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라고 하는 사전적 의미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해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는 아직 ‘전문가’라는 호칭을 얻기에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고 자신을 낮추는 삼성타운 김 현 이사. 대신 그는 ‘상담가’를 자청한다. 지금 자신의 역할이 고객들을 상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니만큼 전문가보다는 상담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설명이다.
그는 큰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도 자산관리에 있어서는 상담가로서 일을 할 생각이다. “앞으로는 고액자산가나 전문직 고객들보다도 급여나 자산은 많지 않지만 재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인들을 위주로 상담을 해주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총 누적 개인 자산관리 상담횟수 1만 건 돌파
김 이사는 20대에 H카드 프리미엄브랜드 부서에서 고액자산가 고객들과 대면하면서 개인자산관리 상담을 시작했다. 당시 그가 관리하던 고객은 기업 내 임원 및 의사,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로만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카드회사이다 보니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많은 부분들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던 중 은행이나 증권회사에서 투자 상담 업무를 맡고 있는 주변 친구들은 예금 외에도 주식이나 채권 및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해 보다 폭넓은 상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업무로의 전환을 고민하다가 2000년도 중반, 자산관리센터를 신규로 개설한 삼성 전략채널본부 담당 팀장님의 제안으로 이직을 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정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명의 고객들을 만나기도 한다. 보통 상담시간이 2시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고객들과의 상담에 꽤 많은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작년에는 총 누적 개인 자산관리 상담횟수가 1만 건을 돌파했다. 또한 회사에서도 그 성실성을 인정받아 삼성 전략채널사업부 내 최연소 이사(executive)로 승격했다.
“이사분들이 대부분 40∼50대이다. 그분들에 비해 한참 젊은 편이라 선배님들께서 귀엽게 봐주시면서 조언도 많이 해 주신다”는 김 이사. 자신의 노력에 대한 회사의 보상에 그는 다시 롱런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한명의 투자자로서 20대에 개인 순자산 10억 축적
특이하게도 그의 고객들 중 대다수는 외국계 은행이나 투자자문회사 등 금융권에 소속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에 소속이 되어 있으면 누구나 본인의 자산에 대해 쉽게 관리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그 이유는 바로 “금융회사에서도 각자 맡고 있는 업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선물 옵션투자에 잘 알고 있어도 본인 가정의 월급관리나 부동산 투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라고 해서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그는 금융권에 소속된 고객들과 상담하면서 되레 고객들에게 배우기도 한다. 금융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 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객들에게 상담을 받기도 한다. 어찌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지만 그는 이러한 상담 후에는 더욱 자극을 받아 공부삼매경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절대로 지나친 욕심이 있어서 수백억의 자산가가 되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겪은 다양한 경험들을 고객들에게 들려주고 싶기 때문에 한 사람의 투자자로서 충실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상담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이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것을 범위 내에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그는 앞으로도 최선의 상담을 위해 개인적인 활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능력보다는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이 최우선”
사실 개인 자산관리상담을 하다보면 모든 고객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아차리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상담 초기 김 이사 역시도 모든 고객에게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고객과의 상담 자체를 즐기면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상담에 임하고 있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우선 본인의 재무관리부터 완벽하게 실행하라고. 그 다음에는 나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얄궂은 실력보다는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자세로 업무에 매진하다보면 자신이 그리고 있는 미래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한 자만은 스스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만이 일한만큼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한 둥지에 머무르고 있지만 결코 정체되지 않고 꾸준하게 발전하고 도약하는 Doctor Kim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