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작동한다.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은 즉각 반응하기 마련이다. 아이엘인터내셔널(방경일 이사)은 다양화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맞춰 고급 자전거 용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업체다.
이 업체는 아부스, 릭센카울, 부시엔뮐러, 오르트립 등 독일산 자전거 전문용품 브랜드의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수입 유통한다. 앞서 열거한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들에겐 사뭇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자전거가 일찌감치 문화로 자리 잡은 유럽에서는 자전거 용품관련 최고의 브랜드로 정평이 나 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먼저 아부스는 자물쇠 하나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기업이다. 릭센카울은 자전거용 어댑터 전문 생산업체로, 클릭픽스(klickfix) 시스템으로 불리는 어댑터는 자전거 가방, 바구니, 자물쇠, 박스, 물병 등을 자전거의 핸들바, 안장, 프레임 등 다양한 위치에 부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부쉬엔밀러는 국내 마니아층에게선 이미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자전거용 라이트 전문 제조업체다. 현재 독일 고급 자전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품의 35%를 유럽 및 전세계 고급 완성차 제조업체에 공급한다. 오르트립은 세계 최고 품질의 방수 가방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업체는 1982년 설립 이후 줄곧 ‘방수(waterproof)’ 문제만 집중 연구해 장인기업으로 발돋움 했으며 현재 장기 자전거여행용 가방의 대명사로 통한다.
아이엘인터내셔널은 2006년부터 이들 브랜드의 제품을 수입하기 시작했고, 2007년 2월엔 수입자전거 용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씨티바이크(http://citybike.co.kr/)를 오픈했다. 방경일 이사는 우연한 기회에 자전거 용품에 관심을 갖게 돼 사업을 시작했다고 이야기 한다.
“전 원래 반도체 장비 관련 업계에 몸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잠시 독일에 머물렀었는데 이때 우연히 자전거 용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6년 아이엘인터내셔널을 세우게 됐지요. 현재 저희 회사 제품은 전문 자전거전문점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본사가 직영판매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불황을 모르는 자전거 시장

사실 자전거 산업은 한때 한국을 대표하던 산업이었다. 1994년 한국의 자전거 생산량은 118만 6,400대에 달했다. 이 산업은 이후 자동차의 보급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진데 힘입어 시장수요가 놀랄 만큼 증가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전거는 돈 없는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교통수단이라는 편견이 강했다. 지금은 오히려 여유 있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선호한다. 부유층들은 환경과 건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고급 자전거 시장도 조금씩 모양을 갖춰 나가고 있다.
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자전거 수요를 촉진시켰다. 현재 국내 자전거 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품목은 바로 산악자전거다. 레저성격이 강한 품목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적이다.
정부의 정책은 자전거에 대한 인식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현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맞춰 자전거 이용 활성화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얼마 전 4대강 사업에 따라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개통된 것도 수요를 촉진하는 플러스 요인이다.
2000년 이후 국내 자전거 시장은 연평균 18.1%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 왔다. 업계는 지속적인 호황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5~10%의 성장률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성장에 따른 부작용, 신뢰로 극복

업계 안팎에서는 업체간 과당경쟁이 모처럼 성장세로 돌아선 자전거 시장을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일기 시작했다. 아이엘인터내셔널은 고객과의 신뢰구축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고객과의 신뢰구축 및 합리적인 가격이 우리 회사가 내세우는 최선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우수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주력해 위기 상황을 돌파해 나갔습니다. 저희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은 오랜 세월 유럽인들에게 사랑 받아온 브랜드의 제품으로서 디자인과 품질은 세계 최고를 자랑합니다. 또 이 같은 명품을 거품을 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자전거 문화는 소박하면서 친환경적이다. 일상생활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아이엘인터내셔널이 공급하는 제품들은 이 같은 문화를 느끼게 해준다. 방 이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가까운 미래에 유럽과 같이 자전거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 같은 바람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개통은 좋은 예다. 이에 따라 자전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일이 가능해졌다. 아이엘인터내셔널은 여기에 발맞춰 자전거 트레킹족을 위해 캠핑이 가능한 방수 가방을 내놓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좋은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전해주는 동시에 자전거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유럽인들은 등교나 출근할 때, 친구 집을 방문할 때, 쇼핑할 때, 근교로 드라이브를 할 때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탑니다. 우리나라도 가까운 장래에 자전거가 생활의 중심이 되는 문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봅니다. 자전거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자전거 문화 확립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균형을 잘 유지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