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욕설과 고성이 난무한 가운데 '반쪽 통합'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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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욕설과 고성이 난무한 가운데 '반쪽 통합' 이뤄
  • 유성경 기자
  • 승인 2011.12.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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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파와 사수파의 피 튕기는 의결정족수 논란 속 막내린 전당대회

민주당이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을 결의하기 위해 12월11일 개최한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가까스로 의결에 성공해 통합에 새로운 포문을 열게 됐다.

그러나 의결정족수 논란을 낳으며 주먹질에 욕설, 고성이 난무했던 이날의 통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으며 집단 난투극을 방불케 했다.

11일 서울 잠실 올림픽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는 합당결의를 위한 찬반 투표가 실시 됐다. 오후 2시30분 무렵 시작된 대회는 통합 찬성파와 민주당 사수파 대의원들의 엇갈린 의결정족수의 해석으로 당초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3시간30분가량 지연되어 결국 5시50분이 되어서야 찬반 투표를 마치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일부 대의원들은 “결과를 빨리 발표하라”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내빈석으로 뛰어 들어가 “선관위는 결과를 발표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9시40분이 조금 넘은 시각, 이석현 전대 의장이 당무 위원회의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모습을 보이자 기다림과 결과발표 저지를 위해 극도의 흥분상태를 주최하지 못하던 일부 대의원들은 단상으로 올라가 의장에게 달려들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투입된 진행요원들과 대의원들 사이에는 주먹질과 욕설이 오고 갔으며 철제 의자를 휘두르는 등 순식간에 집단 난투극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이 의장이 통합 결의안의 가결을 선포하자 이에 더욱 흥분한 사수파 대의원들은 물병을 집어 던지고 욕설을 퍼부었으며, 이들을 저지하던 진행요원들과 몸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기도 했다. 또한 일부 의원들은 “빌어먹을 XX들아, 당을 바꿔먹고 싶냐”, “민주당 당사에 가서 농성하자”며 지도부를 향한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모두 발언에 나선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은 결코 없어지는 게 아니”라며, “민주당의 당명은 중앙선관위에 공식적으로 등록될 것”이라고 사수파를 다독였으며,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통합은 찬성하지만 무질서한 통합은 반대한다”며 또한 “외롭고 험한 길이지만 민주당을 지키고 싶다”는 말로 당을 지킬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대의원 1만 562명 가운데 과반수인 5,282명이 넘는 5,820명의 의원들이 대의원증을 교부받았다. 그러나 통합 결의안 찬반 투표에는 5,067명이 참여했고, 이 중 4,427명이 찬성, 640명이 반대로 가결이 선포되었다.

이 상황에서 의결정족수 논란이 점화된 것이다.

손학규 대표를 포함한 통합파는 “전대에 참석한(대의원증을 교부받은) 대의원 수가 의결정족수”라는 입장을 일축하며 그렇기 때문에 통합안은 통과된 것이라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통합파는 5,820명의 대의원이 표결 의사를 갖고 전대에 참석했기 때문에 안건을 표결할 수 있는 과반수를 넘었고, 이것이 의결정족수에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한 사수파는 “실제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수가 의결정족수”라며 “그렇기 때문에 통합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사수파들은 “실제 투표에 참석한 대의원이 의결정족수가 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반론을 펼쳤으며,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 의결 때 정족수가 재적 의원의 과반에 미달할 경우는 투표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점을 이야기 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대의원은 출석 구성원에 포함시키면 안된다는 주장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대의원의정족수 문제는 당내 사수파와 통합파의 치열한 대립으로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질 위기에 놓여 있다. 또한 이 밖에도 당 지도부가 가짜 대의원증을 발급했다는 의혹도 제기 되고 있어 논란이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각본대로라면 통합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려하던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반쪽 통합’으로 씁쓸함을 남겼으며, 억지로 통합의 첫 발을 내디뎠다는 결과만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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