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에 빠른 비트 가미하니 관객이 신명났다”

한류열풍 속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단위 관객 줄이어

2011-11-08     취재_서동삼 부국장/김미주 기자

지난 10월1일 경기도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두드락’의 신명나는 비트 퍼포먼스에 흥겨워하며 연주단원과 어느새 하나가 돼 있었다. 현재 지방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는 두드락은 매 공연마다 한국 전통의 가락과 소재를 사용해 민족 고유의 진취적 기상과 에너지를 역동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은 ‘두드락’(최익환 단장)이 국내 대표적 비트 퍼포먼스 공연단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완성도 높은 무대예술 공연으로 많은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는 ‘두드락’의 최익환 단장을 만나 두드락 만의 예술성과 국내·외에서 최고로 인정받기까지 성공요인 등을 들어봤다. 

전통성에 현대적 사운드 가미, 관객이 환호했다
두드락 공연단의 뿌리는 지난 1986년 마당세실극장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결성된 전통 사물놀이 연주팀인 ‘풍물놀이마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년 뒤인 1993년에는 타악 연주의 선두주자로 활동하던 최익환 씨를 중심으로 ‘서울풍물단’으로 개명하면서 보다 현대적인 악기 구성 및 다양한 음악을 연주해 대중과 함께 하는 타악 연주단으로 발전했다.
과거 공연에는 전통 사물놀이와 농악을 주로 선보였지만 전통문화에는 트렌드가 반영되지 않아 무작정 전통성을 고집하기에는 존재감을 돋보이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최익환 단장은 “전통성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사운드를 함께 낼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모색했고, 여기에 드라마적인 소스를 덧붙였더니 관객의 반응이 좋았다”며 “그동안 단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나온 것이 지금의 두드락이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두드락은 드디어 해외에서도 초청이 쇄도하는 공연단으로 탈바꿈했다. 한·일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 8월 한달간 세계 최대의 공연축제인 영국의 에딘버러페스티벌에 메인 공연물로 초청돼(게이트웨이 하우스홀 400석 규모) 감격적인 공연을 펼쳤다. 특히 두드락은 1,600개 참가작품 가운데 예매율 1위, 흥행 1위라는 쾌거를 이룩하며 현지 언론은 물론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 성과로 영국의 유명 공연 매니지먼트 회사인 유니버설아트사와 3년간 유럽순회공연 계약을 맺고 2003년 영국 10개 도시 순회연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최익환 단장은 “저를 비롯한 스태프 3명, 연주단 12명(남8, 여4)은 현재 공연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 신명과 신바람을 전세계인의 가슴에 불어넣기 위해 지금도 무언가를 두드리며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들, 10년 이상 동고동락! “이런 세월이 두드락의 원동력”
‘두드락’처럼 넌버벌 퍼포먼스는 ‘말하는 대사’ 대신 ‘보이는 소리’를 보여준다. 그래서 최근 한류열풍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더욱 인기가 좋다. 또한 장르의 특성상 가족 단위의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익환 단장은 “초반에 한국적인 두들김으로 해외에서 기사화가 많이 됐다”며 “전통리듬의 넌버벌 퍼포먼스의 선구자적인 팀이었기 때문에 관심과 각광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은 대사가 없어 다른 공연들에 비해 연출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매번 장르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두드락 단원은 현재 유용훈 공연팀장을 비롯, 강형빈, 김무성, 홍남희, 박지혜, 장진아, 박소화, 한영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 팀장은 “여성 단원들 같은 경우엔 타악 외에도 한국 무용이나 현대 무용을 전공한 친구들이 많다”면서 “남성 단원들은 다 사물놀이나 농악 등 타악 전공자들로 새로운 리듬 악기와 새로운 소리에 대한 고민을 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열심이다. 단원들끼리 팀워크 역시 두드락 공연의 성공요인중 하나다. 단원을 리드하고 있는 유용훈 팀장은 “국내외 공연, 지역축제 및 행사 등 단원끼리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모두 가족처럼 느껴진다”며 “단원들 대부분이 함께 호흡한지도 10년 가까이 되다보니 이런 세월이 큰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두드락은 특히 완성도 있는 무대예술 공연을 위한 철저한 준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단원들은 보다 새로운 무대공연 예술로서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무속음악, 전통춤, 마임, 매직, 가위연주, 탭댄스(발구르기) 등 퍼포먼스에 필요한 다양한 장르의 기능을 익혔고, 개량 타악기 등을 연구, 제작하기도 했다. 공연이 없는 날이면 매일 서울 방이동 연습실에서 지독한 연습에 매달린다.

연 2~3회 해외공연 통해 한류문화 수출에도 ‘큰몫’
최 단장은 리듬 연주를 주로 하면서도 스토리 라인이 있는 퍼포먼스를 만드는데 스토리는 어떻게 짜는지 소개했다. “대중들이 리듬 연주 속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스토리를 준비합니다. 스토리는 단원들이 모여서 연습을 하며 만들어 가요. 어떤 연주를 하다가 이 연주에는 이런 이야기를 붙일 수 있겠다, 싶으면 토론을 하기 시작하는 거죠. 가령, 여기 있는 가위. (엿장수 가위를 보여 주셨습니다) 이 가위로 짤강짤강 연주를 하다가 생각하는 거예요. 음, 이 연주에는 미용실에서의 에피소드를 붙이면 재미있겠다, 뭐 이런 식으로요.” 최 단장은 두드락의 예술성에 대해 “두드락 공연은 우리 전통 악기인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큰북(대고), 모듬 북 등 타악기 연주 형태로 여기에 연극적 스토리와 마임 등이 어우러져 공연을 펼친다”며 “단원은 10~20년씩 경험을 가진 타악 연주자(사물놀이) 및 전통무용 전공자가 앙상블을 이루어내는 형태의 비트 퍼포먼스 예술장르”라고 소개했다.

특히 기존 난타 공연과 차별성에 대해서는 “난타는 연극하는 배우들이 몇 개월 리듬을 익혀 넌버벌 코믹 퍼포먼스로 재미와 유머를 연출하지만 예술성 완성도는 지극히 아마추어 형태”라고 지적하면서 “두드락처럼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닌 칼도마나 플라스틱통 등 반주음악에 맞춰 립싱크 형태의 공연인 반면 두드락 연주자들은 수년간 갈고 닦은 악기 연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요즘 우리 문화상품의 한류바람이 불면서 두드락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 최 단장은 “두드락은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인의 보편적 문화 형태에 초점을 맞춘 공연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금도 연 2~3회 해외 공연활동을 하며 한류문화 수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두드락은 현재 지방 8개 도시 순회공연(두드락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밖에 지역축제 초청공연, 기업 및 단체행사 초청공연 및 교육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전용관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는 최 단장의 당찬 포부에서 보듯 두드락은 국내 비트 퍼포먼스를 선도하며 국내 대표적 풍물단으로 우뚝 서며 더욱 의욕적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명신대 음대를 졸업한 최익환 단장은 충북 영동 출신으로 경상북도 무형문화재인 경북 김천시 빗내농악으로 입문해 지금껏 풍물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1986년 서울 풍물단을 창단한 뒤 1988년 올림픽 문화행사 성공 유공자 표창(고건 서울시장 상)을 비롯, 1999년 문화발전 공헌 표창(문화관광부 장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두드락 프로덕션 총단장을 비롯해 한국 국악협회 농악분과 감사, 한국 농악보존협회 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