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구를 선도하는 UNIST 그래핀 연구센터
흑연의 가장자리 기능화 방법인 EFG 기술 개발 성공
지난해 10월5일,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맨체스터대학교의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에게 영광을 안겨 준 장본인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며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이다. 국내에서도 그래핀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UNIST 그래핀 연구센터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석·박사급의 풍부한 인력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참여교수, 단위 규모 및 장비부분에서 최대 규모로 그 잠재력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시사매거진에서는 UNIST 그래핀 연구센터(센터장 백종범 교수)를 2011 Vision University에 선정하여 그들의 연구와 성과를 짚어보았다.
국제적 네트워크로 세계적인 석학들과 공동연구 진행그래핀은 흑연을 구성하는 단일 층으로 탄소원자가 2차원평면에 벌집모양의 육각형 결정격자가 집적된 형태를 이루는 화합물을 말한다. 그래핀을 이루는 탄소 원자 하나하나는 이웃한 탄소와 전자 한 쌍을 공유하며 결합한다. 한 쌍의 전자가 탄소와 탄소 사이를 견고하게 연결시켜 주는 동안 결합에 참여하지 않은 전자들이 그래핀 내에서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래핀은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으로 전자가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다. 벌집모양 덕분에 충격에도 강하다. 전기전도성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열전도도 또한 금속인 구리의 10배가 넘고, 빛의 98%를 통과시킬 정도로 투명하다.
백 교수는 “이러한 그래핀의 뛰어난 전기적, 구조적 특성과 리소그래피의 용이성, 회로구성의 다양성 등으로 인해 향후 투명전극, 복합신소재, 기존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물질로 알려져 있다”며 “그래핀이 가지는 뛰어난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기존 소재가 가지는 한계점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응용되고 상용화 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풀러렌(0차원), 탄소나노튜브(1차원), 그래핀(2차원) 탄소 나노소재는 차세대 원천소재로서 과학계 및 산업계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물질이다. 따라서 원천소재기술이 부족한 한국이 원천소재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소재라고 판단되어 그래핀 연구 분야에서 떠오르는 세계적 석학들과의 국제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할 거점의 필요성에 따라 2010년 4월, UNIST 그래핀 연구센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센터장 백 교수는 “본 센터는 10여명의 전임교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공분야가 화학, 물리, 기계, 계산과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가 융합되어 있으며, 그래핀 연구를 위해 국내에서 가장 큰 단일 연구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UNIST 그래핀 연구센터는 국제적 네트워크로 2010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맨체스터 대학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 콜롬비아 대학의 김필립 교수, 싱가폴 국립대학의 키안핑로 교수가 명예소장으로 있으며, 텍사스 대학의 로드니 루오프 교수, 뉴저지 주립대학의 메니쉬 쵸왈라 교수 등과도 활발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싱가폴 국립대학의 그래핀 연구 센터와 공동 연구 및 교류를 위한 MOU를 협의 중이며, 그래핀의 기초 연구 외에도 탄소 나노재료의 국가적 연구 동향 및 울산의 지역 산업을 고려하여 응용 연구에 집중함으로써 원천소재로서 고품질 그래핀의 대량생산 기술 및 그래핀/고분자 복합재료(기능성 경량소재)의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FG 기술개발로 그래핀 제조 화학적 방법의 문제적 극복지금까지 그래핀의 제조와 관련된 방법은 기계적 박리법, 애피텍시얼 성장법, 화학기상증착법, 화학적 방법 등 크게 4가지로 알려져 있지만 기계적 박리법과 애피텍시얼 성장법, 화학기상증착법은 각각의 문제점으로 인해 상업적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화학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은 흑연을 황산이나 질산과 같은 강한 산성용액과 강산화제를 이용하여 산화흑연(graphite oxide)을 제조한 후 박리시켜 산화그래핀을 제조하는 것이다. 백 교수는 “화학적인 방법은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산화 후 환원할 때 그래핀의 원래 구조로 100% 돌아오지 못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며 “따라서 이 방법에 의해 합성된 그래핀은 그 물성이 기계적 박리에 의한 순수 그래핀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손쉽고 새로운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UNIST 그래핀 연구센터는 화학적인 방법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흑연 가장자리만 선택적으로 쐐기분자를 결합하여 그래핀에 결함을 주지 않고 박리하는 방법인 EFG(Edge Functionalized Graphene) 기술을 개발하여 영국 왕립학술지에 논문을 올렸고, 이 논문은 지난해 8월에 영국 왕립학술지에서 가장 많이 본 논문 톱10 안에 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백 교수는 “화학적 개질을 하는 다른 방법들과 다르게 그래핀 내부표면에 손상을 주지 않고, 본래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흑연의 가장자리 기능화 방법(EFG)을 사용하여 대량의 그래핀 시트를 박리시키고 질소를 도핑시켜 이를 필름으로 만들었으며, 이를 이용하여 연료 전지 전극으로 전기화학적 촉매 성능을 시험하였다”고 밝혔다. UNIST 그래핀 연구센터는 더 나아가 그래핀 층이 여러 개 쌓인 graphite nanoplatelet(xGnP) 및 고분자 나노복합재료도 연구가 되고 있으며, 탄소나노튜브의 경우는 고분자 나노복합재료 응용 등을 위해 분산 및 표면 기능화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타 탄소나노재료와 비교할 때 그래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을 꼽을 수 있다. 그래핀이 카본블랙이나 탄소 섬유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기계적·전기적 물성을 갖는 반면, 탄소나노튜브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에서 유사한 물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탄소 나노섬유(carbon nanofiber), 탄소 나노혼(carbon nanohorn) 및 규칙성 나노다공성 탄소(ordered mesoporous carbon) 등의 나노구조 탄소 물질에 합성 및 응용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백 교수는 “최근 상용화 가능한 합성 기술이 대학, 연구소, 기업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라며 “현재 화학증기증착법, CVD(Chemical Vapor Deposition)과 흑연의 화학적 박리방식에 의한 소재합성 기술을 응용하여 투명전극 및 다양한 복합재료 부품 및 소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우수 연구성과로 세계의 이목 집중UNIST 그래핀 연구센터의 연구들은 성과물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초 논문이 2010년 영국왕립학회에서 출간하는 Chemical Communications지에서 가장 많이 본 논문 10선에 들었으며, 동년 발표한 그래핀을 이용한 연료전지 전극연구에 관한 논문이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ACS Nano지의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20선에 선정되었다. 2011년도 ACS Nano지에 출간한 논문도 가장 많이 본 논문 20선에 선정되었고, 네이쳐가 출판하는 네이쳐 아시아 머티리얼지에 하이라이트 되었다.
또한 2011년 발표된 Chemistry of Materials지 논문도 가장 많이 본 논문 20선에 선정되었고 2010년 발표된 탄소나노튜브 관련 논문도 네이쳐 아시아 머티리얼지에 하이라이트 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 2011 우수 연구 성과 50선 및 2011년도 국가연구개발 우수연구성과 100선에도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센터에서 발표하는 논문이 그래핀타임즈에서 지속적으로 하이라이트 될 정도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