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이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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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이변은 없다”
  • 공동취재단
  • 승인 2012.07.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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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표 ‘금빛 영광의 얼굴’ 예약

지구촌이 올림픽 스포츠 한마당으로 들썩이고 있다.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제30회 여름올림픽대회가 개최되기 때문. 이번 런던 올림픽은 우리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일장기를 달고 뛸 수밖에 없었던 우리 선수들이 코리아(KOREA)라는 호칭으로 올림픽에 처음 나선 것이 48년 런던 대회였기 때문이다.
 

당시 국호(國號)를 되찾고 처음 출전한 런던올림픽 때 동메달 두 개를 땄던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금 13개, 은 12개, 동 8개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올리며 종합 7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0개 이상으로 10위 이내의 성적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극마크를 달고 뛸 2백50여 명의 선수 중 런던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릴 영광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여자 역도 ‘장미란’
“카리리나와 주룰루기록 깬다”

여자 역도 장미란
2008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 최고 스타는 남자 수영의 박태환(23)과 여자 역도의 장미란(29)이었다.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75킬로그램 이상급)에서 5차례 세계신을 세우며 금메달을 걸었다. 세계선수권은 4연패를 달성했다. 서른 나이를 바라보는 역사(力士)는 올림픽 2연속 우승으로 선수생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어한다.

세번째 올림픽 출전인 올해는 4년 전보다 한층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타이틀을 방어해야 한다. 왼쪽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경쟁자들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중국의 주룰루(24)는 작년 11월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합계 부문 세계신(3백28킬로그램)을 세웠고, 작년 12월엔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21)가 인상 세계신(1백48킬로그램)을 들었다. 장미란은 현재 용상 세계기록(1백87킬로그램)만 보유하고 있다.

장미란은 최근 “카시리나와 주룰루는 어린 나이에도 잘하고 있다. 나도 그들이 세운 기록을 다시 넘고 싶다”면서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위기가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어깨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부상 탓에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8월 5일 23시 30분(이하 모두 한국시각) 결승

■남자 유도 왕기춘
“세계 랭킹 1위 자신감으로 금빛 사냥”

 

남자 유도 왕기춘
왕기춘(24)은 ‘한풀이’에 나선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땐 불운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남자 73킬로그램급 결승에서 5분 경기의 시작13초 만에 한판패를 당해 금메달을 놓쳤다. 8강전서 갈비뼈를 다친 후유증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무너졌다. 부상보다 아쉬움 때문에 더 고통스러웠다. 더구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원희(현 용인대 교수)를 물리치고 출전했던 터라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마음을 다잡고 도복을 입은 그는 무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7연속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세계선수권에선 이미 두 차례 우승(2007년·2009년)했기 때문에 더더욱 첫 올림픽 금메달을 벼른다.
7월 30일 예선, 31일 0시 10분 결승

■여자 펜싱 남현희
“이탈리아 베잘리에 설욕 다짐”

펜싱 남현희
남현희(31)는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펜싱 플뢰레에서 은메달을 걸었다. 한국 여자 펜싱이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출전한 이후 44년 만에 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남현희는 당시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쳤다.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발렌티나 베잘리에 5대4로 앞서다 5대6으로 역전패했다. 특히 마지막 점수는 3세트 종료 4초 전에 내줬다. 연장전을 생각하고 있다가 4초라는 짧은 시간에 공격을 당했다. 베잘리는 올림픽 3연패를 이뤘다.

남현희(세계랭킹 3위)에게 지난 4년은 10년 이상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베잘리(세계랭킹 1위)를 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1백57센티미터의 단신인 남현희는 자신보다 10센티미터쯤 큰 유럽의 경쟁자들을 스피드로 물리친다는 작전을 세웠다.
7월 28일 예선, 29일 03시 40분 결승
 

■남자 배드민턴 이용대-정재성
최고의 파트너십 금빛 스매싱

 

배드민턴 이용대-정재성
이용대(24)의 ‘살인 윙크’는 2008 베이징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그는 당시 이효정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 금메달을 결정짓고 나서 방송 카메라를 향해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이 윙크 한 방으로 수많은 여성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용대는 런던올림픽에서 정재성(30)과 호흡을 맞춰 남자복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2위인 이-정 조는 3월에 열렸던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푸하이펑(28)-차이윈(32) 조를 이기고 우승했고, 최근 인도네시아 오픈에선 세계랭킹 3위인 마티아스 보에(32)-카르스텐 모겐센(29·덴마크) 조를 누르고 1위를 했다.

이용대-정재성 조는 2008 베이징올림픽 때도 출전했다. 당시 세계랭킹 3위여서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는데, 1회전(16개 팀 출전)에서 탈락했다. 오히려 당시 세계랭킹 13위였던 이재진-황지만 조가 동메달을 따는 이변을 연출했다. 2006년부터 7년째 파트너인 이-정 조가 런던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가 관심이다.
7월 28~8월 4일 예선, 8월 5일 21시 결승

■남녀 양궁 대표팀
올림픽 최고의 효자 ‘자심감 최고’

여자 양궁 기보배
양궁은 최고 올림픽 효자종목이다. 한국의 역대 올림픽 총 금메달 68개 중 25퍼센트에 가까운 16개의 금메달을 일궜다. 여자 단체전은 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된 1988 서울 대회부터 2008 베이징 대회까지 6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여자 개인전은 베이징올림픽 때 20년 만에 금메달을 놓쳤다. 우리 궁사 세 명이 8강, 4강, 결승에서 중국의 장쥐안쥐안 한사람에게 연거푸 지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여자 개인전 노메달, 단체전 동메달이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예선라운드 1위를 했던 기보배(24)는 본선 3회전 격인 32강에 직행했는데, 첫 상대에게 져 탈락했다.

실패를 통해 성숙해진 기보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멤버 중 유일하게 런던올림픽 티켓도 잡았다. 기보배와 함께 이성진(28), 최현주(28)가 올림픽 메달보다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했다. 이들은 지난달 FITA(국제양궁연맹)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일궜다.

남자 대표팀에선 임동현(28), 오진혁(31), 김법민(20)이 아직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남녀 대표선수 중 현 세계랭킹은 임동현(2위)과 기보배(2위)가 가장 높다.
남자단체 7월 29일 02시 10분 결승, 남자개인 8월 3일 23시 37분 결승
여자단체 7월 30일 02시 10분 결승, 여자개인 8월 2일 23시 37분 결승

■남자 사격 진종오
6월 월드컵 우승 자신감 이어간다

남자 사격 진종오
진종오(33)는 “사격은 결국 한 발의 경기”라고 말한다. ‘한 발’에 울고 웃었던 경험이 유난히 많아서다. 그는 2004 아테네올림픽 50미터 권총 은메달을 땄다. 결선 10발 중 7번째 발을 6.9점에 쏘는 큰 실수를 해 금메달의 꿈을 접었다. 2008 베이징 땐 결선 마지막 한발을 8.2점에 쏘는 데 그쳤다. 아테네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북한의 김정수를 0.2점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하는 행운을 누렸다.

진종오는 지난달 뮌헨 월드컵에서도 우승했다. 최하위인 8위로 결선에 올랐다가 1위를 하는 뒷심을 발휘하며 성공적으로 런던올림픽 모의고사를 마쳤다.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다. 지난달 말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진종오는 휴대전화를 코치진에 맡기고 종일 표적과 싸움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쯤 즐기던 낚시도 끊었다.
10미터 공기권총 7월 28일 23시 30분 결승
50미터 권총 8월 5일 20시 30분 결승
 

■남자 체조 양학선
세상에 없는 기술로 우승 자신감

 

남자 체조 양학선
양학선(20)은 ‘개척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중 세 바퀴(1천80도)를 회전하는 최고 난도 7.4의 신기술로 우승했다. 국제체조연맹은 이 기술에 그의 성(姓)을 따 ‘양 1’이라는 이름으로 규정집에 올렸다.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손에 잡힐 것 같다.

양학선의 특기는 원래 1996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이 개발한 ‘여 2’였다. 공중에서 두 바퀴 반(9백도)을 돌고 착지하는 이 기술은 난도가 7.0점이다. 양학선은 이 기술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걸었다. 그해 세계선수권에선 착지가 흔들려 4위를 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려면 미세한 감점 요인을 상쇄하고 남을 고득점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예 한 차원 높은 연기로 경쟁자들을 압도해야 잔 실수를 하더라도 점수에 여유가 생긴다. 양학선은 1년 가까이 연구와 훈련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7월 코리아컵에서 1천80도 회전 연기를 처음 선보였다.
남자 도마 8월 6일 23시 40분 결승

■여자 태권도 황경선
한국에 마지막 金선물 각오

 

여자 태권도 황경선
2003년에 태권도 최초의 고교생 올림픽 대표로 뽑혀 이듬해 아테네올림픽에 나갔다. 성적은 동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불운에 발목을 잡힐 뻔했다. 8강전 도중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된 것이다. 2006년에 인대, 연골 파열 부상으로 고생했던 부위를 다시 다쳐 위기를 맞았다. 황경선은 진통제를 맞고, 관록을 앞세운 경기 운영으로 결승전까지 버텨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엔 재활을 제대로 못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2009년 국가대표 탈락, 2011 경주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으로 주춤했다.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이 전환점이 됐다. 황경선은 몸통 위주의 공격에서 얼굴 공격이라는 레퍼토리를 개발하면서 사상 첫 올림픽 3회 출전을 이뤘다. 런던올림픽 폐막 전날 출전하는 황경선은 한국 선수단에 대회 마지막 금메달을 안길 전망이다.
8월 12일 06시 15분 결승

■끝없는 신화
홍명보號 올림픽 8강 넘어 대약진

 

남자 역도의 사재혁(27)은 77킬로그램급에서 85킬로그램급으로 체급을 바꿔 2연속 금메달을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김재범(27)은 남자 유도 81킬로그램급 세계랭킹 2위. 왕기춘과 함께 유력한 금메달후보다. 오상은(35)과 주세혁(32)이 이끄는 남자 탁구는 단체전 2번 시드를 받아 결승에서 중국과 한판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43) 감독과 아이들’로 통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축구종가 영국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8강의 성적을 넘어서는 대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앞선 6번의 올림픽에서 금 2개, 은 2개, 동 1개를 수확했던 여자 핸드볼이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감동을 어떻게 이어갈지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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