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포장 다각화로 토털 패키징 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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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포장 다각화로 토털 패키징 솔루션 제공
  • 이준동 차장
  • 승인 2012.06.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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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0만 불로 시작해 2011년 1,000만 불 달성, 2015년 5,000만 불 전망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김종선 대표는 1989년 해태그룹 자회사인 광고대형사 (주)코래드에 입사했다. 이후 1992년 해태그룹의 미국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미국에 가게 된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 생활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1997년에 본사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외환위기로 해태그룹이 파산해 미국에 거주하게 됐다”는 그는 이후 미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기린패키징 김종선 대표가 미국에서 처음 시작한 개인 사업은 중국 산둥성에서 생산된 사과주스 엑기스를 미국 주스·음료업체인 QUAKER, EVER FRESH 등에 판매하는 것이었다. 실적도 좋았다. 연간 200컨테이너를 판매했다. 그러나 중국 공급업체와의 마찰로 사업은 2년 만에 끝이 났다. 하지만 이 경험으로 미국 시장, 특히 B2B 관련 사업의 노하우를 습득하게 된 김 대표다. 2000년에는 삼천리그룹, (주)삼탄의 미국 현지법인인 (주)삼천리USA에 입사했다. 지사장 업무대행을 맡은 그는 이곳에서는 미국 법인 경영 노하우를 얻었다.
이렇게 차근차근 경영 노하우를 쌓은 그는 2004년 한국에 본사를 둔 미국 현지 패키징법인의 법인장으로 입사하면서 패키징 사업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미국 현지 패키징 법인이 파산,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주저앉지 않았다. 이 회사의 미주 사업권을 인수해 기린패키징(Kirin Packaging, Inc.)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올해부터 식품 포장 사업의 다각화 추구

기린패키징은 식품 포장사업을 하는 기린패키징과 식품 수입 유통 사업을 하는 기린F&B를 산하에 두고 있는데, 주력사업은 식품 포장 사업이다. American Beverage Company, Alber  Mist, Peet’s coffee, Vallyfine food 등 다수의 미국 주류 식품·음료 제조회사가 기린패키징의 주요 고객이다. 기린패키징의 옷을 입은 이 회사들의 제품은 미국 내 주류 시장으로 판매된다.
사업을 시작한 첫 해 매출은 200만 불이었다. 하지만 매년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매출 1,000만 불을 달성했다. 올해는 2,000만 불, 2015년까지는 5,000만 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전망이다.
기린패키징은 지난해까지 식품 포장재 사업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식품 포장 사업의 다각화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 예가 특허를 출원한 스파우스 캡이다. 김 대표는 이 제품이 연간 1억 개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에 따라 포장재 판매 역시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하나, 미국 패키징 머신 공급 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식품업체가 신규 패키징 머신 구매 시 일정 부분 공동 투자 및 패키징 공급 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린패키징은 그동안 오더 베이스로 사업을 추진했던 것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New product Development & Collaboration’이라는 키워드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한국에 수입식품 유통 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인데 2013년부터는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계산이다.
이처럼 기린패키징은 궁극적으로 식품 포장/식품 수출입 및 유통/제품 개발로 사업군을 나누어 식품 포장은 다각화해 고객들에게 토털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고, 한국·아시아 식품으로 미국 시장을 개척하거나 미국 식품으로 한국·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한 한국 및 아시아 식품을 연구해 미국 현지에 맞는 식품도 개발한다는 목표다.

위기를 기회로, 현재를 발판 삼아 미래로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All for one, one for all’이다. 개인은 회사를 위해 일하고 회사는 개인을 위해 일 한다는 의미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조직에 속한 개인들이 하는 사회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대표는 “따라서 개인만 만족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회사만 만족해서도 안 된다. 고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및 회사 직원들과의 관계에서도 서로 win-win하는 것이 나의 경영철학이다”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지금껏 살아오며 4번의 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위기는 곧 기회’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첫 번째 위기는 대학시절 찾아왔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김 대표는 학업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즐기는 것을 좋아하다가 급기야 중퇴 위기에 몰렸던 것. 이에 김 대표는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주변의 모든 것을 정리한 뒤 학교 근처에서 하숙하며 공부에 집중, 입학동기보다는 늦었지만 대학을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위기는 해태 그룹 붕괴 이후 개인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결국 사업을 정리했을 때였다.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이 시기에 김 대표는 내려놓는 것과 낮아지는 것에 대해 배웠다. 세 번째 위기도 회사를 그만둔 후 찾아왔다. (주)삼탄 미주법인에 다니다가 사직한 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낀 그는 신앙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네 번째 위기는 회사의 파산이었다. 패키징 회사 법인장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으나 2008년 다니던 회사가 파산하게 된 것. 그는 또 한 번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몇 번의 위기로 극복방법을 깨달은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니던 회사의 미국 사업권을 인수해 현재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김 대표는 미국 회사들과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종과 언어가 다르다는 것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아도 주류사회가 백인인 이상 인종차별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특히 미국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김 대표도 이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이를 인정하고,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덮을 수 있는 혜택을 미국 바이어들에게 제공하면서 인종차별의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이후부터 그에게 중요한 것은 다른 인종, 다른 언어가 아니라 정성과 노력이었다.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담당 구매 책임자 정보를 알고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 “미국은 워낙 넓은 나라라 출장을 가더라도 가까운 거리가 아닌 경우가 많다. 오하이오 주에 있는 기업이었는데 무작정 그 회사 근처에 갔다. 그리고는 다른 업무로 이곳에 왔다가 시간이 남아 연락하는 것이라고 했더니 바이어가 잠깐 회사에서 보자고 했다. 이를 기회로 사업이 성공적으로 연결됐던 적이 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기회가 매번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바로 비행기 타고 돌아오면 된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몇 번의 위기를 극복해오며 김 대표는 현재 성공가도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성공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그동안 해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이의 앞에는 분명 성공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 대표와 기린패키징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끝으로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는 김 대표는 매사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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