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리웃의 대표적인 흥행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워 호스'와 와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 에피소드1 - 보이지 않는 위험 3D'가 오는 9일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워 호스'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년 앨버트와 군마(軍馬) 조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1993년 '쉰들러 리스트', 1998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스필버그가 연출한 세 번째 전쟁 휴먼 드라마다. 이 영화에서 스필버그는 주인공 조이의 섬세한 감정변화를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로 말을 동원한 것이 눈에 띤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방불케하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장면도 일품이다. 특히 참호장면은 참호전문가들로부터 1917년 당시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 영화는 제84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촬영상, 미술상 등 총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한편 '스타워즈 : 에피소드1'은 1999년 발표한 오리지널을 3D로 전환시킨 작품이다. 연출자인 조지 루카스는 현실적인 영상을 전하기 보다 눈속임이 강하다는 생각에 3D 영화 제작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백투더 퓨처3', '크리스마스 캐롤'의 로버트 저메키스와 '터미네이터',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강력히 제안해 생각을 바꾸었다는 후문이다. 3D로 구현된 자동차 경주장면과 제다이 전사들의 광선검 결투장면의 시각효과는 일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는 '죠스', 'ET', '스타워즈 4, 5, 6',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 등 블록버스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흥행귀재들이다. 그렇지만 '워 호스'와 '스타워즈 : 에피소드1 - 보이지 않는 위험 3D'을 보면 두 감독 모두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몇 겹의 에피소드가 엮이는 '워 호스'의 이야기 전개는 지루하기 그지 없고, 결말은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의 입맛 맞추기에 급급한 인상마저 준다.
한편 '스타워즈' 3D 버전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낼만한 혁신적인 영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3D 영화에서 흔한 물체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효과보다는 기존의 그림에 입체감을 더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루카스 감독 스스로 "사물이 관객의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은 편법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화면과 관객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한다. 3D와 3D전환은 예술가가 나서야 하는 예술적인 영역이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루카스의 완고함이 진부한 영상을 만들어 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작품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분명 관객들의 몫이다. 그렇지만 스필버그와 루카스의 시대는 이제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