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2009년 1월20일 경찰 특공대원 1명, 철거민 5명이 사망한 용산 참사의 진실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사실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이 작품이 처음은 아니다. 문정현 연출의 '용산', 김청승 연출의 '마이 스윗 홈 – 국가는 폭력이다', 오두희 연출의 '용산 남일당 이야기' 등 여럿 작품들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날의 사건을 다뤄왔다.
이 작품이 전작들과 다른 점은 시선이다. 이전 작품들은 사건 발생 경위를 쫓거나 철거민의 투쟁과정에 앵글을 맞췄다. 반면 이 작품 '두 개의 문'은 당시 진압작전에 투입된 경찰 특공대원의 시각에서 사건을 조명한다. 특히 경찰의 채증영상과 무전기 수신음, 현장 취재 기자의 영상 등 어떤 매체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록들은 현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같은 기록들은 또 사건 발생 현장이 공포를 제어하도록 훈련 받은 특공대원조차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생생히 증언한다. 이야기의 흐름 중간 중간 삽입된 법정 증언 녹취록은 사실성을 배가 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임에도 스릴러물을 방불케 할 만큼 긴장감이 넘친다.

연출자인 홍지유 감독은 "몇 분의 현직 경찰이 '두 개의 문'을 실제로 관람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용산참사가 무리한 진압이었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이 사건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일란 감독은 "어느 순간 우리에게 들이닥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제는 방관자에서 벗어나, 스스로 목격자가 되어, 어떤 선택을 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이를 통해 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이 영화의 극장개봉을 위해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 '화차'의 변영주 감독, 배우 맹봉학, 송경동 시인, 문정현 신부, 칼럼니스트 김규항, 인터뷰어 지승호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포함해 약 400여명이 배급위원단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