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구성원들은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해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 경쟁력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데에 공감했다. 이에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지역거점대학인 전남대학교와 여수대학교가 통합했고, 현재는 그 시너지 효과를 내실있게 거둬나가고 있다.
“대학의 존재성과 확고한 목표의식을 보충해야”
“1997년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피터 드러커는 ‘30년 후 대학캠퍼스는 유적지로 남을 것이다. 오늘과 같은 대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우리가 최초로 인쇄된 책과 만났던 것과 같은 큰 변화일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5∼6년 후에는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지금의 60%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대학의 미래 환경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에 맞는 미래 설계가 필요하다.”
여수캠퍼스 조길환 부총장은 현재 우리나라 대학 내부의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폐쇄 및 고착화된 학제, 학생의 성취에 대한 지원 미흡, 열악한 대학 공동체 문화로는 미래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미래설계를 위해서는 대학의 핵심적인 역할과 가치를 결정하고,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변화와 경쟁에 대비한 대학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그 변화의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알찬 교육과 앞서가는 연구야 말로 대학 경쟁력의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대학의 미래를 개방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의사결정, 활기 넘기는 학제 구축, 학생의 학업성취 지원, 대학 공동체 문화 강조 등의 방향으로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총장은 교육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룩하는데 그 어떤 분야보다 많은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질타 대상이 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가발전 전략에 부합하는 교육정책이 지속되면서 국가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지만 교육보다는 산업정책이 과거의 자본, 노동 중심에 있다는 것. 이에 조 부총장은 “정부가 지식이나 콘텐츠를 미래산업이라고 하면서 이와 관련한 제도를 만들고 지원하고 있는지, 글로벌 우수인재를 양성하는데 실천적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지 깊이 되새겨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학력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에 가기보다 우선 대학에 가고 보자는 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석사, 박사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매년 8,000명에 가까운 박사가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으나 이를 받아줄 곳이 부족한 실정이다.
조 부총장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결국 학교가 학생을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만들어내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은 기술의 융·복합과 혁신을 이끌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입니다. Fast Follower가 아닌 Fast Mover인 창조적 인재, 기술 융·복합적 통찰력을 지닌 통섭형 인재, 어학과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춘 글로벌 인재, 기본역량과 인성을 갖춘 인재”라고 설명한 조 부총장은 “기업과 산업체가 원하는 인재를 맞춤식으로 배출하면 대학교육이 대한민국 학력 인플레 요인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키워야 ”

“수능위주의 입시교육으로 인해 사교육 비중이 높은 현실에서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초학문과 인성교육이 배제되고 인간관의 성립이 실현되지 못하는 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교육현실을 꼬집은 조 부총장은 올바른 도덕적 윤리관 및 자기 성찰의 확립이야 말로 인간 사회의 중요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출신대학 및 스펙보다는 능동적이고 사회성이 강한 인재 채용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이제 우리 대학도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화합과 소통, 인성 중시의 교육을 중점 육성해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할까. 이에 조 부총장은 “미래에는 이성과 감성, 기술이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고, 창조적 경합을 이뤄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능력’은 다가올 변화를 예측하고 그 변화에 대한 적응 수준을 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감성, 창조, 상상이 핵심이 된다.
“소프트파워 시대에는 창조적이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공감 및 네트워크 능력을 지닌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 조 부총장은 “디지털 컨버전스를 수용하기 위해서 경계와 구분을 뛰어넘는 창조성은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이며, 세계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글로벌 감각과 사업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어야 한다. 또한 선형적 논리력이 아닌 타인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유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