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위한 비법, 자연에 해답이 있다
기존 의학을 보완 대체할 수 있는 의농(醫農)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자연에서 난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나아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농을 체계화하고 국내외에 널리 보급하기 위해 ‘한국의농학회’가 설립돼 그 첫발을 뗐다. 한국의농학회는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 증진, 질병치료, 예방 지원 사업 등 의농의 학문적 체계를 설립하고 의농 관련 의사의 사업 활동 지원, 농수산임업인의 생산지원 사업도 병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인체의 신비는 현대의학으로도 풀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대체 의학으로 그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대체의학으로 분류되는 이러한 움직임의 키워드는 바로 음식에 있다.안전하고 부작용 없는 농산물로 질병 치료
한국의농학회(이하 의농학회)는 전 세계의 질병치료와 양생을 망라한 친환경적 의료지식과 21세기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되는 질병 치료의 방법과 건강 증진의 수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단체다. 자연, 땅, 공기, 물 등과 같은 농수산 천연물을 의학과 융합해 생명과 자연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의농학회는 의사, 소비자, 농민, 자연을 통합, 인류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의농학회는 황의록 아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초대 회장에 추대돼 조직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정국영 의토리 한의원 원장이 의농학에 관한 철학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황의록 회장은 마케팅을 전공했지만 대학에서는 경영과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의 경영 자문으로도 활동하며 CEO를 육성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의농학회 회장직을 수락한 것은 사회의 변화 흐름을 읽고,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황 회장은 의농학회의 활동을 제2의 산업운동,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신과 육체질환,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황 회장은 “건강한 먹거리로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그는 “콘텐츠가 건전하면 프로세스를 알 수 있다”면서 “정 원장이 그동안 노력해온 일들을 여러 사람의 힘으로 한 곳에 결집하면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최초의 대체의학박사 1기로 융합 의학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정 원장은 의농학회의 이론적 기반을 구축했다. “의학과 농업은 생명을 살리는 분야로 그 의미와 가치가 동일하고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다”고 강조한 정 원장은 “의학에서는 강한 약성과 함께 부작용이 있는 약재를 사용하지만 의농의 근간이 되는 식치(食治)는 농업에서 생산된 안전하고 부작용 없는 농산물을 질병 치료에 이용한다는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먹거리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지금, 정 원장은 직접 약재와 채소들을 재배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 원장의 약재식 개발은 농촌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농민들에게 의농학에 대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몸을 살리는 식물 재배를 통해 고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은 음식을 섭취할 때 건강과의 연관성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건강에 좋은 농산물일 경우 그 가치를 더 평가해주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 그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유행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예로부터 음식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시켜왔던 기록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한국인은 건강과 음식의 상관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병장수를 꿈꾸던 고대의 권력자들은 의학적인 면과 음식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했다. 식의와 식치라는 개념은 고대부터 정립된 것”이라고 설명한 정 원장은 “요즘 현대의 건강식을 이야기할 때 소식, 제철 음식, 짜지 않고, 기름지지 않고, 간소하며, 잡곡과 채식을 위주로 한 담백한 식사를 강조하는데 한의학에서도 이런 식단을 최고의 건강식으로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의학에서는 평상시 늘 먹을 수 있는 식품과 그 식품이 가지는 효능에 대해서 예방 의학적 측면과 질병치료의 측면에서 분류해 놓았다”고 말한 그는 “예를 들어 밀이 익지 않아 물에 뜨는 종자를 건조해 다한증에 사용했고, 찰벼의 뿌리수염을 9~10월에 베어내 건조한 후 위장을 튼튼히 하고 땀을 멎게 하는데 사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원장은 “식치라는 것은 우리가 늘 먹는 음식을 통해서 건강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우리 삶 속에서 활용되어 왔던 의식동원(음식이 곧 약이 된다는 의미의 중국 고사성어)과 약식동원(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으로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뜻)의 또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농은 행동과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농학회가 강조하는 의농은 이론적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문제를 치유하는 실천운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것은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과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농사짓는 한의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의사다. 2007년 ‘의농 농장’을 최초로 설립해 운영하면서 자연 치유를 실천해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 원장은 ‘한의학은 자연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것을 활용하지는 못해 아쉬웠다는 그는 “비록 지금까지는 혼자 힘으로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사회운동으로 많은 동지들을 규합해 조직화하고 각자의 역할로 이 운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학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황 원장과 “농업이 건강해져야 우리사회가 건강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정 원장. “농민과 소비자를 함께 살리고 사회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는 길이 의농에 있다”는 이들은 현재 의농을 새로운 대안 운동으로 삼아 한국농업만의 컬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소비자들의 치유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검증한 후 이를 농민들에게 이양함으로써 농민들의 소득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것, 이것이 의농학회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