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세계는 전쟁중’ ‘한국은 휴전중’
차세대 패권위해 경쟁적 개발, 바이오에너지 인기
대체에너지란 석탄, 석유, 원자력 및 천연가스가 아닌 태양에너지, 바이오매스, 풍력, 소수력, 연료전지, 석탄의 액화, 가스화,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 및 기타로 구분되고 있고 이외에도 지열, 수소, 석탄에 의한 물질을 혼합한 유동성 연료를 의미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체에너지란, 넓은 의미로는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좁은 의미로는 신·재생에너지원을 나타낸다.
미국, 대체에너지 개발 박차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매년 10%라는 세계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온실가스배출량 증가율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 세계기후협약 이행이 늦춰지고는 있지만 머지않아 우리도 여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어서 대체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은 더욱 무게 중심을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선진각국에서 활발히 기술개발이 진행되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대체에너지로는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가 주종을 이루며, 바이오매스, 지열, 파력, 조력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98년 미국 조지 워싱턴대에서 발표한 '미국의 미래기술'에 의하면 미국은 2010년쯤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대체에너지로 충당하게 된다고 하며, 또 유럽연합(EU)이 97년 발간한 '에너지백서'는 2010년까지 대체에너지 비중을 현재의 2배인 12%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의 메카라 할수 있는 덴마크의 경우 4,900개의 풍력터빈에서 1,135MW의 전기를 생산 전기소비량의 7%를 충당하고 있으며, ‘에너지 21’ 계획에 의하면 “2000년에 10%, 2030년까지 50%를 풍력으로 대체한다”는 목표아래 대체에너지 개발과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오히려 2015년까지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98년 27.5%에서 34.2%로 늘릴 계획이며, 대체에너지 개발은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97년부터 "에너지 기술개발 10개년 계획"에서야 비로소 현재 0.82%에 불과한 대체에너지 비율을 2%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 정도이다.
앞으로 20년 후면 에너지 수급 불균형, 50년 후에는 거의 고갈상태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써 현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 상태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은 더욱 시급한 과제이다.
미국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발달로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재생 에너지는 또 공해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극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지구촌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 효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미국 과학계의 주장이다.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쇼 전시장에는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시퀄(Sequel)’이라는 이름의 자동차가 선보였다. 이 자동차는 외형상 다른 자동차와 크게 다른 점이 없으나 자동차 뚜껑 바로 밑에 수소연료전지가 달려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현재와 같이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시대의 종말이 머지않았다고 인식한다. 이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와 같은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자동차의 개발에 자동차산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는 산업계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수소 에너지 개발·연구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12억달러의 예산을 사용토록 했다. 미국에서는 수소연료전지가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으며, 이로써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인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과 환경 오염 등으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지 못하면 미국의 국가 안보가 결정적인 위협을 받는 사태가 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미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이라크 사태가 해결돼 중동의 석유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경우에도 석유 공급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유전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고, 지금보다 깊은 땅속에서 석유를 생산해도 이 같은 화석연료 자원은 언젠가 고갈된다. 석유 자원이 언제 바닥이 날지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앞으로 30년 이내에 중대한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수소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사용 비용은 이보다 더 비싼 게 현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대체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도요타의 프리어스, 혼다의 인사이트 등 휘발유와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 정부 당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다인승 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연료 절약형 차량 이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이외에도 풍력, 태양력, 지열, 생물 자원 (biomass) 등 비화석연료 개발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정부는 특히 수소 기술, 차세대 원자력 발전, 청정 석탄 (clean coal) 등을 미래 에너지 개발 3대 분야로 지정하고 내년도에 234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관련 연구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미국의 연방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대체에너지 개발 및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수소 고속도로’ 건설이라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주요 고속도로에 150개의 수소 에너지 충전소를 건립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차량의 편의를 적극 도모하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전국을 통틀어 수소연료전지 충전소 27곳이 운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메사추세츠 등 13개 주 정부는 전력 공급원으로 풍력 등 대체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을 일정 비율 사용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도 “대체에너지 개발추진”
중국역시 대규모 대체에너지 연료 개발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는 주요 석유 소비 국가. “석유를 빨아들여 유가를 올리는 장본인”이라는 타국의 ‘불평 어린 질시’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에너지 대규모 소비국인 중국이 대체에너지 개발의 선도자로 역할을 바꿀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독일 본에서 열린 ‘재생가능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201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재생가능 연료를 통해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상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까지 생산 에너지는 121기가와트에 이를 전망. 방식은 주로 소형의 수력발전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사용 촉진을 위한 법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에너지 부족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원유 수입량도 치솟았다. 따라서 에너지원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절박한 상태다. 미국의 환경조사단체인 월드워치의 크리스토퍼 플라빈 대표는 “중국은 대체에너지 개발 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콘퍼런스 분위기를 전했다.
국가가 대체에너지 생산에 팔을 걷어붙인다고 해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제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 개발이 이를 쫓아가기 어렵다는 것. 에너지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대체에너지 개발안은 불안한 유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시점에서 발표돼 주목받았다. 지난주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테러 등의 여파로 배럴당 40달러 위로 치솟았다. ‘유가 50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대체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2%를 재생 가능한 연료에서 얻겠다고 공약했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개발도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5억유로(약 715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역시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20%씩 이 분야의 대출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1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한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사용의 확산도 쉽지 않아 풍력의 경우 2001년 전 세계 생산량의 86%가 덴마크 독일 스페인 미국 등 4국가에 몰려 있는 실정이다.
지구촌, 바이오에너지 경쟁 '활활'
최근에는 대체에너지로서 '바이오에너지'가 세계적인 추세에 있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옥수수, 콩, 사탕수수, 해바라기, 무 등으로 만든 바이오에탄올이나 바이오디젤이 대체 에너지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석유 대체 에너지로 바이오에너지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중국 등은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바이오에너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 에너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옥수수를 활용한 에탄올 생산량이 최근 수년간 연평균 30%씩 증가하는 추세다.
연방정부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요가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버지니아주 웨스트 포인트에서 열린 바이오디젤 시연회에서 앞으로 바이오디젤 산업 발전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바이오 에너지가 기존 화석 에너지 수요의 10%를 대체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생산은 오는 2012년에는 284억L에 이를 전망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에는 바이오디젤이 전체 자동차 연료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주요 주와 도시들은 바이오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신시내티를 오가는 시외 버스들은 바이오디젤 연료를 사용한다. 이 버스에서 나오는 연기에서는 팝콘 냄새가 난다.
유럽에서는 바이오 디젤이 폭넓게 상용화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보급 확산 정책 덕분이다. EU 회원국들은 차량 연료의 에탄올 비율에 따라 L당 29∼47센트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EU의 전체 경유 소비량 중 바이오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2%. EU는 이를 2012년 5.75%,2020년 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청소차량, 대형버스 등 공해가 많은 대형 경유차량에 대해 바이오 디젤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연간 바이오 디젤 사용량이 1백50만t을 넘어섰다. 100% 바이오 디젤만 사용하는 자동차도 있다. 바이오디젤 판매 주유소는 전국에 1천700개를 넘는다. 내년 초 독일은 연간 200만t의 바이오 디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프랑스는 인구 10만명이상 도시의 공공 차량에 바이오 디젤 연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2003년 36만t을 생산했던 프랑스는 2007년까지 바이오 디젤 생산량을 3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최근 바이오 에너지 생산 증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바이오에너지 사용비율을 오는 2010년까지 1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최근 바이오디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유지식물 발굴 및 재배를 확산하는 한편 2012년까지 가시적인 보급 성과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도 최근 바이오 디젤 품질 기준을 마련해 보급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자기름이나 설탕 생산이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종려기름 생산국인 말레이시아는 종려기름을 이용한 바이오 디젤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 야자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야자열매를 이용한 공장을 건립 중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바이오에탄올 생산국이다. 지난해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에탄올 23억달러어치를 각국에 팔아 전세계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브라질 정부는 기존 디젤 연료에 해바라기, 무, 파마자 등 식물 추출 성분으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사용하도록 하는 조치를 올해 안에 취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당초 오는 2008년부터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전국적으로 바이오디젤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
오는 2013년부터는 의무 혼합비율을 5%로 높일 계획이다. 현재 6개의 바이오 디젤 공장을 가지고 있는 브라질은 2007년말까지 11개 공장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1억4천320만L인 바이오디젤 생산량을 내년에는 4억7천320만L로 증산할 예정이다.
한국만 늑장대응
세계가 대체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탈(脫) 석유'를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70년대 1차 오일 쇼크 이후 선진국들은 풍력, 태양력,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 보급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30여년을 흘려보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가 됐는데도, 발등의 불을 끌 대체에너지가 없어 발만 구르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스웨덴, 일본은 부존 에너지 빈국(貧國)이라는 점에선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석유 파동 이후 이들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 현재 프랑스는 50%, 스웨덴 62%, 일본은 20%로 에너지 자립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립도가 현재 원자력?수력 등을 포함해 18% 선에 머물고 있다.
원자력을 제외하면 풍력, 태양광, 수력 등 대체에너지가 국가 전체 에너지에서 담당하는 비율이 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25위다. 전문가들은 수차례의 석유 파동을 겪을 때마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해야 한다'며 부산을 떨다가 유가가 떨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들해진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한 에너지 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으면 과다한 에너지 비용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는 고사하고 후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차세대 패권위해 경쟁적 개발, 바이오에너지 인기
대체에너지란 석탄, 석유, 원자력 및 천연가스가 아닌 태양에너지, 바이오매스, 풍력, 소수력, 연료전지, 석탄의 액화, 가스화,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 및 기타로 구분되고 있고 이외에도 지열, 수소, 석탄에 의한 물질을 혼합한 유동성 연료를 의미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체에너지란, 넓은 의미로는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좁은 의미로는 신·재생에너지원을 나타낸다.
미국, 대체에너지 개발 박차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매년 10%라는 세계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온실가스배출량 증가율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 세계기후협약 이행이 늦춰지고는 있지만 머지않아 우리도 여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어서 대체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은 더욱 무게 중심을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선진각국에서 활발히 기술개발이 진행되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대체에너지로는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가 주종을 이루며, 바이오매스, 지열, 파력, 조력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98년 미국 조지 워싱턴대에서 발표한 '미국의 미래기술'에 의하면 미국은 2010년쯤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대체에너지로 충당하게 된다고 하며, 또 유럽연합(EU)이 97년 발간한 '에너지백서'는 2010년까지 대체에너지 비중을 현재의 2배인 12%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의 메카라 할수 있는 덴마크의 경우 4,900개의 풍력터빈에서 1,135MW의 전기를 생산 전기소비량의 7%를 충당하고 있으며, ‘에너지 21’ 계획에 의하면 “2000년에 10%, 2030년까지 50%를 풍력으로 대체한다”는 목표아래 대체에너지 개발과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오히려 2015년까지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98년 27.5%에서 34.2%로 늘릴 계획이며, 대체에너지 개발은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97년부터 "에너지 기술개발 10개년 계획"에서야 비로소 현재 0.82%에 불과한 대체에너지 비율을 2%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 정도이다.
앞으로 20년 후면 에너지 수급 불균형, 50년 후에는 거의 고갈상태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써 현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 상태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은 더욱 시급한 과제이다.
미국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발달로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재생 에너지는 또 공해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극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지구촌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 효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미국 과학계의 주장이다.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쇼 전시장에는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시퀄(Sequel)’이라는 이름의 자동차가 선보였다. 이 자동차는 외형상 다른 자동차와 크게 다른 점이 없으나 자동차 뚜껑 바로 밑에 수소연료전지가 달려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현재와 같이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시대의 종말이 머지않았다고 인식한다. 이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와 같은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자동차의 개발에 자동차산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는 산업계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수소 에너지 개발·연구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12억달러의 예산을 사용토록 했다. 미국에서는 수소연료전지가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으며, 이로써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인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과 환경 오염 등으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지 못하면 미국의 국가 안보가 결정적인 위협을 받는 사태가 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미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이라크 사태가 해결돼 중동의 석유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경우에도 석유 공급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유전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고, 지금보다 깊은 땅속에서 석유를 생산해도 이 같은 화석연료 자원은 언젠가 고갈된다. 석유 자원이 언제 바닥이 날지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앞으로 30년 이내에 중대한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수소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사용 비용은 이보다 더 비싼 게 현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대체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도요타의 프리어스, 혼다의 인사이트 등 휘발유와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 정부 당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다인승 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연료 절약형 차량 이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이외에도 풍력, 태양력, 지열, 생물 자원 (biomass) 등 비화석연료 개발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정부는 특히 수소 기술, 차세대 원자력 발전, 청정 석탄 (clean coal) 등을 미래 에너지 개발 3대 분야로 지정하고 내년도에 234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관련 연구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미국의 연방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대체에너지 개발 및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수소 고속도로’ 건설이라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주요 고속도로에 150개의 수소 에너지 충전소를 건립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차량의 편의를 적극 도모하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전국을 통틀어 수소연료전지 충전소 27곳이 운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메사추세츠 등 13개 주 정부는 전력 공급원으로 풍력 등 대체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을 일정 비율 사용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도 “대체에너지 개발추진”
중국역시 대규모 대체에너지 연료 개발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는 주요 석유 소비 국가. “석유를 빨아들여 유가를 올리는 장본인”이라는 타국의 ‘불평 어린 질시’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에너지 대규모 소비국인 중국이 대체에너지 개발의 선도자로 역할을 바꿀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독일 본에서 열린 ‘재생가능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201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재생가능 연료를 통해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상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까지 생산 에너지는 121기가와트에 이를 전망. 방식은 주로 소형의 수력발전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사용 촉진을 위한 법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에너지 부족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원유 수입량도 치솟았다. 따라서 에너지원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절박한 상태다. 미국의 환경조사단체인 월드워치의 크리스토퍼 플라빈 대표는 “중국은 대체에너지 개발 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콘퍼런스 분위기를 전했다.
국가가 대체에너지 생산에 팔을 걷어붙인다고 해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제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 개발이 이를 쫓아가기 어렵다는 것. 에너지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대체에너지 개발안은 불안한 유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시점에서 발표돼 주목받았다. 지난주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테러 등의 여파로 배럴당 40달러 위로 치솟았다. ‘유가 50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대체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2%를 재생 가능한 연료에서 얻겠다고 공약했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개발도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5억유로(약 715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역시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20%씩 이 분야의 대출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1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한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사용의 확산도 쉽지 않아 풍력의 경우 2001년 전 세계 생산량의 86%가 덴마크 독일 스페인 미국 등 4국가에 몰려 있는 실정이다.
지구촌, 바이오에너지 경쟁 '활활'
최근에는 대체에너지로서 '바이오에너지'가 세계적인 추세에 있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옥수수, 콩, 사탕수수, 해바라기, 무 등으로 만든 바이오에탄올이나 바이오디젤이 대체 에너지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석유 대체 에너지로 바이오에너지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중국 등은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바이오에너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 에너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옥수수를 활용한 에탄올 생산량이 최근 수년간 연평균 30%씩 증가하는 추세다.
연방정부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요가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버지니아주 웨스트 포인트에서 열린 바이오디젤 시연회에서 앞으로 바이오디젤 산업 발전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바이오 에너지가 기존 화석 에너지 수요의 10%를 대체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생산은 오는 2012년에는 284억L에 이를 전망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에는 바이오디젤이 전체 자동차 연료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주요 주와 도시들은 바이오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신시내티를 오가는 시외 버스들은 바이오디젤 연료를 사용한다. 이 버스에서 나오는 연기에서는 팝콘 냄새가 난다.
유럽에서는 바이오 디젤이 폭넓게 상용화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보급 확산 정책 덕분이다. EU 회원국들은 차량 연료의 에탄올 비율에 따라 L당 29∼47센트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EU의 전체 경유 소비량 중 바이오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2%. EU는 이를 2012년 5.75%,2020년 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청소차량, 대형버스 등 공해가 많은 대형 경유차량에 대해 바이오 디젤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연간 바이오 디젤 사용량이 1백50만t을 넘어섰다. 100% 바이오 디젤만 사용하는 자동차도 있다. 바이오디젤 판매 주유소는 전국에 1천700개를 넘는다. 내년 초 독일은 연간 200만t의 바이오 디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프랑스는 인구 10만명이상 도시의 공공 차량에 바이오 디젤 연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2003년 36만t을 생산했던 프랑스는 2007년까지 바이오 디젤 생산량을 3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최근 바이오 에너지 생산 증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바이오에너지 사용비율을 오는 2010년까지 1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최근 바이오디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유지식물 발굴 및 재배를 확산하는 한편 2012년까지 가시적인 보급 성과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도 최근 바이오 디젤 품질 기준을 마련해 보급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자기름이나 설탕 생산이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종려기름 생산국인 말레이시아는 종려기름을 이용한 바이오 디젤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 야자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야자열매를 이용한 공장을 건립 중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바이오에탄올 생산국이다. 지난해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에탄올 23억달러어치를 각국에 팔아 전세계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브라질 정부는 기존 디젤 연료에 해바라기, 무, 파마자 등 식물 추출 성분으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사용하도록 하는 조치를 올해 안에 취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당초 오는 2008년부터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전국적으로 바이오디젤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
오는 2013년부터는 의무 혼합비율을 5%로 높일 계획이다. 현재 6개의 바이오 디젤 공장을 가지고 있는 브라질은 2007년말까지 11개 공장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1억4천320만L인 바이오디젤 생산량을 내년에는 4억7천320만L로 증산할 예정이다.
한국만 늑장대응
세계가 대체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탈(脫) 석유'를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70년대 1차 오일 쇼크 이후 선진국들은 풍력, 태양력,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 보급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30여년을 흘려보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가 됐는데도, 발등의 불을 끌 대체에너지가 없어 발만 구르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스웨덴, 일본은 부존 에너지 빈국(貧國)이라는 점에선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석유 파동 이후 이들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 현재 프랑스는 50%, 스웨덴 62%, 일본은 20%로 에너지 자립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립도가 현재 원자력?수력 등을 포함해 18% 선에 머물고 있다.
원자력을 제외하면 풍력, 태양광, 수력 등 대체에너지가 국가 전체 에너지에서 담당하는 비율이 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25위다. 전문가들은 수차례의 석유 파동을 겪을 때마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해야 한다'며 부산을 떨다가 유가가 떨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들해진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한 에너지 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으면 과다한 에너지 비용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는 고사하고 후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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