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부품업계의 산 증인, 눈부신 발전에 자부심 느껴
세상의 변화속도가 빠른 만큼 우리는 오랜 시간 한 길을 가는 장인들에 대한 갈증이 느낀다. 현대모비스 대리점협의회 2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기만 회장을 만나는 동안 그 갈증이 해소되었다. 김 회장은 80년대 서울 도봉구에서 자동차부품업을 시작한 후 32년간 한길을 걸어오고 있는 숨은 장인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인심이 후한 고장인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이 고향이라는 그는 현재 대리점이 위치하고 있는 도봉구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만큼 애착이 남다르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종사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분출할진데 그 역시 평소 자동차를 좋아해 이 업계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동차는 세계 4위의 수준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고장이 없고, ‘사고만 없다면 엔진오일 교체만으로도 7~8년을 거뜬히 쓸 수 있다’는 말도 농담이 아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웃지 못 할 일도 생긴다. 바로 현대모비스와 같은 자동차부품업계는 오히려 자동차가 너무 좋아져 회사 입장에선 매출신장에 저해요소로 여겨지기도 하는 실정이다.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이에 맞게 기술력이 좋아져 고장률이 낮아지면서 부품업계는 외려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자동차를 너무 잘 만들어서 탈이라고, 조금만 덜 좋게 만들어 달라고 할 정도입니다”라는 김 회장에게서 자동차업계 종사자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현대모비스의 부품은 품질이 뛰어나 이제 외국의 자동차 회사들과 기술제휴를 할 정도라고 하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김 회장은 “자동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입니다”라며 “자동차를 수리할 경우 시중에 비품들이 무작위 널려 있음을 혼동하지 않고 고객이 올바른 순정부품을 선택하고 수리해 자동차를 안전하게 오래 탈 수 있도록 계몽하고 널리 알려서 고객으로 하여금 생명이 담보되는 불행한 일이 자초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사명입니다”라며 강조했다.
약자 편에 서서 대리점과 본사의 가교 역할 할 것

김 회장은 “본사와 대리점간의 가교 역할로 주로 대리점들의 희망 안건을 본사 회의에서 적극 피력하여 서로 잘 절충되도록 노력하며,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본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도록 열성적으로 노력해서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대단한 포부와 신념을 갖고 있음이 엿보였다.
김 회장은 취임 후 대리점협의회를 통해 몇 가지 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업을 장사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을 만큼 일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강한 그다. 때문에 대리점간, 고객 간에 공정하고 깨끗한 거래를 위해 서로가 상도의를 지켜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숙원사업은 관행처럼 이어져 온 보험회사의 부품 납품의 지급 청구액에 대한 5% 할인문제를 해결해야함이다. 오래 전부터 이유 없이 관행처럼 여겨져 온 보험회사와 대리점간에 보험금 지급의 부당한 처사를 어떻게든 해결하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전국의 손해사정 보험회사를 상대로 대리점들이 적극적으로 원칙을 갖고 정당한 부품대금 지급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형상일 뿐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 점차 올바른 상거래 질서가 제대로 확립된다면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의 소통과 이해관계가 잘 절충될 거라 생각하고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라며 임기동안 이 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더불어 대리점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해야 한다. 아무리 시스템이 현대화 되어 잘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대리점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대리점들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최전선의 소총수와 같다고 생각하는 그는 “정기적인 C.S교육을 통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고객 불만을 해결할 묘안을 익혀서 고객과 대리점,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본사의 끊임없는 지원만큼 각 대리점들도 고객이 만족스러울 만큼의 부단한 자구책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30년 한결같이 앞으로도 한길로
김 회장의 소유한 건물은 (주)영진부품상사라는 상호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 층이 각 부품들로 가득해 놀라웠다. 그 자신도 부품의 종류와 수를 다 알 수 없을 만큼 무척 많았다. 지금은 부품별로 바코드가 부착되어 잘 정리되어 있고, 이니셜로 분류되어 찾기가 용이하고 기동력을 갖춰 전국의 각 대리점간에 유기체처럼 작동해 필요한 부품들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때문에 지금처럼 시스템화 되기 전에는 어려움과 고단함이 수반되어 더 많은 시간과 고통이 따랐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정신력으로 오늘까지 달려온 김 회장은 요즘 일부 젊은이들의 안일한 사고와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근면하고 성실한 것은 여전히 기본이 되는 덕목입니다. 한 눈 팔지 않고 헛되지 않게 한 길을 꾸준히 가는 것은 강한 정신력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쉽고 편한 길만을 선택하려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1980년도 초 이 일에 처음 발을 디딘 후 도봉구에 대리점을 개설하고 32년을 맞이한 그는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업을 이어갈 것이다. 젊은 날부터 인생의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열정을 쏟아 부어 일군 터전이니 그럴 만도 하다. 큰 애정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온 김 회장은 노고를 크게 인정받아서 서울시장 표창, 행정안전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그럼에도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음에는 주위의 도움이 컸다며 겸손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오면서 그동안 크고 작은 애로가 있었을 텐데 내색 없이 성실하게 근무해준 직원들에게 더없이 고마움을 느낀다며 앞으로 직원들을 더욱 내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김 회장은 “경기침체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현대모비스 대리점들이 더 나은 환경 속에서 많은 이익이 창출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