을 깨는 작업부터 했어요. 여행 가방에만 국한 됐던 상품군을 일상생활로 확대해 가자는 생각이었죠. 동시에 ‘블랙라벨’ 런칭 등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쌤소나이트코리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으며 공격적 마케팅을 벌였던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성공의 키워드는 ‘창의성’과 ‘소통’이었다

“취임 후 가장 급하게 서둘렀던 일중 하나가 바로 분위기 전환이었습니다. ‘노-타이’차림과 자유스러운 출근 시간 등 편안한 오픈 마인드 개념의 업무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았죠. 회사 조직을 수직적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업무관계로 바꾸는 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신 의사소통을 통해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게 됐죠.”
그만큼 ‘창의와 소통’을 통한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는 얘기였다. 현재 쌤소나이트코리아의 직원 수는 50여 명. 매출규모에 비해 적은 인원이지만, 그들은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다. 모두들 한마음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 대표의 경영전략은 회사의 꾸준한 성장세로 빛을 발했다. 유통환경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만 20%넘는 성장을 보였으며 올해 매출목표인 1,300억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 대표가 본사를 설득해 마련한 회사 내 제품개발팀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해외본사에서도 인정받아 역수출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자금력과 기업 경영능력이라면 세계적 명품이 나올만한 타이밍이라는 게 서 대표의 판단. “요즘 FILA, MCM, 만다리나 덕 등 우리 기업이 외국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유럽의 경제 위기가 이런 세계적 브랜드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나눔과 봉사’를 생각하다

“망고나무는 100년 이상 망고열매를 맺는 나무입니다. 3만 그루면 톤즈지역 주민들이 먹기도 하고 판매를 해도 충분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겁니다. 바람이 있다면 많은 기업이나 업체들이 적극 동참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서부석 대표와 쌤소나이트의 전직원들은 지금 최고를 꿈꾸고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고객의 만족과 신뢰라는 기본 위에, 경영의 원칙을 지키고,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상생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그들의 꿈이 점점 깊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