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의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견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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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칠의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견인하다
  • 정설진 기자
  • 승인 2012.04.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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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특산품, 건강식품으로 부활하다

황칠나무는 천년의 신비를 가지고 있는 우리 고유의 수종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안 지역과 제주도에서만 자생하고, 수피에서 채취되는 황칠액은 찬란한 황금빛을 내는데다 약리효과가 탁월하며 은은한 안식향을 풍기기 때문에 예로부터 신비한 나무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그 희소성으로 인해 거의 황실에서만 사용될 정도로 제한적으로 활용되어 왔던 황칠액은 역사적으로는 중국인들이 공물이라는 미명하에 착취에 가깝도록 수탈해 간 특산품이었다. 2000여 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우리 고유의 특산품이었으나 과거 중국의 착취로 200년간 사라졌던 황칠나무는 최근 20여 년의 노력으로 복원에 성공하면서 황칠원액의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고, (주)고려황칠은 그 양산기술을 바탕으로 황칠관련 사업을 새롭게 써 나가고 있다.

고려황칠은 신이 내린 선물“고려황칠은 신이 내린 선물입니다.”

회사이름이자 브랜드인 고려황칠에 대해 규정해 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득달같이 돌아온 한규황 대표의 답이다. 지레 웃어넘기면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과한 표현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황칠 관련 옛 문헌상의 약리효과 기록을 토대로 한 현대 과학적 연구결과를 보면 한 대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예로부터 황칠나무의 안식향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여러 종류의 역기를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어 신비한 나무로 주목받아 왔다. ‘본초강목’에서는 황칠나무를 향으로 피우면 남성에게는 신장을 강화시켜 주고, 혈액순환과 관련된 생리불순과 생리통을 해소시켜 주며 갑작스런 심장병이나 어린이 복통, 관절통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성호사설’에서는 진시황이 찾던 불사약(不死藥)이 바로 우리나라의 황칠나무라는 설(說)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간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와 항산화 작용, 면역력 강화, 신경안정, 뼈와 치아를 재생시켜주는 경조직 재생작용, 항균·항염, 항암 작용 등을 돕는다.
한 대표는 “황칠나무는 인삼 및 가시오가피와 같은 파낙스(Panax) 계열의 상록활엽수로 ‘나무인삼’이라고도 불리고 있다”며 “인삼은 체질에 따라 복용하면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황칠은 체질을 가리지 않는다는 면에서 앞으로 인삼을 넘어선 건강식품으로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소위 잘 나가던 금융컨설턴트가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황칠의 매력에 푹 빠져 사업가로 변신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황칠수액은 나무의 껍질에 상처를 내어 채취하는데 이는 예로부터 그 특유의 찬란한 금색을 띌 뿐만 아니라 그 희소성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삼국시대에 이미 중국으로 수출되었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났으며 삼국사기, 해동역사, 임원경제지 등의 문헌에서도 우리 선조들이 발견해 낸 우수한 칠 재료 중 하나로 기술되어 있다. 찬란한 황금빛을 내는데다 은은한 안식향을 풍기기 때문에 대대로 귀하게 쓰였으나 구하기가 힘들고 그 채취나 정제법이 까다로운 것도 흠이었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와서 황칠나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약리적 효과가 밝혀지고 황칠나무 육종을 통한 대량 보급이 이루어지면서 일반 대중에게 반가운 손을 내밀게 된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 숨겨진 보물의 부활  

한 대표는 황칠의 키워드를 역사, 문화 그리고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첫째, 고려황칠을 일컬어 ‘잃어버린 역사의 복원’이라고 칭했다. 황칠나무는 백제, 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주요 수출품이었지만 동시에 핵심 조공(朝貢)으로 강대국의 수탈이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백성들의 고통이 심해지자 병자호란 이후에는 조선 왕실에서조차 사용이 금지되고, 중국의 진상 요구 때문에 고통 받던 백성들이 황칠나무에 구멍을 뚫어 말라 죽게 하거나 몰래 도끼로 찍어내기도 했음이 다산 정약용의 시 ‘황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의 착취로 200여 년간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황칠나무는 최근 20여 년간의 노력으로 복원에 성공하면서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됐다. 더구나 황칠나무 추출물의 효능과 국제적 안전성 인증 획득에 따라 황칠은 새로운 건강식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황칠은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전통문화의 계승’이라고 했다. 국력이 약한 상황에서 한때 어쩔 수 없이 은둔의 숲에 가려져 있던 황칠의 현대적 부활은 2000여 년을 내려온 전통을 이어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산업적 차원에서 황칠은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의·식·주 전반에 걸쳐 친환경적인 적용이 가능한 황칠은 녹색문화를 추구하는 현대적 패러다임에 걸맞은 코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고기에 황칠액을 첨가해 먹으면 고기 특유의 잡냄새도 없어지고 풍미를 돋운다고 한다. 또한 의약품과 달리 천연식품으로 장복해도 부작용이 없고, 다른 식품이나 약제와 함께 음용해도 괜찮다. 뿐만 아니라 차로도 음용해도 좋고, 음식 조리 시 첨가해 사용해도 좋다. 이뿐이랴. 옻나무와 달리 두릅나뭇과에 속하기 때문에 독성이 없어 천연도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의상이나 주거 문화에 적용하기 안성맞춤이다.  

고려황칠을 보통명사화 시키는 게 목표

황칠의 이러한 큰 잠재력에 황칠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한 대표. 현재 (주)고려황칠이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은 ‘황칠진액’과 ‘황칠진액100’이다. 해남, 완도 지역에서 재배한 황칠나무의 잎, 줄기 등에서 유효성분만 추출하여 고려황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황칠나무 진액을 제품화했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한 대표는 “황칠은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문제”라고 말했다. 황칠이 갖는 응용 범위가 매우 넓다는 의미이다.

그는 “약리적 효과뿐만 아니라 염료, 도료, 전자파차단 효과 등을 이용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신물질”이라며 “우리 선조들이 가꾸고 적용한 황칠은 앞으로 여러 분야에 밝은 전망이 있고 이를 위해 더욱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앞으로 “고려황칠은 황칠을 이용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선두기업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며 ‘고려황칠’을 보통명사화 시키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11년에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역사인 황칠나무를 활용하여 황칠산업을 선도, 역사 복원과 미래의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에 걸맞게 황칠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한 그다. 황칠에 대해서 누구보다 많은 경험과 연구결과를 토대로 황칠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한 대표. 황칠의 새로운 역사와 문화 그리고 황칠산업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응원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사업가 그 이상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자체 연구소를 통해 황칠의 약용부문, 식음료부문, 안식향(향 테라피)부문, 도료부문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주)고려황칠. 황칠나무의 신비를 통해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그리고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고 있는 (주)고려황칠의 향후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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