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에서의 에너지 소모 및 전환의 근본과정 규명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 핫전자 태양전지 개발 가능성을 열다

2011-11-08     취재_공동취재단

대한민국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은 이제나 저제나 온 국민이 바라마지 않는 염원이지만 이러한 최고의 영예가 쉽게 주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연구자가 자기 분야의 독창적이고 original한 연구방향을 찾는 것부터, 그 분야에 대한 시간과 노력이 합쳐진 깊이 있는 연구 등 불과 몇 년 만에 이루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집념을 가지고 한 우물을 판다면 결국, 관련 과학계에서 인정 할 날이 올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연구를 위한 기타 지속적인 지원들도 매우 중요하다. 독창적이고 original한 연구팀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는 결국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올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최고의 연구환경 제공하는 카이스트 EEWS대학원
카이스트 EEWS 대학원은 21세기 지구가 당면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에너지, 환경, 물, 그리고 지속가능성(Energy, Environment, Water, Sustainability)이라는 주제에서 돌파구를 찾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학체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자 설립되었다. EEWS 대학원에서는 우수 교수진과 학생, 최고의 연구실과 부대시설을 토대로 최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여 21세기 지구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결정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정영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표면과학의 다양한 분야, 즉 나노측정, 물질의 역학적 전기적 특성, 나노촉매, 재생에너지 소자 등의 분야다. 박 교수는 “주된 관심사는 에너지가 표면에서 어떻게 소모·전환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마찰력은 역학적 에너지의 표면에서의 소모과정이다. 화학촉매는 화학적 에너지의 표면에서의 소모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부분은 전기적인 부분과 격자진동(포논이라고 불림)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과정의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하려 한다”며 “이러한 근본적인 원리의 규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생활에 응용성을 가지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연구 분야에 대해 설명했다.

핫전자 태양전지 원천기술 개발
21세기 인류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 및 숙련된 인력 육성을 통해 에너지, 환경, 물, 천연자원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함은 ‘진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와 유가상승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관련법률 제정과 이의 상업화를 가속시키고 있으며, 이는 ‘교토의정서’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지구의 에너지 보존에 관한 문제는 태양에너지와 수소, 그리고 물의 순환과 상호관련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통합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박 교수는 “표면에서의 에너지 소모 및 전환의 근본과정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나노촉매, 재생에너지, 나노역학 소자 등의 응용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콜로이드 혹은 나노제조 기법을 이용한 기능성 촉매 모델시스템의 개발, 또한 에너지 전환과정 및 화학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새로운 표면측정기술의 개발과 이러한 현상의 원리 규명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소자의 개발 등을 앞으로 중점적으로 연구하겠다”며 에너지 소모 전환, 즉 에너지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을 밝혔다. 최근 박정영 교수 연구팀의 핫전자(Hot Electron)에 대한 연구 결과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태양광의 흡수에 의해서 생성되는 핫전자는 외부에서 에너지가 표면에 전달될 때 에너지 전환과정에 의해서 표면에 생성된다. 태양광을 흡수하여 생성되는 핫전자와 표면플라즈몬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박 교수는 금속박막과 산화물 반도체로 이루어진 나노다이오드를 이용해 빛에 의해 표면에 여기된 핫전자를 검출하고, 나노다이오드 금속박막의 표면처리를 통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섬 형태로  변형하였는데, 이러한 나노섬은 표면플라즈몬을 보여준다.

박 교수는 “나노다이오드에 검출된 핫전자를 측정하여 표면플라즈몬에 의한 핫전자의 증폭을 관찰하였다”며 “이는 표면플라즈몬이 핫전자의 생성을 극대화시키고, 이 원리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 핫전자 태양전지의 개발 가능성을 연, 햇빛을 흡수하여 만들어지는 핫전자 태양전지 원천기술 개발의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Nano Letters'에 발표되었다. 박 교수는 “핫전자를 정확히 이해하고 측정하는 것은 에너지 소실과정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표면과학과 에너지공학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핫전자 원천기술의 개발은 핫전자를 이용한 고효율 에너지 전환소자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너지 소모 전환의 연구는 여러 학문들이 만날 수 있는 분야다. 이전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던 물리, 화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의 다학체적인 연구가 가능한 것이다. 최근의 핫전자에 대한 연구는 표면의 에너지 손실과정의 근본적인 이해를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표면과학 및 에너지공학이 중요성을 가진다. 핫전자를 이용한 고효율 에너지 전환소자의 개발 등의 응용성 또한, 가질 수 있다. 박 교수는 현재 태양전지와 낮은 에너지 갭을 가지는 반도체와의 접합으로 만들어진 텐덤 구조를 이용하여 고효율 태양전지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독창적이고 original한 연구에 몰두
박 교수의 그동안 연구방향은 주로 표면과학, 나노촉매, 재생에너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 있었던 2005년, ‘준결정 구조의 신소재 원자들이 낮은 마찰력을 갖는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여 ‘사이언스’에 게재되었고, 2006년 ‘마찰력이 전기적 소모과정과의 연관관계’를 규명하여 이 또한 ‘사이언스’에 게재되었다. 2009년에는 로렌스버클리 연구소의 주상훈 박사와 새로운 고온용 모델촉매인 코어쉘 백금입자를 개발하여 ‘네이쳐 머티리얼스’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고, 올해 7월에는 건국대와 공동으로 그래핀의 주름구조를 마찰력 이미징을 이용하여 규명함으로써 ‘사이언스’에 게재되었다. 박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를 되짚어보며 “개인적으로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현대표면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가보 소모자이 교수님과 활발한 융합연구를 했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며 “그 때의 경험이 앞으로의 연구 활동에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연구 활동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박 교수는 “융합 학문적 관점에서 새로운 물성을 밝혀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신소재, 촉매, 재생에너지 소자 개발 등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독창적이고 original한 연구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박 교수는 말 그대로 열혈연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