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는 F1 레이서의 꿈을 키우는 작지만 놀라운 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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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는 F1 레이서의 꿈을 키우는 작지만 놀라운 머신”
  • 서동삼 부국장
  • 승인 2012.05.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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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 저변확대 위해 한국서 카트레이스국제대회 열고파

모터스포츠가 본격 개막하는 5월은 요란한 굉음과 함께 스피드의 질주가 시작된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최고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방법중의 하나로, 모터스포츠를 통해 성능이 입증된 제품은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되기에 자동차 메이커나 정부의 관심이 절실한 분야다. 이 모터스포츠 분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카트레이스에 인생을 올인한 진정한 레이서가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1990년대 후반 카트레이스 활성화는 물론 레이서 양성에도 앞장서온 ‘모노레이싱’ 이용기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시사매거진은 ‘자동차의 날’(5월12일)특집으로 이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모터스포츠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카트는 모터스포츠의 기본 배우는 과정…동호인만 약 70만 명 활약

전세계 카 레이서의 꿈은 흔히 ‘자동차의 예술품’이라고 말하는 F1(formula-1)선수가 되는 것이다. F1은 배기량 2.4리터의 V8기통 머신으로 카 레이스의 세계 최고봉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F1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는 전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오직 24명만이 세계투어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이 F1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카트’라는 ‘작은 포뮬러’를 즐기며 레이스 감각을 익힌다. 카트는 정말 작은 체구이지만 놀라운 과학이 숨겨져 있는 머신이다. 선수든 동호회 회원이든 카트 레이스는 남녀노소 면허 없이도 짜릿한 스피드를 즐길 수 있음은 물론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는 F1선수로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멋진 도구다. 그러나 카트선수가 되려면 타이어와 연료비 등 소모성 비용에 정비사 등 많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카트를 배우려는 사람은 왜 줄 서 있는 걸까. (사)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공인 등록 ‘모노레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기 감독은 한마디로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욕심이 아주 많다고 지적한다.

“카트는 모터스포츠의 기본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대부분 본인이 직접 카트를 정비합니다. 물론 팀이나 클럽에서 본인들이 적은 비용에 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손에 기름을 묻히지 않으려는 행동을 하면서 프로선수들처럼 대우를 받고자 하기 때문에 일부에서 많은 비용이 든다고들 합니다.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레이싱 엘리트 프로그램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연간 3,000만~5,000만 원정도 소요됩니다.”
현재 국내 최고의 카트 레이서는 청소년층 30여 명이 선수로 활동 중이다. 일반 선수는 60~70명 정도고, 동호인은 전국 약 70만 명 정도 추정되고 있다. 카트의 대중화를 위해서 힘쓰고 있는 이 감독은 선수가 아닌 일반인도 카트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우선 연고지에서 가장 가까운 카트장을 찾아가서 선수들처럼 기본 안전교육을 받고 친구나, 직장동료, 삼삼오오 단체로 세미 레이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는 클럽이나 팀에 가입해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 취미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경기장에서 운영 중인 스포츠 레저카트를 이용할 경우 월 30만 원정도면 스피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89년 입문 후 화려한 수상경력 자랑…현재 기업대상 ‘안전운전 교육’ 전념

이용기 감독은 국내 카트레이서 1세대나 다름없다. 지난 1989년 국내 최초 월드카 레이싱팀 ‘오프로드’를 통해 레이스에 입문한 뒤 1999년 온로드 은퇴까지 선수로 활동해 왔다.10년 남짓한 선수생활 시절 이 감독은 많은 우승과 준우승을 한 화려한 수상경력의 소유자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사이클 선수생활을 시작으로 바이크 선수활동까지 스피드와 함께 삶을 살아온 진정한 레이서다.
이용기 감독이 이끄는 ‘모노레이싱’은 1995년 KARA에 등록된 공인 레이싱 팀이다. 팀명 ‘모노레이싱’의 ‘모노’는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모여 오직 한 가지(mono) 목표를 가지고 한길로 가자는 의미로, 현재 8명의 팀원이 활동하고 있다. ‘모노레이싱’은 지난 2006년 당시 활동했던 권보미 씨가 스위스 시계브랜드 ‘오리스’와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등 한때 국내 모터스포츠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지금 생각해도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상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으며,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는 물론 스포츠 스타 검색에서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모노레이싱’의 최근 팀 활동은 레이스 참가가 아닌 보다 나은 레이스를 위해 공부와 특별훈련(해외 기술연수 및 언어 연수 등)에 전념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모노레이싱’팀을 기본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스폰서의 역할이 가장 핵심일 수밖에 없다”면서 “전국 5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패션 쇼핑몰 엔터식스(www.enter6.co.kr)의 도움을 받고 있고, 엘리트 레이싱 스쿨 프로그램 운영과 기업 대상으로 안전운전 기초 교육을 통해 팀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사고,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터스포츠와 레저스포츠가 더 발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 감독은 따라서 기업 대상으로 카트 레이싱 스쿨 교육(안전운전), 일반인들의 카트문화 확대 차원으로 체험행사를 연중 진행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생산 세계 5위지만 모터스포츠 투자 최하위는 국제 수치”

이 감독은 프로모터로서 지난 4월 15일 경기도 파주 스피드파크에서 열린 ‘카팅 마스터즈 코리아 오픈 2012’(대회공식 사이트: cafe.naver.com/kartgp) 개막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는 대회가 끝난 뒤 “이번 개막전부터 국내 모터스포츠에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며 이번 카트대회 의미를 강조했다. 즉 선진국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슬릭(타이어 표면에 홈이 없는 것)과 ㈜신흥이 개발한 하이그립타이어 제품을 처음 사용했다는 것.
“한국선수들이 외국 레이스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하이그립 타이어 때문이었으나 국내 브랜드의 하이그립타이어 사용으로 인해 선수들이 고난도의 레이싱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시대가 본격 열렸다는 점에서 기쁩니다. 특히 해외 선수들이나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F1대회까지 세계 3대 스포츠 개최국이 됐지만 아직도 모터스포츠의 저변인구나 열기는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 감독은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문제점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다만 (모터스포츠는)위험하다는 생각이 너무 강한 탓에 모터스포츠 저변확대가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F1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관계법규가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이 감독은 “모터스포츠 관련법규 부재도 문제지만 관계기관들의 무지도 한국의 젊은 선수 양성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한국이 자동차 생산 세계5위 국가지만 자동차 메이커 참여가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도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또한 모터스포츠의 스폰서십에 참여하는 기업 역시 스폰서의 자질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 한국 모터스포츠 저변확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년 넘게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 감독은 “검은 머리가 하얀 눈송이처럼 되었을 때 가장 행복한 곳이 있다면 아마도 서키트(레이스경기장)일 것”이라면서 “그 이전에 모터스포츠의 기초인 ‘카트 레이스 인터내셔널’을 한국에서 개최하고픈 꿈을 키우고 있다”고 멋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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