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태평양의 정취 물씬 나는 원두막 국내 도입
지난 5월 중순에 서울의 한 전시회에 참여한 김경동 대표를 만났다. 다양한 업체의 전시품 중에서도 유독 세 채의 원두막에 지나가는 참관객들의 눈길이 꽂혔다. 김 대표는 참관객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느라고 앉아 쉴 새도 없어 보였다. 미래 가망고객들의 궁금증을 뒤로 하고 잠깐 빈틈을 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름철이라 원두막의 서늘함이 그리웠던 탓인지, 아니면 원두막이 지니고 있는 아련한 시골의 정취 때문이었는지, 그도 아니면 대나무로 만든 특이한 모습 때문이었는지 어쨌든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멈추게 하는 데 이 원두막은 성공인 듯했다. 그런데 가격을 물어보면 가격까지 저렴하다. 이것은 가격을 들은 참관객들의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기업은 사명 ‘밤부하우스(Bamboo house)’에서 보이듯 대나무를 소재로 하는 원두막 제작에만 13년간 몰두해왔다. 밤부하우스의 수제 대나무 원두막은 열대의 천연 대나무를 일일이 사람이 손으로 다듬고 가공했으며 특히 그 뿌리의 수려한 곡선미를 살려 독특한 열대의 아름다움과 함께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지붕 소재 또한 10년 이상 교체가 필요 없이 방수, 방열 효과가 탁월한 천연 야자 종려 나뭇잎을 사용해 훨씬 경제적이며, 자연 친화적이다. 원두막 안에서 바라보는 윗부분 문양이 부챗살 문양으로 되어있어 기존 원두막의 지붕 덮개 소재보다 월등히 아름답다. 종류는 평상형, 의자형 원두막과 벤치형 원두막이 있다.
대명 오션 월드와 변산 대명리조트, 골프장, 수목원, 골프장, 펜션, 전원주택 등 지난 13년간 2,500여 채 이상이 제작, 설치되었다. 다른 제품과 달리 원두막이 설치되어 있는 것 자체가 홍보라는 김 대표의 자부심이 돋보였다. 제품이 좋으면 홍보가 필요 없다는 고지식함의 표현이 아니라 순전히 제품에 대한 자부심의 발로였다.
그가 사업 아이템으로써 원두막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장소에서였다. 필리핀 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 원두막과 비슷한 형태의 현지 제품을 보게 됐다. 하지만 산업 인프라가 미약한 필리핀의 제품인지라 아무래도 조잡해 보였다. 제품의 신선한 매력에 빠져 국내 유통을 생각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국내의 소비자들 눈에 맞춰 제품을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성을 검토해보았다. 정자 하나에 기본 500~600만 원씩 하는 그리고 비싼 것은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시장 상황에 비추어볼 때 개인적으로 원두막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 눈높이에 맞추려면 가격을 더욱 낮춰야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300만 원대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사업에 열을 띠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제품이 우수해야 한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필수 조건.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도 필리핀에서 나는 대나무는 속살이 두껍고 단단해서 소재로 탁월하다. 그리고 지붕에 얹힐 야자수 잎은 원두막 제작에 쓰이는 천연소재로서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야자수 잎은 오일 성분이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비나 습기를 막아주는 방수·방습효과가 있다. 또한 오일 성분으로 잘 썩지도 않는다. 게다가 태양의 복사열을 막아주는데, 한여름 밖이 33℃일 때 원두막 안의 온도는 25~26℃에 불과하다. 대나무의 성질이 차가운데다 야자수 잎으로 복사열을 차단하니 피서지로는 이 원두막이 안성맞춤인 셈이다. 벌레나 알 등을 박멸하기 위해 훈증처리를 거친 야자수 잎 지붕은 밖에서 보면 초가집처럼 보이지만 안에서 보면 동남아지역 분위기가 물씬 난다. 한마디로 이국적이다. 원두막에서 느낄 수 있는 향수와 더불어 동남아지역을 여행할 때의 그 정취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국내 고객들에 식상하지 않은 제품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제품 개선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필리핀에서 들여온 대나무가 바다를 건너오는 동안 습한 컨테이너 안에서 손상되어 오기도 했다. 곰팡이가 피고 버섯이 자란 적도 있었다. 그래서 방부, 방염처리를 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필리핀 현지 제품을 모티브로 해서 개선에 개선을 거듭한 결과, 현재의 원두막이 탄생되었다. 초기 3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3년의 무상 수리기간을 둘 정도로 품질의 우수성에 자신감을 표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가격 단가를 어떻게 낮추느냐는 것이었다. 우선 자신이 직접 제작하고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고 전시회나 고객을 직접 찾아 영업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관건은 어떻게 제작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느냐 였다. 그 결과 필리핀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제품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제작한다면 300만 원대 가격은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가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고객 감동 경영 더불어 직원들과 공존공생이 중요

김경동 대표는 “필리핀의 직원들이 10여 년을 한결 같이 일함으로써 나를 도와주었으니 나도 그들을 위해 나름대로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은 고급 주택은 아니지만 그들이 살 수 있는 집을 1년에 한 채씩 현지에서 짓고 있다. 또한 그들의 일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일자리를 보장해주고 있다. 일자리는 각자에게 하나이지만 그들에게 딸려있는 식솔들은 보통 30여 명이나 된다. 사실 천여 명의 가족의 생계가 필리핀 현지 공장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제는 같이 공존공생 하는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직원들에 애틋한 마음과 책임감을 전했다. 한편으로 김 대표는 고객과의 신뢰를 중히 여긴다. 초창기에 고객들이 판매 후 서비스 기간을 물으면 “지붕 소재는 10년 이상 교체할 필요가 없고, 필리핀 대나무는 매우 단단한 재질이라 반영구적이다. 하자 있으면 물론 보수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 고객들은 “10년까지 이 사업 하실 수 있겠어요?”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단다. 13년이 지난 지금, 그 고객들은 단골이 되어 재구매를 하고 다른 이를 소개시켜주는 진성 고객이 되었다. 제품의 우수성에 신뢰를 보내는 고객은 김 대표 자체에도 당연히 신뢰를 보낸다. 그가 만드는 제품은 뭐든지 오케이란다. 김 대표는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에 시선이 맞춰져 있다. 그간에 들쭉날쭉 부침을 해왔던 원두막 업체와의 차별화는 이것에 있었다. 판매 이익을 많이 남기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맘에 쏙 드는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면서 고객에 신뢰를 안기는 것, 이를 통해 고객에 감동을 주는 것.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실천에는 다분히 내공이 필요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