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본아이에프의 대표브랜드는 바로 ‘본죽’이다. 김철호 대표는 죽이라는 아이템을 브랜드화 시키는 데 성공을 거뒀다. 김 대표가 죽의 상품화를 생각한 계기는 아주 사소했다.
“언제부터인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가 우리사회의 화두가 됐습니다. 실제 사람들은 건강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이 가장 좋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상전환이 일어났습니다. 건강이 가장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권하는 음식이 가장 좋은 건강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죠. 이 때 죽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은 죽 하면 환자가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혹은 속이 아플 때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점 만으로도 죽은 건강식이자 영양식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은 발상의 전환이 본죽의 시작이었습니다.”
김 대표가 죽이란 아이템을 발견했지만, 직접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본죽’ 1호점은 2002년 9월 대학로에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그는 음식점 창업 컨설턴트였다. 그는 컨설턴트로서 예비창업주들에게 죽을 권했지만 모두 마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대표는 직접 사업을 벌이기로 결심했다. 앞서 김 대표가 지적했듯, ‘죽’하면 사람들은 으레 환자들이 먹는 음식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하지만 본죽은 초창기부터 일반인을 주고객으로 설정했다.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남들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하던 즈음, 아내와 시내 유명 죽 음식점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때 정장차림의 신사가 죽을 먹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이 때 ‘고급 메뉴’로서 죽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본을 지키는 경영

특히 위생관리 면에서 (주)본아이에프는 최고의 식자재만 고집한다. 위생적인 식자재 공급을 위해 물류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일원화해 관리한다. 위생관리야 말로 요식산업의 기본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고객만족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다. 그의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비자 만족경영이다.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건 풍부한 양이다. 본죽이 내놓는 죽 한 그릇의 양은 성인 남성 한 사람이 혼자 먹기 힘들만큼 많다. 여타 죽 전문점에 비해서도 약 200ml 많다. 적게 먹는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내오기 전 미리 반 정도를 포장하거나 1인분을 세 개로 나눈 소포장으로 제공한다.
“음식은 먹고 서운한 감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퍼주다 망한 장사 없습니다. 한 그릇을 먹어도 배불리 먹을 만큼의 양을 팔아야 고객들이 만족한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본죽은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창업 1년 만에 100개의 가맹점이 생겨났다. 이후 지난 2005년 가맹점 400호점을 돌파했고, 2006년엔 미국 법인을 설립해 해외시장 진출을 이뤄냈다. 2011년 기준으로 본사 매출액은 1,130억 원, 가맹점 매출액은 3,200억 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성공을 통해 ‘죽’도 하나의 외식 아이템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편 죽의 성공에 힘입어 한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능성도 발견했다. 그래서 지난 2006년 제2브랜드인 ‘본비빔밥’을 론칭했다. 현재 (주)본아이에프는 본죽 가맹점 1,268개점, 본비빔밥 135개점, 해외 가맹점 10개점(미국 5개, 중국 4개, 일본 1개) 등 국내외 총 1,421개점을 운영하는 종합 한식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주)본아이에프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낮은 폐점률이다. 이 기업의 폐점률은 한 자리 수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가맹점을 단순한 계열사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맹점을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은 가맹점주들의 성공을 돕는 성공 도우미로 자처한다.
가맹점의 폐점률이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배달을 허용하지 않는 본사의 정책 때문이다. 김 대표의 지론은 배달을 허용하면 죽 맛을 지킬 수 없고, 상권이 모호해져 자칫 가맹점주 간에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은 피자나 치킨 같은 패스트푸드가 아닙니다. 배달을 허용할 경우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죽 특유의 맛을 지킬 수 없게 됩니다. 배달을 허용하면 가맹점간 상권 구분이 모호해지고 과도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점주들 간에 분쟁이 생기게 됩니다. 점주들이 경쟁에 몰입한 나머지 죽을 대충 끓여 배달하는 데 급급해지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관계는 무너질 것입니다.”
김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2002년 창업 이후 (주)본아이에프의 가맹점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본사가 상권을 보호해주고 있어 가맹점은 매출에 지장을 받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창업 당시 가맹점주들은 아직까지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정부도 (주)본아이에프의 공로를 인정했다. 이 기업은 프랜차이즈 업계로서는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대상을 수상했다. 또 프랜차이즈 대통령표창을 수상한데 이어 중소기업청 프랜차이즈 수준평가 1등급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지난 해 초 (주)본아이에프는 연세의료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암환자를 위한 죽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환자식으로만 알려진 죽을 보다 맛있게 만들어서 맛난 한 끼 식사는 물론 환자의 영양까지 보충해주는 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주)본아이에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눈 돌리기 시작했다. 가장 배고프고 가난한 이들을 죽으로 보듬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 2009년 6월 사회복지법인 ‘본사랑재단’을 설립했다.
‘본사랑재단’은 현재 섬김, 나눔, 배움 사업 등 크게 세 가지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중이다. 이에 따라 이 재단은 매달 400명의 소외계층에게 본죽을 지원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합동결혼식도 열어준다. 이밖에도 어린이재단과 함께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결식아동 100명에게 매달 1인당 5만 원씩의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본아이에프의 출발은 음식의 본이 되고, 많은 가맹점주들에게 본이 되는 기업을 만들어 보려는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금 이 기업은 성공의 자리에 서 있다. 김철호 대표는 소박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큰 성공에는 큰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편 건강한 음식의 대표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