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OLED 기술 경쟁력과 양산 능력은 세계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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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LED 기술 경쟁력과 양산 능력은 세계 최강
  • 송재호 이사
  • 승인 2012.06.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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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선도 위해선 디자인 역량 강화 및 제도 정비 시급

빛은 인류문명과 궤를 같이한다. 서구 문명의 양대축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서 빛은 인류 문명의 시원으로 묘사됐다. 구약성서 창세기는 조물주가 가장 먼저 빛을 창조했다고 적었다. 그리스 신화의 거인 프로메테우스는 신이 독점하고 있던 불을 인간에게 가져다 줬고, 이에 힘입어 인류는 신에게 도전할 수 있었다. 빛은 인류문명과 함께 진화해 나갔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한국인 과학자가 빛의 진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동찬 조선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빛의 연구로 주목 받는 신진 과학자다. 그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부터 2년간 삼성SDI 종합연구소 책임 연구원을 지냈고, 2002년 이후 조선대에 재직하면서 한국생산기술 연구원 나노기술집적 센터장, 산학협력단 부단장을 역임했다.
그의 연구분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삼성SDI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세계 최대크기의 OLED 패널인 15.1인치 P채널 금속산화막반도체(PMOS) 능동(AMOLED) 패널 개발을 주도했고, 양면 발광형 AMOLED 패널 개발에 참여하는 등 OLED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여기서 말하는 OLED는 발광다이오드(LED)와 더불어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LED가 점(點)광원이라면 OLED는 선(線)광원, 면(面)광원으로 구현이 가능해 ‘꿈의 광원’으로 불린다. 또 전력효율이 우수하고 얇고 휘는 특성을 지녀 고품격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OLED는 현재 휴대 전화 단말기 같은 소형기기에 주로 사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 TV패널에 적용되는 등 기술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는 양상이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우리나라가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해왔고, 관련 전후방 산업군에서 강력한 가치사슬을 구축해 왔다는 점이다. 신 교수는 한국의 OLED 기술력과 산업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OLED 산업에 관한 한 기술 경쟁력과 양산 능력에서 한국과 대적할만한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OLED 디스플레이에 이어 조명 시장이 우리에게 새롭고 큰 기회를 가져다주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조명 시장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 견줄 만큼 방대한데다 시장 주기 없이 꾸준히 성장한다는 특징을 지녔습니다. 이 시장은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을 축적한 국내 장비·재료 산업에게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을 제공해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세계 시장 선도를 위한 조건

하지만 신 교수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현재 세계 조명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오스람, 필립스, GE 등 다국적 기업들이다. 그는 한국이 이미 이들 기업을 추월하고 있지만 역으로 조명용 OLED 부품 생산국으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그는 무엇보다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조명 세트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OLED 조명은 기본적으로 얇고 휠 수 있는 대면적의 장점을 지녀 고품격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불을 밝히는 도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테리어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실제 OLED 시장에서는 우리가 앞섰지만 조명화 기술 개발에서는 미국·일본·유럽 등에 한참 뒤져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국내 연구소와 기업들이 OLED 조명 세트 개발에 속속 뛰어들면서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다는 점은 안도할 만합니다.” 신 교수는 디자인 역량 강화 외에 특허 분쟁에서의 우위 선점, 표준화, KS 규격 제정 등 제도 정비작업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국제표준화에서 국내산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 전문가들의 활발한 참여와 의견조율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이 OLED 조명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지금 찾아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기회의 신 포르투나는 앞대머리다. 기회가 왔을 때 붙잡지 않으면 곧 실기한다는 은유다. 신진 과학자의 외침을 흘려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은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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