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선대위 내부서 ‘희정 등판론’ 솔솔…가능성은 낮아

추미애 ‘2선 후퇴’ 후 ‘안희정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2017-04-12     김길수 편집국장

非文 외 文측까지 “중도확장 위해서라도…”
안희정 측, 강력 반발 “도의에 어긋나는 이야기”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충남 홍성 충남보훈공원을 참배한 뒤 안희정 충남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내부에서 이른바 '안희정 등판론'이 제기돼 주목된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 추대됐음에도 불구, 첫 회의부터 불참하면서 이른바 ‘비문재인계’를 끌어안기 위해서라도 안 지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안희정 등판론’은 선대위 내부의 비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는 비문계와의 불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안희정 등판론’은 단순히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선대위에 합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넘어서서 추 위원장이 ‘2선 후퇴’하고 안 지사가 직접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의원은 “추 위원장이 과거 환노위원장을 맡았을 때를 기억해보면, 노동법 통과 문제로 난리가 나지 않았느냐. 그 때도 추 위원장은 징계를 주겠다고 해도 본인이 고집을 부렸던 사람”이라며 “안 지사가 충남도지사를 그만두고, 선대위원장을 해야 한다. 지금 할 만한 사람은 안희정 밖에 없다”고 추 위원장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추 위원장에게 불만을 가진 인사들이 있다"며 “박영선, 변재일 등 비문계 의원들 탈당을 막기 위해서라도 안 지사가 나서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추 위원장이 최근 임종석 후보비서실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 후보의 경선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까지 이 같은 여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문 후보 측이 중도층 확장을 위해 김덕룡·정운찬 등 중도보수적 인사 영입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 지사의 역할론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지금 추 위원장 외에도 상임선대위원장 자리를 두 곳 비워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좀 두고 보자”며 안 지사 영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이 같은 기류에 안 지사 측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아무리 선대위가 지금 전체적으로 엉망이라지만, 정말 도의에 어긋나는 이야기 아니냐”며 “다들 본인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서 칼을 안희정에게 쥐어주겠다는 속셈인데, 정말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안 지사가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경선 때 나타난 문 후보와의 '앙금'은 털어냈다지만, 도정에 복귀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사직을 사퇴하는 게 부담이라는 점에서다.
 
일단 안 지사 측 주요 인사들은 중앙선대위에서 뛰거나, 각 지역 선대위가 구성되는 대로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안희정 지지층이 다른 당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