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명 연장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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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생명 연장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다
  • 이성희 기자
  • 승인 2012.04.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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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 교란 물질과 줄기세포 연구, 암세포 치료효과 유도

의학과 과학기술의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서구화로 인해 암 발병률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국 국민들이 평균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로, 3명 중에 1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집계된다. 이에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최경철 교수와 그의 연구진들은 암의 발생원인 및 새로운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세포 및 동물모델 그리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에서 생화학 및 면역학을 강의하고 있는 최경철 교수. 그가 이끌고 있는 연구실의 연구진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황경아와 이보림, 그리고 석사과정의 강남희, 이혜림, 박민아, 김기선, 안창환, 변용섭 및 본과과정 연구생인 김두진과 김혜선을 포함하여 10명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암의 발생원인 및 새로운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크게 두 가지의 테마를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세포·동물모델 연구, 암 발생과 증식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히다

먼저, 현대사회가 발달하고 산업화의 정도에 가속화가 붙으며, 일상생활에서 합성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제초제, 플라스틱 가소제 등에 많이 쓰이는 물질들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내분비 교란 물질로써, 이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지구 생태계 교란을 야기한다. 이러한 유해 물질은 생체 내의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 조절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생식기능의 이상과 태아 장기 발달의 미숙 등을 유발하며, 악성 종양의 발생을 촉진시킨다. 특히 근대에 들어 유방암과 자궁암 그리고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에, 연구실에서는 내분비 교란 물질이 악성종양의 발생 및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세포 및 동물 모델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내분비 교란 물질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신호전달을 비정상적으로 활성화시는 연구를 진행하여 유방암과 자궁암 및 난소암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작용 기전을 밝히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콩이나 포도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식물성 호르몬이 인체 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위 요소들이 여성암에서 항암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최근 플라스틱 제품 등을 생산하는 산업 현장에서도 내분비 교란 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내분비 교란 물질로써 작용할 수 있는 합성 화학 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있다. 이는 대표적인 내분비 교란 물질인 비스 페놀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유아용 젖병과 식기류 등이 생산되고, 소비자들이 그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따로 표기되고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합성 물질들의 사용량 및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암의 발생 및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고되어 있지 않은 현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경철 교수의 연구실은 내분비 교란 물질이 암의 발생 및 증식 단계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감소시키고 위험성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줄기세포 이용한 암세포 치료법 고안하기 위해 노력

암 치료 방법은 암의 종류와 진행정도 및 암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결정되며, 이는 보통 외과적 수술이나 약물, 호르몬을 사용하는 화학적 요법과 방사선 요법으로 나뉜다. 그러나 외과적 수술을 제외한 암 치료법들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비정상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토와 어지럼증 등의 많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이에 많은 연구진들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기 위한 새로운 치료방법을 탐구하게 되었고, 치료 약물에 표지 물질을 부착하여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등 여러 방법들이 나왔으나 아직까지 임상적인 유용성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리하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 치료에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는 자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세포로의 분화 가능성도 가지고 있기에 새롭고 건강한 조직을 생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유방암을 포함한 자궁암과 폐암, 간암 등 여러 가지 암세포를 이용해 치료 유전자를 발현하는 불멸화 줄기세포의 암세포 특이적 이주성 및 선택적인 암세포 사멸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자살 유전자만 도입한 줄기세포보다 자살 유전자와 사이토카인을 함께 발현하는 줄기세포의 경우, 화학적 및 면역적 치료효과가 상승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방암을 유발한 동물모델을 통해 두 가지 유전자를 발현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치료한 경우, 유방암 성장 억제뿐만 아니라 실험동물의 생존율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치료 유전자를 발현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암세포 특이적 이주성 및 암세포 선택적 사멸효과를 입증하게 된다면, 암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차적으로 생성되는 암과 함께 기존에 암이 형성된 곳에서 암세포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이용하여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성장하는 전이가 일어난 암 치료법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만약 줄기세포가 전이성 암에 대해서도 암세포 특이적 이주성을 나타내고, 동물모델을 통해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면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러한 연구는 최경철 교수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교수 재직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이 대학 한국인 교수인 김승업 교수와 국제공동 연구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우수한 국제저널에 많은 논문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세포치료 산업은 신약 개발이나 새로운 의학기술 개발의 시발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회에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으며, 이는 곧 의·약학 및 수의학뿐만 아니라 기초 자연과학 등 응용 생명과학 분야의 포괄적인 발달의 촉진으로 이어진다. 이에 연구진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줄기세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원에서 확립된 줄기세포의 최적 배양조건 및 분화 기법 확립 그리고 이를 이용한 세포치료기술 실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내분비 교란 물질에 의한 암세포 증식 효과 연구’ 및 ‘치료유전자를 발현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선택적 암세포 치료법 고안’에 대한 연구들은 다양한 암세포의 치료효과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인간의 수명 연장에 많은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경철 교수는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국민 모두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 말하며, 많은 젊은이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진 및 중견 연구자들에게 보다 많은 연구지원을 통해 탁월한 연구성과를 만들어내고 우수 인재를 양성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최경철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코넬대학교 박사후연구원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실적으로는 SCI 논문 128편을 비롯, 학술진흥재단 등재 국내 논문 18편을 발표하였고 다수의 학회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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