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_러시아 사할린 프로젝트]보석이 나오는 바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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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_러시아 사할린 프로젝트]보석이 나오는 바다를 아십니까?
  • 편집국
  • 승인 2017.05.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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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경관을 품은 사할린 체험기

 

   
▲ (1)작고 아담한 유즈노사할린스크 공항 도착. (2)유즈노사할린스크 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고르늬 보즈두흐 전망대.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활용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곳에서 스키를 즐긴다. (3)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러시아정교회 회당 앞에서 일행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4)지금은 폐광이 된 돌린스크 탄광모습. 과거 한인 강제징용 이주자들이 노역했던 고통의 현장이다. (5)유즈노사할린스크 제1공동묘지에 매장된 한인의 묘. (6)묵었던 숙소에서 내려다본 유즈노사할린스크 도심 전경. 왼쪽부터 현덕수 회장이 건축한 로즈타운 단지들이 즐비하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나라, <닥터 지바고>와 <안나 카레니나>의 배경이 되었던 곳,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등 보석 같은 고전들이 탄생한 나라, 러시아. 그곳의 동쪽 끝에 가면 ‘검은 바다로 들어가는 입구의 섬’이란 뜻의 옛 이름을 가진 ‘사할린’이 있다.
 
기록에 따르면 황량한 이 동토의 땅에 사람의 발길이 닿기 시작한 것은 2천 년 전쯤이다. 이후 러시아와 일본의 길고긴 영토분쟁을 거쳐 현재는 러시아 사할린으로 불리고 있다.
 
   
▲ (7)한인들의 묘가 많이 매장돼 있는 제1공동묘지 입구에 현덕수 회장이 세운 '사할린강제징용추모비' 앞에서 기념촬용을 하고 있다. (8,9)현덕수 회장의 호를 슨 목장 '록산원'에서 방목 중인 말과 순록, 드넓은 눈밭과 어우러져 이루는 장관을 담아내지 못해 아쉬운 사진이다. (10)로즈타운 내 조성된 핀란드식 사우나와 넓은 수영장. 뭐니뭐니해도 여행의 백미는 쌓인 피로를 말끔히 풀어주는 사우나이지 않을까. (11)오호츠크 해안가에서 즐기는 얼음낚시 역시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다. (12)전승기념관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본지 김길수 발행인.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그리 멀지 않은 이곳이 이토록 생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역사 속에서 ‘가깝고도 먼 나라’는 일본만이 아니기 때문일지 모른다. 구한말시대부터 간간이 우리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러시아는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가까이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도 잊힐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러시아 사할린 한인들의 슬픈 역사는 묻혀 버렸다.
 
그러나 세월의 풍화작용은 켜켜이 내려앉은 먼지를 떨어내고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는 법이니, 러시아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 또한 가슴 저린 시간들을 내보이고 있다.
 
너무나도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이들의 아픔을 달래고 위로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 일에 우리 시사매거진과 러시아 사할린 한인회가 함께하려 한다. 그래서 이번 초청방문은 더욱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 글을 마치며 일정 내내 우리와 함께 해준 현덕수 회장에게 감사를 전한다.
 

‘떠나온 고향이여, 돌아갈 수 없던 조국이여
그리움은 흘러 몇 구비
흐르는 것이 어찌 강물뿐이더냐
잊지 않고 간직했던 고향 주소여,
베갯머리 적시던 고향 생각은 꿈길이 아니라 꽃길이었네
 
조국에 잊히고 시대에 뒤엉키며
역사의 비극을 온 몸으로 견디며 살아온 세월
고난 가득한 삶에도
눈물은 세월과 함께 마르고, 고통의 밤에도 새벽은 밝았다.
고난을 넘어 왕생한 길
생명의 존엄을 잃지 않고 살다, 이제 여기 묻히니
부디, 잊지 말라
기억하지 않는 자에게 역사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추모비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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