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단독으로 표결처리한 한나라당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대립, 그리고 이로 인한 국민들의 대규모 반대집회로 진통을 앓고 있는 한미 FTA의 발효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美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실무협의에서 한국이 1월1일까지 발효를 요청한 것에 대해 미국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고 밝혔다.
인사이드유에스트레이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안보 정상회의를 위해 서울을 찾는 내년 3월 말을 한미 FTA 발효의 마지막 시점으로 잡고 있다”고 보도하며, ‘美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개정 법조문 영문 번역을 완료하지 못했고, 연말 휴가가 이어지기 때문에 2월 중순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조속한 발효를 요구하는 것은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염두한 결과”라고 풀이하며, “한국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여전히 한미 FTA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에 임박해 발효될 경우 선거에서 집권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판사들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 등이 당장에는 발효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정치적 논란이 내년 대선까지 계속되면 차기 대통령이 재협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돈육업계를 중심으로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보도하며, “한국 정부가 국회의 비준안 처리 이후 발효 준비 절차를 빠른 속도로 마무리한 점을 감안해 미 정부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발효할 수 있도록 가속도를 내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