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인원 90%가 장애인 “하지만 품질은 최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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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인원 90%가 장애인 “하지만 품질은 최고랍니다”
  • 취재_공동취재단
  • 승인 2011.12.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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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사회적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향한 힘찬 비상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 상업적 수단을 적용해 공공의 이익을 창출하고 발생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데 그 목적을 두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 활발한 경제활동은 이제 세계경제의 거대한 성장세 속에서 인간에 대한 존엄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으로 그 초점이 맞춰지며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 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의 정착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지원과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홍보 강화, 지역사회와의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란 공통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리시의 사회적기업 1호라 할 수 있는 (주)에이스푸드(윤준현 대표)는 장애인 고용율이 매우 높다. 전체직원의 약 70%가 장애인이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작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90%가 장애인이며, 그 중에서도 중증 장애인이 70%나 되는 등 소위 말하는 사회복지센터 수준이다. 이들은 1년 정도의 훈련기간이 필요하며 그 시기는 회사가 월급을 지급하고 교육훈련을 시키기 때문에 경영상의 애로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그들이 생산한 제품을 팔아서 기업을 유지한다는 것이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적장애인들의 특징을 알면 그 속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에이스푸드의 윤준현 대표. 윤 대표는 그들이 비록 7세 미만의 지적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비장애인보다 월등히 발달된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얼마나 일에 잘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장애인 고용의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들이 가진 저마다의 장점을 찾아내기 위해 에이스푸드는 일단 입사를 하면 전 과정에 한 번씩 투입시킨다. 그 기간이 대략 6개월이다. 그 기간 동안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그들에게 맞는 일이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훈련기간이 필요하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3D 업종이라도 이직률이 많지 않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수준에 다다르기 때문에 업종에 따라서는 그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경험으로 미루어봤을 때 윤 대표는 품질이 최우선인 식품업종이 그들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다.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작업은 그들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단체급식 시장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것을 반증하는 것 아닌가”라는 윤 대표의 말처럼 에이스푸드의 제품과 서비스는 업계에서 항상 인정을 받아 왔다.
 
설립목적은 ‘장애인 중심의 회사’

윤 대표는 에이스푸드를 설립할 때부터 목적을 분명히 했다. 단순히 회사를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취약계층 중에서도 장애인 중심의 회사를 설립해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그가 회사를 설립한 목적이었다.
윤 대표의 이러한 분명한 설립목적은 직원들에게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고, 다시 이것은 그들에게 일하는 의욕 유발로 이어졌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지금의 에이스푸드를 이루게 됐다.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항상 현실에 대한 자학만 하고 사회에 불평만 늘어놓으며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결여된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이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본인들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들이 일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의식의 변화가 그들 삶에 자극이 되어주고 있다면서 사회적 기업의 상생효과에 대해 피력했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그릇된 편견

에이스푸드의 윤 대표는 이전부터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을 해 왔으며, 더 많은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애인 중심기업인 에이스푸드를 설립했다. 회사설립 후에는 바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사회적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는 것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인증을 받지 않고도 충분히 사회적 실천을 할 수 있다”는 윤 대표지만 그는 직접적인 인증을 받는 쪽으로 결정했다. 아니러니 하게도 이는 장애인 고용을 숨기기 위한 결정이었다.

윤 대표는 식품업계에서 HACCP 인증도 받고 최고의 품질을 추구해왔지만 장애인을 고용한다고 하니 거래업체가 불안해하는 것을 느꼈다.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거래처를 불안하게 해서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 그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게 됐다.
“사회적 편견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지금은 사회적 기업이니 장애인을 고용한다고 생각을 한다. 사회적 기업 인증 이전에는 ‘왜 장애인을 고용하지? 지원이 많이 나오나?’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장애인들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많이 불안해한다. 그런 인식을 감추기 위해 사회적 기업이라는 포장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윤 대표는 그래도 오히려 지금이 마음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우리나라는 지금 사회적 기업이 태동하고 있다. 시작하는 시기에는 롤 모델이 필요하다. 에이스푸드가 그 사회적 기업의 롤모델이 되고자 한다”는 윤 대표. 구리시를 대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에이스푸드는 현재 구리지역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화상 원어민 영어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지속가능한 공헌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것이다. 돈이 부족해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가난을 대물림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태어나는 기회를 얻었으니 당장 차별은 있어도 미래를 위한 교육은 차별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을 통한 사회통합에 일조하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는 윤 대표는 회사가 발전하면 할수록 그 대상자를 점차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에이스푸드는 2011년, 미래에셋투자로부터 거금을 투자받았다. 이 소중한 투자금을 사회를 위해 어떻게 써야할지 이 대표는 지금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일단 에이스푸드는 사회적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시민들에 의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에이스푸드의 이러한 행복한 고민에 지역사회의 온기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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