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혜안으로 평택항 1위 항만으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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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혜안으로 평택항 1위 항만으로 견인
  • 송재호 이사
  • 승인 2012.06.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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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허브로 성장해 나갈 것

평택항은 명실상부한 국내 자동차 수출입의 허브 항만이다. 2009년 까지만 해도 자동차 물동량 1위는 울산항이었다. 경기평택항만공사에 따르면 평택항의 최근 5년간 자동차 처리실적은 2006년 71만 7,127대, 2007년 65만 568대, 2008년 59만 25대, 2009년 65만 9,649대, 2010년 94만 7,363대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평택항은 여세를 몰아 2010년 자동차 물동량 1위를 달성한데 이어 2011년에도 128만 대로 2년 연속 국내 자동차 물동량 1위를 수성했다. 그 중심엔 (주)평택국제자동차부두(http://www.pirt.com/김학수 대표/이하 PIRT)가 자리하고 있다.

깨끗한 시설과 운영 체제가 큰 자랑

PIRT는 2008년 출범한 자동차 터미널 운영회사로 2009년부터 평택항의 제2, 제3번 자동차 전용부두를 운영하고 있다. 제2, 제3번 전용부두는 8,000대급 자동차 전용선박 2척이 동시접안이 가능하다.
다른 부두의 경우는 벌크 등 일반 부두 옆에서 자동차 화물까지 취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자동차 전용터미널로서 안전하고, 항만하역 보관이 가능하다. 신설부두 다운 깨끗한 시설과 자동차에 특화된 운영 시스템은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강점에 힘입어 이 회사는 약진을 거듭했다. 2010년 27만 대의 물동량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50만 대 고지를 넘어 55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대표는 PIRT의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PIRT는 클린 터미널로써 깨끗하고 젊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회사는 신설 터미널인 만큼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자동차 전용 터미널임을 자부합니다. 저희가 개발한 IT시스템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입니다. 저희는 자동차 터미널 중 유일하게 IT시스템을 개발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어느 배에 선적되는지, 또는 언제 어느 배에 하역됐는지 등의 정보를 즉각적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수입차의 경우 고가의 차량이 많아 고객들이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출범 초기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닥쳤고 이 여파로 자동차 수출 물동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우선 회사를 수입차 터미널로 변모시켰다.
이 당시 국내 수입차는 100% 인천항을 통해 반입됐다. 하지만 이 같은 비율은 역전돼 현재 PIRT는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수입차 물동량의 90% 이상을 처리한다. 평택의 유리한 입지조건을 정확하게 파악한 혜안이 이 같은 일을 가능하게 했다.
“평택항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을 때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있었습니다. 평택항의 입지 조건이 뛰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평택은 수도권과 가까운데다 현대·기아·쌍용 자동차 공장이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 평택항이 활성화되기 이전엔 대부분의 수입차는 인천으로 수입됐었습니다. 그런데 인천항엔 자동차 전용 터미널이 없었습니다. 이에 수도권에서 가까운 평택항에 자동차 전용 터미널을 만들면 수입차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예상은 맞아 떨어져 인천항의 수입차 화물 전량을 유치하게 됐습니다. 물론 국내차의 수출 역시 상당수 처리하고 있습니다.”

끈질김으로 이룬 경쟁력

화주들도 PIRT의 경쟁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화주들은 평택항의 유리한 조건을 인정하면서도 PDI(Pre-Delivery Inspection)센터, 즉 수입자동차를 고객들에게 인도하기 전에 최종 점검하는 검사소가 대부분 인천항에 있어 평택을 꺼려했다. 평택에서 하역을 해도 점검을 위해 제품을 인천으로 이동시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이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나갔다. 이에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포드 등 외국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은 평택항 배후단지에 PDI센터를 입주시키기로 결정했다.
“평택항은 인천항과 달리 갑문을 통과할 필요가 없어 입출항이 용이하고, 플로팅 폰툰 시설을 통해서 언제라도 하역작업이 가능합니다. 서울과 경기도를 아우르는 수도권 관문 항만의 역할은 물론, 충청권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위치적 강점이 있다는 점을 화주에게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PDI센터가 모두 인천에 위치해 있어 평택항에 수입차를 내리더라도 다시 인천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을 화주들은 우려했었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화주들이 PDI센터가 없어도 PIRT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PDI센터가 평택항 배후단지에 들어서 있기 때문에 화주들이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평택항의 발전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평택항은 서해안 항만 중 유일하게 미주, 유럽 등의 항로를 운항하고 있는데다, 저조시에도 14m의 수심을 확보해 자동차 운반 전용 대형 선박인 카 캐리어선이 상시 입출항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국산 자동차의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브랜드인 기아차와 현대차의 수출량은 2011년 기준 각각 110만대, 120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5%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해 7월 발효된 한-EU자유무역협정(FTA)도 호재가 아닐 수 없다. FTA에 따라 관세 인하 혜택이 적용돼 가격경쟁력을 갖춘 유럽산 자동차의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흐름이 궁극적으로 평택항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한-EU FTA 협정이 발효되면서 많은 유럽산 자동차들이 평택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 국내차량의 수출 또한 활발합니다. 전부터 해외에서 한국 차량에 대한 평가가 좋았는데 FTA 체결에 힘입어 관세가 인하되면서 국산 자동차의 수출 물량은 증가일로에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평택항은 자동차 수출입 업무를 소화할 인프라가 구축됐습니다. 이 결과 고용이 창출됐고 지역경제가 살아나 항만의 경쟁력이 향상됐습니다. 저희는 수입차 물동량을 취급하면서 물동량 증대는 물론 항만의 경쟁력 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PIRT는 그간의 성공을 발판으로 동북아시아의 자동차 환적 거점항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비전은 전혀 허황된 것이 아니다. 실제 이 회사는 해외의 경우 중국과 인도, 국내에서는 울산, 인천 등으로 환적되는 자동차 화물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화물처리 비율도 환적차 64%, 수입차 20%, 수출차 16%로 환적차량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국내차의 수출, 해외 차량의 수입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환적 역시 중요한 발전방향으로 보고 늘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황해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중국과 연계된 환적물량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깨끗한 시설과 화물손상이 없는 하역작업을 통해 선사와 화주의 신뢰를 꾸준히 확보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동북아시아의 자동차 거점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이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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