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나라당 비대위가 새 당명으로 '새누리당'을 채택했다. 이로써 14년 3개월 동안 회자되었던 '한나라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됐다.
한나라당은 민주정의당으로 출발해 민주자유당, 신한국당으로 당명으로 바꾸며 보수정당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한나라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릴 때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당명을 바꿔왔다.
한나라당의 시초인 민주정의당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전두환 당시 장군이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1981년 1월 창당했다. 민주정의당 시절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이후 1988년 4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야권인사들이 공격적으로 도전한 총선에서 패배해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여소야대의 국면을 맞았던 것이다.
이에 민주정의당은 1990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와 김종필 당시 신민주공화당 총재 등 두 야당과 합당해 민주자유당으로 당명을 개정하고 여대야소를 회복했다.
하지만 각 계파단의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에 합당 초기 민정계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 출범 직후부터 극심한 내적 갈등에 휩싸였다.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후 계파 간 갈등이 소강상태에 빠진듯 했지만, 1995년 김종필 전 신민주공화당 총재가 당시 민주자유당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하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이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됐으며, 그 해 6월에는 지방선거 참패를 겪기도 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개정했다. 이와 함께 3당 합당의 과오를 벗고, 역사바로세우기를 제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명 개정효과였는지 이듬해(1996년) 총선에서 다수의석을 확보해 집권여당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듯 했다.
그러나 이회창 당시 차기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문제가 터지고, 이인제 당시 대선주자 등 탈당이 이어지자 김영삼 당시 대통령마저 탈당을 결행하게 된다.
이에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는 1997년 11월, 15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한나라당으로 새롭게 재창당했다. 이 이름은 이 전 후보가 조 순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며 '하나'와 '크다'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대선에서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패하며 창당 이후 처음으로 야당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게된 지금 상황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10.26부정선거 의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잇따은 권력형 비리사건 등 각종 악재들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으로의 변신을 선택한 한나라당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