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첨단복합물질상태연구단(김기훈 단장/이하 연구단)은 이러한 다체계 물리 현상을 보이는 다강체 물질, 양자 임계 물질, 그리고 최근 새롭게 발견된 철-기반 초전도체 등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고 이의 기본 물성을 연구, 진기한 물질의 상태를 발견하고, 그와 관련된 물리의 이해와 응용에 근간이 되는 다기능성 정보를 얻는 연구를 진행 하고 있다.
산화물 또는 금속간 화합물의 단결정 및 다결정 합성을 통해 흥미로운 현상을 보이는 신물질을 탐색하며 나아가 극저온, 고압, 고자기장 등의 극한 조건에서 물성을 측정함으로써 기저 상태의 물리 현상을 관찰하고 그 근원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물질 탐색으로 다기능성 정보 얻어, 응집물질 연구분야 선두
현재 연구단이 주력하는 연구는 물질군으로 분류할 때 다강체 물성 연구, 신 초전도체 물성 연구, 양자 물성을 보이는 금속간 화합물 연구다. 그 중에서도 최근 복잡계 소재 중 대표적인 다강체(multiferroics) 물질에 대한 연구가 주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다강체는 강자성(혹은 반강자성), 강유전성(혹은 반강유전성), 강탄성(혹은 반강탄성) 중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성질이 같이 존재하는 물질군으로 다양한 강성 매개변수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다강체를 이용하면 자기장으로 전기분극을 혹은 전기장으로 자화율을 조절 할 수 있거나 외부 압력으로 자화율, 전기분극 변화를 이룰 수도 있다. 이에 김기훈 교수는 “상온에서 다강성을 이용할 시 다양한 기능성 소자를 구현할 수 있고, 근본적인 물성 이해가 향후 소자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오비탈 자기 모멘트 변화로 자기 이방성을 약화시킬 때 작은 임계자기장으로 유전분극을 유도할 수 있는 다강체 육박정계 철산화물을 발견해 거대 자기전기감수율을 구현한 데 이어 최근 상온에서 전기장으로 자화율을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 이들은 다강체에서 최초로 발견된 결과이며, 앞으로 그 과학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구실에서는 미국 고자기장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극저온 고자기장 환경 내에 무거운 페르미온계 물질에서 양자임계점 부근 상전이의 전자구조 변화 수반을 증명하고, 알려져 있지 않은 질서 변수에 대한 새로운 단서도 제공했다. 또한 다강체 물질에서 유전율/전기분극 변화 양상 분석을 통해 새로운 준전기성 상전이 및 임계끝점을 발견해서 보고한 바 있으며 양자 2차 상전이를 보이는 물질을 발견했다. 연구단은 그동안 축적한 시료 성장 기술을 발판으로 단결정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고, 이 물질계의 윗임계자기장(Hc2)에 대한 연구로 초전도 기작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시료들을 국내외 연구진에게 보급해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김기훈 단장은 “연구단은 다양한 결정 성장 능력을 바탕으로 신물질을 개발과 함께 이 물질에서 50 mK의 극저온, 4 GPa의 고압, 그리고 100 T의 고자기장 측정 기술을 결합해 넓은 극한 상공간에서 물질의 기저 상태를 탐색하고 새로운 물리 현상을 발견하여 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연구 결과들의 학술 논문 출간뿐 아니라 다양한 원천 물질 및 측정 장치에 대한 국내 및 해외 특허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는 아직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는 고체물리 연구 분야에 있어 국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이 외에도 연구단은 다중 상공간 내의 물성 연구를 위해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에서 쉽게 이룰 수 있는 상온, 상압, 저자기장 등의 환경부터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이루어 낸 가장 극한적인 저온, 고압, 고자기장 환경까지 다양한 열역학적 물리조건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이런 조건에서 다양한 물성 측정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가고 있다.
앞으로 연구단은 물성 측정 기술을 보다 넓은 극한 환경 조건과 결합하기 위해, 희석 냉동기, 고자기장, 고압, 저온 기반 시설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이로부터 고체 물성 연구 영역과 대상 소재 합성에 대한 경험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