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폭력 속을 걷는 기분, 너 아니?

집단 폭력과 주변인이라는 고통… 부서질 듯 여리고 투명한 십대의 세계
『달과 게』에서 한층 깊어진 시선
소년 이쓰오와 소녀 아쓰코가 바라는 것은 서로 정반대다. 이쓰오는 자신의 평범한 인생이 싫고 아쓰코는 제발이지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빈다. 이 두 사람의 세계는 같은 나이, 같은 학교를 다니는 동급생임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틀리다. 날씨로 따지면 한쪽은 폭우가 치고 몸을 가누기가 힘들며, 한쪽은 햇볕이 쨍쨍하고 아무 일도 없이 권태롭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두 세계가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 아쓰코가 마트에서 동생에게 선물할 인형을 훔치는 것을 이쓰오가 목격하면서 발견은 관심으로 이어진다. 이쓰오에게는 그 도둑질이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깨뜨리는 사건이 되는데...
자신의 친구는 물론 어른인 할머니의 상처까지 보듬어 내려고 행동하는 『물의 관』의 소년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이다. 상처를 터뜨리고 이제는 상처의 극복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소년이 다음에는 어떤 성장을 보여줄까, 그 여정을 좇는 것도 미치오 슈스케의 성장 소설들을 읽는 큰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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