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에 빠진 與野, 대혼전의 총선 승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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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에 빠진 與野, 대혼전의 총선 승리 향방은
  • 정대근 기자
  • 승인 2012.04.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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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강남 및 낙동강 벨트, 이념논쟁이 변수될 듯

지난 3월23일 후보등록 마감을 시작으로 4월11일 열리는 제19대 국회의원총선거(이하 4.11 총선)의 본선이 시작됐다. 현 정부가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진행되는 탓에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여야 양 진영 모두 공천단계에서 적지 않은 잡음에 시달렸고, 정책변별력이 떨어지는 탓에 명확한 전선(戰線)이 그어지지 않은 점도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번 4.11 총선의 관전 포인트와 예비경선 기간의 이모저모를 정리해 봤다.

與野 양 진영이 가진 오해

선거는 정치인과 이를 선택하는 민심의 민낯을 여실히 볼 수 있는 민주주의의 정점이다.
정치인 혹은 정치 지망생의 입장에서는 민심의 반응과 향방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이다. 선거 기간 시시각각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후보자의 말 한마디와 행동거지 하나에 지지율은 춤을 추기 마련이다. 평소에는 다소 고압적인 자세와 목소리를 가진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유독 선거기간에 허리를 자주 숙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들 역시 정치의 대상자나 수혜자가 아닌 선택자로서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간이다.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피는 한편 소속 정당이 내놓은 정책을 꼼꼼히 살펴 향후 4년 동안 유권자 자신의 권리와 정치적 운명 전반을 위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아무리 닳고 닳은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눈앞의 승부 때문에라도 진실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 정치판에 온갖 이합집산과 저급한 술수가 난무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선거기간에는 해당 정당과 후보의 진정성을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권자 역시 마찬가지여서 보다 예민하고 예리한 눈으로 정치판을 지켜보게 된다. 유독 선거기간에 각종 비리와 거짓말이 파헤쳐지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진실 되고 예민해져 있어야 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 각자의 논리와 오해에 빠져 민심의 민낯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맹공을 펼치고 있는 야당들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회복시킬 대안은 자신들밖에 없다고 단정 짓고 있다.

이런 야권을 바라보는 민심의 눈빛은 싸늘하다. 최근 여러 기관에서 발표하고 있는 정당지지율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초 새누리당을 크게 앞지르며 1위를 달리던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은 불과 50여 일만에 2위로 추락했으며, 기존의 격차를 그대로 복원시켜 놓았다. 이는 앞서 민주통합당 스스로 호언장담했던 공천혁명, 인적쇄신, 정책선거를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수세에서 몰린 여권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 정부를 배출해낸 집권여당의 처지를 애써 외면하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통렬한 자기반성은 찾아볼 수 없고, 자신들의 정당에 아직 소속되어 있는 대통령을 공격하기까지 한다.

이는 참으로 쓴 웃음을 짓게 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논리대로라면 지난 4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 단독으로 국정운영을 했던 셈이다. 당정청의 소통통로는 전혀 없었으며,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여야 할 것 없이 저마다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민심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그저 지금까지 국회를 중심으로 행해왔던 ‘그들만의 잔치’로 이번 선거를 치를 모양이다.

與, ‘새 인물’과 ‘새 바람’의 함정

지난 10.26 재보선을 정점으로 기존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염증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당의 나경원 의원과 야당의 박영선 의원 등 쟁쟁한 중견 정치인이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은 정치신인이자, 정당에 소속조차 되어 있지 않은 시민사회세력 진영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이후 정치계에서는 혁신과 개혁 그리고 쇄신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여당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까지 갈아치웠고, 야당 역시 연대를 통해 새 인물을 대거 영입하는 등 구조조정에 힘썼다.

하지만 여기에도 여야의 오해가 반영됐다. 국민들이 원했던 것은 구조적이고 가시적인 변화가 아닌 정치 전반의 혁신이었다. 이는 단순히 당명을 바꾸거나, 조직구조 개편을 단행한다고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조건 새롭고 젊다고 해서 정치개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신인의 대거 유입은 불필요한 시행착오와 입법 활동의 미숙함을 초래할 수 있다.
진정한 변화는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의 의식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지역주의, 색깔론, 패거리주의, 정책부재, 정당이기주의 등 우리 정치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하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선행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단순한 조직개편이나 인물영입으로 혁신과 개혁 그리고 쇄신을 이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벨트선거’ 그 고지는 누가 점령할까

‘강남벨트’, ‘낙동강벨트’ 등 유난히 ‘벨트’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여야가 미리부터 제시한 일종의 전선이자 배수진이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과 부산경남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를 지켜내야 하는 새누리당의 입장은 절박할 수밖에 없다. 해당 지역의 상징성을 고려해 볼 때 단순히 지역구 몇 석을 잃는 수준이 아니라, 총선 전반의 승패 여부를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강남벨트의 선봉장으로 정동영 후보를 내놨다. 지역구 역시 탈환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을이다. 이곳은 대구경북 못지않게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오죽하면 선거 때마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들은 아예 후보를 내지 않거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후보를 내세워 모양새만 간신히 갖추곤 했다. 최근 들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동영 후보가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것은 민주통합당으로서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카드를 내놨다. 참여정부시절부터 한미FTA를 주도해온 인물로, 구 참여정부 핵심인사였던 정 후보와 정면으로 격돌해 매우 치열하고 흥미로운 판세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산경남지역 중심으로 그어진 낙동강벨트에는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직접 나섰다. 본인이 직접 부산사상에 출마하는 한편 격전지로 예상되는 김해, 양산 등을 두루 챙기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뜻밖에도 문재인 후보의 상대로 20대 후반의 여성 후보인 손수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초 손수조 후보는 “지면 당연하고, 이기면 대박”이라는 대권주자로서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힘 빼기 전략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직접 방문해 힘을 싣는 등 실질적인 당선을 위해 당력을 모으는 모습을 보여 승패를 예상할 수 없는 또 다른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세종시를 둘러싸고 이른바 ‘금강벨트’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대전과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벨트다. 현 정부들어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한 차례 진통을 겪었던 지역인만큼 민심의 향방이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지 역시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4.11 총선 관전 포인트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야가 초박빙의 양상으로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탓에 이번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를 명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선거판의 전통적인 이슈라 할 수 있는 이념논쟁이다.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는 국내 정치판 이념구도 속에서 양진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또한 해묵은 색깔논쟁으로 옮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당장 민주통합당과 선거연대를 통해 여소야대 정국을 준비하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색깔론에 휘말려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동부연합’이라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조직이 존재하며 이들에 의해 이정희 대표가 조종당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이에 같은 당의 이상규 전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 역시 이 루머에 휩사여 있는 상황이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잠재적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끼치게 될 영향력이다. 박 위원장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거세게 휘몰아쳤던 탄핵역풍을 이겨내고 121석을 지켜내는 기염을 토해낸 바 있다. 이후 박 위원장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그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전반적인 위기에 몰린 상황이어서 이러한 박 위원장이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안 원장 역시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는 선거와 관련된 어떠한 행보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본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극적인 등장이 한 번쯤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반면 안 원장이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민주통합당의 비례대표 제의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총선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야는 현재 이른바 ‘전진론’과 ‘심판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전진론은 친노진영이 장악한 야권을 과거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번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의 승리는 곧 과거 참여정부로의 회귀라는 논리다.
이에 맞선 야권은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새누리당이 기존의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상대책위를 출범시키는 등 이명박 정부와의 거리두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결국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이명박 정부와 분리해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재의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박 위원장 또한 현 정부의 실정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서 눈여겨 봐야 하는 관전 포인트는 예비경선 단계에서부터 진행되어 온 야권연대의 성과 여부다. 우리 선거 역사상 거의 처음으로 전국적이고 포괄적인 선거연대가 이뤄졌다. 선거 때마다 초박빙의 표차로 승부가 결정나는 수도권에서 야권연대의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결국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정권교체에 대한 절실함이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등 선거연대의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과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고, 협상 타결까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는 점에서 당초 기대했던 ‘극적효과’는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정부, 기관, 포털 선거모드 돌입

3월23일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부재자신고서 접수가 시작됐다. 서울지방우정청은 부재자신고서 공식 접수 전날인 22일까지 소속 우체국과 우체통을 통해 2만 2,984통의 신고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부재자 신고서는 3월27일 18시까지 구, 시, 읍, 면의 장에게 도착해야 한다. 서울지역 22개 총괄우체국은 시민들이 부재자신고서를 쉽게 접수할 수 있도록 24일과 25일, 부재자신고서 접수창구를 운영하며 우체통에 넣은 부재자신고서를 수집했다.
또한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우편물의 완벽한 소통을 위해 오는 23일부터 4월11일까지 20일간을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비상소통체제에 들어간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부재자신고 우편물, 투표 안내문, 정당 홍보물 등 우편물이 약 2,670만 통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정사업본부는 이에 따라 본부와 9개 지방우정청, 우편집중국, 시·군 우체국 등 전국 257곳에 ‘선거우편물 특별 소통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매일 소통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우편물 소통에 필요한 차량을 확보하고 소통 상황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투입하는 등 우편물 소통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다. 아울러 선거관리위원회, 행정안전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 안전하고 정확하게 우편물을 소통시킬 예정이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부재자신고기간 중 우편으로 부재자 신고서를 발송할 경우 배달 소요기간을 고려해 마감전일까지 접수해줄 것과 배달된 선거우편물에 대한 빠른 수령을 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NHN은 총선을 앞두고, 검색포털 네이버에 ‘2019 총선 특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 서비스는 예년과 달리 PC 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네이버 총선 특별 페이지의 대표적인 차별점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식 제공하는 후보자별 정보 및 지역별 투표소 정보는 물론 지도 및 여론조사 등을 기반으로 한 ‘인포그래픽’을 제공해 이용자가 선거 동향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총선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SNS 공간의 분석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19대 총선은 SNS를 통한 선거 운동이 허용된 첫 번째 선거라는 점을 감안, 언론사에서 생산한 뉴스 외에도 SNS에서 논의되는 총선 관련 정보를 인포그래픽으로 가공해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총선 특별 페이지 ‘이슈 히스토리’ 코너를 통해서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의 SNS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된 총선 관련 이슈 및 키워드 및 인기 포스팅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데이터는 SNS 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인 ‘소셜메트릭스’에서 제공받아 노출한다.

그 외에도 총선 관련 뉴스 역시 이슈, 매체, 주목도 및 지역 별로 나누어 제공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총선 관련기사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언론사에서 발표한 여론 조사 기사 데이터 역시 인포그래픽으로 제공해 매체 및 시기 별 조사 결과 역시 한 눈에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향후 각 지역구의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면 ‘후보자는 지금’ 메뉴에서 지역구 별로 후보자를 조회할 수 있고, 각 후보자에 대한 선관위 제공 정보와 함께 후보자의 미투데이 포스팅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적화된 모바일 UI를 구축해 선거 당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변경되는 투표 결과를 빠르고 편리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NHN 미디어서비스실 윤영찬 이사는 “네이버 총선 특별 페이지는 19대 총선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기사, SNS 포스팅, 그래픽 등 여러 측면에서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며, “선거일 전까지는 다양한 이슈와 여론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선거 당일에는 투표 및 개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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