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할 땐 지방대학이지만, 졸업할 땐 명문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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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할 땐 지방대학이지만, 졸업할 땐 명문대학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2.05.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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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매진하며 지방대학의 위기 극복

군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역사는 27년에 불과하다. 이 학과의 모태는 1985년 개설한 전산통계학과. 무엇보다 이 학과의 가장 큰 자랑은 헝그리 정신이다. 초창기부터 학생들은 ‘입학할 때는 군산대학교지만 졸업할 땐 명문대학교’라는 목표를 내걸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방대학 육성을 위해 실시하는 사업인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누리사업)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4년 연속 최우수사업단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헝그리 정신으로 명문학과 발돋움

지난 해까지 학과장을 맡았던 신성윤 교수는 컴퓨터공학과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그는 1986년 이 학과의 전신인 전산통계학과에 입학해 1994년 학부를 졸업했다. 이어 1997년엔 정보통신공학과 석사학위를, 2003년엔 영상처리 및 컴퓨터 비전을 전공해 컴퓨터과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리 학과는 예전부터 조용한 것 같으면서도 자기 할 일은 알아서 할 줄 아는 학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평소엔 학생들이 내성적으로 보이지만 실전에 임하면 학업은 물론 운동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열심을 다했습니다.”
신 교수는 장면 전환 검출, 영상과 비디오에서의 색채 관계, 자동차와 색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하면서 국내외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2001년도부터 지금까지 각종 학회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특히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는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2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색인 파랑, 녹색, 흰색, 붉은 색, 검정색, 황색의 차량을 대상으로 색상별로 사고내역을 조사해 ‘자동차 사고와 색의 관계’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사고의 많고 적음은 진출색과 후퇴색의 차이에 있다. 진출색은 같은 위치에서 배경색보다 더 앞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색이다. 녹색, 청록, 청색, 청자색 등이 진출색이다. 반면 후퇴색은 더 뒤로 물러나는 느낌을 주는 색을 지칭한다. 적색, 적등색, 오렌지색, 황색 등이 후퇴색의 범주에 속한다.

신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사고가 많이 나거나 나기 쉬운 색은 실제보다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후퇴색이고 사고가 적은 색은 실제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진출색”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학계는 물론 관련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운전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안전성, 디자인, 성능, 가격 등을 고려한다. 하지만 신 교수의 연구는 자동차 색상이 운전자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일깨웠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색을 사고가 나지 않는 진출색으로 선택하면 사고율을 일정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출색은 배경색보다 더 앞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운전자들이 그만큼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유도하기 때문이죠.”

그는 향후 학생들의 프로그래밍 능력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프로그래밍 능력만 제대로 갖춘다면 취업은 확실히 보장된다는 판단에서다.
신 교수는 이를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C, C++, JAVA를 완전히 소화하도록 교육하는 한편 프로그래밍 전국대회에 참가시키는 복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는 제자들의 미래를 낙관했다.
최근 들어 IT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IT산업은 반도체에서 첨단분야로 더욱 미세해지고 있다. 신 교수와 제자들이 이를 충분히, 그리고 묵묵하게 입증해 내고 있다. 따라서 IT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신 교수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그를 만났던 기자도 확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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