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문화사업부는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와의 공동주관 하에 오는 2011년 12월9일부터 2012년 3월11일까지 천마아트센터에서 약 100일간의 ‘대구 인체의 신비 展’을 개관한다. ‘인체의 신비 展’은 2002년 이후, 국내에서 45회 이상의 전국 순회 전시가 진행되었다. ‘대구 인체의 신비 展’은 지난 2004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진행되는 전시로, ‘2011 대구 방문의 해’를 기념한 투어전시다.
이 전시는 실제 인체에 대한 조형전시를 통해 객관적인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한편, 사람이 하는 모든 문화 활동의 매개체인 인체에 대한 고찰을 이끌어내는 전시다. 미취학 아동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다.
2012 대구 ‘인체의 신비展’은 대구시 각 구역별 청사와 복지사업체 연계를 통한 기부사업을 통해 문화복지사업을 병행한다. 소외계층을 포함한 유아동 및 청소년층에 대한 전시문화 서비스를 실시함으로써 지역의 잠재적 문화소비자 양성을 추진, 평생교육과 기업문화복지를 포괄하는 사업으로 진행된다.
생체 보존의 기법 ‘플라스티나제이션’ 표본 전시
‘인체의 신비展’은 인류 역사의 주체인 인간의 몸에 대한 끝없는 갈망, 수천년 간 이어진 해부학 연구와 과학 기술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모형이 아닌 실제 인간의 몸을 해부 표본화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 전시하는 것으로 기존의 어떤 과학적 자료보다 더 생생하게 우리 몸속의 경이로움을 보여 줄 것이다.
이 전시는 실제 인체에서 수분과 지방을 제거한 후 빈 공간을 투명수지로 채우는 플라스티네이제이션 기법으로 표본화하여 가장 원래에 가까운 인체를 보존할 수 있는 기법으로 만들어진 전시이다.
‘플라스티나제이션(Plastinization)’라는 해부기법은 인체를 생전의 모습 그대로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획기적인 과학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제작된 인체 표본은 피부조직 질감에서 미세한 모세혈관 하나하나까지 영구히 유지되며, 신체 장기와 뇌조직도 상온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의학적인 표본 전시라는 의미 이외에도 인체에 대한 고찰 의미,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동작 구현 등을 통한 미적 요소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인체에 대한 자각과 생활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이번 전시는 녹음된 사운드 트랙이 아닌 풍부한 전시 경험을 가진 도슨트가 직접 설명하는 오리지날 나레이션 전시로서, 전신표본, 근육계, 골격계, 뇌신경계, 소화기계, 호흡기계, 순환기계, 비뇨생식기계, 태아 등의 총 9개 섹션, 160점의 인체 표본을 전시한다.
문화의 장을 여는 의미로서의 인체는 의미
인체는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의 매체이다. 여기에는 예술 활동이나 예술을 의식하는 활동도 모두 포함되기 마련인데 노동력이 뒷받침 되는 건축예술은 물론 음악, 미술, 무용, 뮤지컬 등 어떤 예술행위도 인체라는 매체를 거치지 않고서는 표현해 낼 수 없는 예술 행위이며 이런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도 물론 인체의 모든 감각들이 필요하다.
음악이라는 한 장르만 보더라도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근육과 신경,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행동을 가늠하기 위한 시각과 촉각, 음악을 인지하기 위한 청각과 뇌, 합주를 완성하기 위한 인지능력 등이 모두 인체에 기반한다.
물론 예술 활동은 인체의 감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차원의 사고와 학습을 통한 표현력이 필요한 활동이지만, 모든 예술 활동의 인지와 표현 활동에 있어 인체가 매개체가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체는 하나의 인격체를 담아내는 삶의 매체
화려한 건축물과 풍요로운 재화를 누리며 도시생활을 하는 중에 물질문명이 만연했다는 말을 자주 접하곤 한다. 그렇다면 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문명은 무엇일까? 문화활동 산물이나 문화상품들은 결국 가시적으로 표현된 상품이나 작품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보여지는 데, 이런 작품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정신적인 활동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정신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우리의 몸과는 달리 순수하게 육신만이 남아있는 인체는 사람들에게 단순한 물질이나 사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기 자신과의 차이점을 인식하게 한다. 생명이 없는 인체는 생명을 담고 있던 그릇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동치고 있지 않으며 살아있지 않다는 차이점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마련인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스스로 살아있기 때문에 인지하고 사고할 수 있는 자신의 의식을 반향적으로 느끼게 되고, 원천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명과 사고라는 행위를 다시 한 번 고찰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생명을 담고 있는 그릇인 인체야말로 물질이면서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하나의 인격체를 담아내는 삶의 매체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런 이유로 사람은 더 이상 숨 쉬고 있지 않는 인체를 마치 거울처럼 바라보며 그 안에 있지 않은 자신의 영혼과 생명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