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세종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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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세종 어린이
  • 박진혜 기자
  • 승인 2012.02.0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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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학생들의 건전한 언어문화 형성

말(言)은 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말을 뱉는 순간 그것은 그 사람의 첫인상이 되기도 하고, 또한 인품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말이 가벼워졌다. 한 번에 뜻을 알아들을 수 없고 뚫어져라 쳐다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말들이 사람들 속에, TV에, 인터넷 세상에, 거리에 범람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어른들의 세상이 아닌 아이들의 세상 속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전에 몸에 배어버리는 언어. 이것이야말로 언어의 위기다.

평소 청소년 언어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절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 교육을 꾸준히 실천해오던 여주 세종초등학교(www.sejong.es.kr/이하 세종초) 최승구 교장은 지난해 10월에 방영된 교육다큐멘터리 ‘욕, 해도 될까요?’ 시청으로,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청소년 언어문제를 실제 실험과 설문을 통한 구체적인 결과와 데이터로 접한 뒤 그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에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바른 언어 사용 습관을 도모하고,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건전한 언어문화를 형성하며, 가정·학교·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바른 언어문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학생 언어문화 개선 선도학교’를 운영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주체인 언어교육

세종초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종대왕의 얼이 깃들어 있는 여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얼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는 학교다. ‘바른 품성을 지닌 온누리 으뜸 인재 육성’을 교육지표로 내세우며 생각과 행동이 바른 어린이, 자주적인 어린이, 창조적인 어린이, 건강한 어린이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독서 3M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총체적 언어능력 기르기’와 ‘영어 의사소통능력 기르기’를 역점교육으로, ‘우리말·우리글 사랑 교육’, ‘창의적인 학급 경영’을 특색교육으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세종초는 오래 전부터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풀어나가고자 꾸준히 노력해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의 절대 다수가 초등학교 저학년(22.1%)과 고학년(58.7%)때 욕설을 배우거나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학교생활에서 중·고등학생들에 비해 초등학생들의 언어문화 실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초등학생들의 언어문화가 많이 황폐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 교장은 급속한 통신발달로 인한 무분별한 미디어 노출이 언어문화 황폐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꼽았다.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뜻도 모를 외계어들과 TV 프로그램 속에서 넘쳐나는 파괴된 우리말과 글들이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학생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또한 거리에 나가서 눈만 돌리면 보이는 잘못 쓰인 간판과 전단지 속 언어들이 학생들의 언어문화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최 교장은 이러한 외계어나 비속어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마치 시대를 앞서가는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드는 풍토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 중에는 잘못 쓰고 있는 말들이 무척 많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개선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최 교장. 이에 세종초는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에 관심 있는 관내 교사들을 중심으로 ‘여주초등우리말사랑연구회’를 조직하고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학자료를 발간·배부했으며,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말 가꾸기 으뜸 어린이 뽑기 대회’를 개최하는 등 작은 곳에서부터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KBS 한국방송이 함께 주관하는 ‘2010년 아름다운 「우리말 가꿈이」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다양한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 교육활동을 구안·적용했다. 또한 이를 통해 교육활동 노하우를 수정·보완하고, 새롭고 다양한 교육활동들을 적용하여 지난해 ‘학생 언어문화 개선 선도학교’를 운영한 것이다. 무엇보다 최 교장은 이러한 교육활동들이 교사의 단독 주도가 아닌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주체가 되어 이루어가고 있다는 것이 자랑할 만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세종초는 학생 언어문화 개선사업을 성실히 전개해왔다.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 방송 운영,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학급별 표어 제작, 등굣길 캠페인, 우리말·우리글 바로쓰기 사절단 VANK 활동 등 교육과정 전반에 걸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바른 학생 언어 사용 습관을 형성했으며, ‘친구 사랑의 날’ 운영, 집단 상담 활동, 나쁜 말 버리기 활동 등 인성교육과 병행한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바른 인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우리말 가꿈이’라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학생, 교사, 학부모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학생 언어문화 개선에 앞장서왔다. 가정-지역사회와의 연계도 도모해 언어문화 개선에 뜻을 같이 하면서 총체적인 언어문화 개선 환경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우리말과 우리글을 바르게 쓰는 문화 확산에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다.

최 교장은 그동안의 활동들이 일회적인 행사가 아닌 교육과정의 틀 속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언어문화 개선교육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체계적인 운영 결과를 분석해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보완해 이를 지속적인 교육활동으로 전개하는 것 역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가 될 때까지

최 교장은 평소 ‘최고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한다. 이는 그의 신념이기도 하다.
“내가 말하는 ‘최고’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한 줄 세우기에서의 1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 중 최고가 시험 성적이 좋은 한 학생을, 교사들 중 최고가 실적이 높은 한 교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는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영예다. 현실의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굳은 의지로 잘 극복해내고, 가장 힘든 자신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이겨내서 목표에 도달하는 사람이야말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바른 품성을 지닌 온누리 으뜸 인재 육성’라는 세종초의 교육지표처럼 최 교장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그는 학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통해 각자 자신의 소질과 흥미를 찾아내어 그 영역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세종초는 교과 맞춤형 개별학습, 다양한 방과후학교 활동, 맞벌이 가정의 학생을 위한 보육교실, 학력 향상을 위한 학년별 프로젝트, 지역공동 영재학급, 다양한 인증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활동에 힘입어 교과 학업성취도는 매년 향상되고 있으며 기초학습 부진아도 없다.
끝으로 최 교장은 영국작가 사무엘 존슨의 말을 인용해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세종초 학생들에게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은 힘이 아니라 불굴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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