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전통육종기술은 녹색혁명과 같은 성과를 통해 농업생산성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우수 다수확 품종 보급으로 식량난 해결 및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초석을 다졌을 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신선한 식탁을 완성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전통육종의 성과는 이미 지난 100여 년 동안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새롭게 개발된 다양한 생명공학기술의 접목을 통해 도약해야 하는 시기라는데 업계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종자회사가 전문인력 및 대규모 장비와 기술, 비용을 요구하는 분자육종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대학교 식물분자육종사업단(Plant Molecular Breeding Center: PMBC/고희종 단장/이하 사업단)이 우리나라 종자관련 산업에 전통육종과 분자생물학을 융합한 분자육종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 및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육종의 효율제고 통해 국제경쟁력 확보
사업단은 2011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7개의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단 중 ‘국가원천기술기반’ 분야에 속하는 사업단이다. 국가전략에 부응해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인 종자산업의 도약을 위한 분자육종 기반 확립 및 발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사업단은 유전체정보와 QTL 분석을 통해 분자표지를 다량으로 확보하고 분자표지이용 혹은 유전체정보 이용 육종체계를 확립해 육종의 효율제고를 통한 국제경쟁력 확보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독창적인 유전자들을 활용해 형질전환작물을 개발, 기후변화시대에 식량안보를 달성하며, 우리나라의 생명공학산업을 이끌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단은 핵심기술로 ‘분자육종 기술’, ‘분자표지 기술’, ‘형질전환 기술’, ‘유전자 분리 및 동정 기술’을 설정하고, 이들 기술을 효과적으로 연계 활용해 종합적인 분자육종기술로 완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분자육종 기술은 MAS(Marker-Assisted Selection)와 GAS(Genome-Assisted Selection)기술과 야생종 또는 아종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신품종을 육성하는 것으로, 분자표지가 개발된 형질에 대해서는 상시 적용이 가능하다. 분자표지 기술은 종간 또는 종내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유용형질 분자 표지를 개발하고, 개발된 분자 표지를 이용해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고 QTL을 동정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분자표지를 유전체기반으로 대량 발굴함으로써 개발효율을 높이고 있다. 고품질, 고생산성, 기후변화 대응에 관여하는 유용 유전자를 도입·발현시켜 형질전환체 작물을 생산하는 형질전환 기술은 현재 벼, 밀, 콩, 고추, 배추를 안정적으로 형질전환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끝으로 농업적으로 유용한 형질 및 기후 변화와 환경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대량으로 발굴하고 기능을 검정하는 유전자 분리 및 동정 기술은 표지삽입돌연변이를 이용하거나 기능유전체학(비교유전체학, 집단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대사체학 등) 연구를 통해 가능하다.
사업단은 결국 이 네 가지 기술을 과거 녹색혁명을 이루어낸 전통육종기술과 융합시켜 세계적인 종자 및 유전자 전쟁, 식량의 무기화, 기후변화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식량 생산 첨단 기술력 확보와 국내 농업분야 생물 산업 발전의 기반을 조성해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궁극적 목표를 두고 있다. 사업단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의 어깨에 대한민국 종자산업과 농생명공학의 미래가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