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경전의 이해, 근본적 깨달음 추구
현대사회, 세계 평화를 위한 해답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불교 사상과 그 속에서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는 한국불교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불교의 정체성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초기경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붓다에 의해서 계발(啓發)되고, 붓다의 열반(涅槃) 후 직제자들이 모여, 붓다의 말씀을 체계적으로 엮어 모은 것(모음집)을 초기경전이라 한다. 즉, 대승불교에서는 마주할 수 없는 가장 원초적인 붓다의 가르침이 담겨 있는 것이다.
“현존하는 초기경전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남방 상좌부에서 전승해 온 빨리어로 기록된 ‘니까야’이고 다른 하나는 각 부파에서 전승해 온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아가마’를 중국에서 번역한 한역 ‘아함경’이다”라고 설명하는 광불사 주지 해원원각 스님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통적 방법으로 송구(誦構) 전승된 것을 기록한 빨리어 경전 니까야를 이제 배워야한다. 여기서 전하는 부처님의 근원적 가르침을 배움으로써 불교의 본질에 다가가는 올바른 불자를 양성하고자 광불사에서는 한국근본불교대학을 개강하게 됐다”라고 덧붙인다.
인간 붓다는 더욱 위대하다

불멸 500년 전후, 서기 1세기 전후로 대승불교가 일어나는데, 새로운 경전 제작과 새로운 목표 및 이상 표방, 문학 방법으로 제시되면서 승단에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오늘날 중국과 몽골, 한국, 일본 등지로 발달한 대승불교는 대승적인 수행목표를 더욱 부각하기 위해 ‘초기불교’에 없는 다불보살 중심의 불교 사상을 주입했다.
“대승불교는 부처님을 신격화하고 절대화시킴으로써 다불보살을 통한 기복신앙의 정착을 가져왔다. 초기불교로 회귀하면, ‘인간 붓다’의 깨달음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 수 있다”라고 강조하는 해원원각 스님은 “인간으로서 모진 인내와 수행으로 천하(天下)에 천신과 사람 중에서 제일가는 해탈의 경지에 오른 부처님은 더욱 위대하다”라고 설명하며 “삶에 대한 끝없는 고뇌와 번민, 그 속에 살아가는 중생에 대한 한없는 자비와 연민, 부처님의 인간적인 참모습은 물론, 인격, 성품, 수행 등을 엿봄으로써 우리는 불교가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라고 덧붙인다.
해원원각 스님이 설하는 초기불교에서 부처님이 말하는 본원적 깨달음은 ‘오늘,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즐거워도, 또는 괴로워도 삶은 고통이다. ‘지금 살아가는 것’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 집착을 버리는 것이요, 집착을 버리면 도가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해원원각 스님은 “그 집착에서 벗어나는 길이 사성제와 8가지 방법인 8정도이며, 또한 오온 12연기, 18계다”라고 덧붙인다.
나는 무엇을 줄지, 먼저 생각하라

21세기 현대인들을 위해 답을 구하자, “세상에 내 맘에 맞는 이가 몇이나 될까?”라고 반문하는 해원원각 스님은 “상대에게 바라지만 말라. 내가 무엇을 줄 것인지,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면 얻어진다. 모든 갈등은 나만 옳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시작된다”라고 설하며, “무엇보다 상대를 배려하고, 타협하여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아쉽다. 세상을 사는데 정답은 없다. 상대에 따라 항시 변하고, 상황과 현실과 세대의 생각에 따라 변하는 것이 법(法)생활 이다.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은 바른 행 ‘正行’이 중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끝으로 해원원각스님은 최근 종교적 문제에 대해 “종교의 분열은 계율을 어겼기 때문이며, 어떤 종교든 계율을 지키면 갈등은 없다”라고 말하며, 사람이 살아가는데 실수가 없지는 않겠지만, 대중에 지탄받는 일은 하지말기를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불교의 자성과 새로운 사회의 방향성을 초기불교에서 찾았다. ‘오늘 이 순간을 살아가는 진리’를 전하는 해원원각 스님의 귀한 설법 말씀이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로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선지식을 찾아 부처님의 깨달음 ‘한 조각’ 얻어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