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적외선사우나 ‘로얄스마트’ 세계서 통하다
한증의 원리 이용한 ‘개인용 원적외선 기능성 돔사우나’ 13개국에 수출
북유럽에서는 추운 날씨로 인해 사우나가 생활화되어 있다. 특히 핀란드는 2500여 년의 사우나 역사를 자랑한다. 핀란드식 사우나는 가족 단위의 사우나로, 전기 히터 위에 핀란드 지방의 향화석을 올려놓고 향화석에 물을 뿌릴 때 나오는 대류열을 자작나무로 몸을 두드려서 몸 안에 받아들이는 형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예전에 이와 같이 열을 이용한 건강법이 있었을까. 물론이다. 세종대왕은 한증의 효과를 높이 평가하여 고을 단위로 한증막을 설치하여 목면과 나무를 무상으로 분배, 관리인으로 ‘한증승’이라는 승(僧)을 임명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에 남아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600여 년 전에 지금의 사우나 개념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아파트 문화가 아닌 황토 아랫목 주거시절에는 소화가 안 되거나 몸살기가 있다 싶으면 아랫목을 찾아들던 우리네였다. 은성전자의 ‘로얄스마트’원리는 몸이 결리거나 쑤실 때 아궁이에 불을 땐 후 황토방 아랫목에 몸을 지지고 나면 몸에서 땀이 배출되면서 가뿐해지는 것이다. 이는 온돌에서 방출되는 강한 원적외선이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돕기 때문이다.
국내에 원적외선 사우나 최초 보급70년대 후반 조그만 오퍼상을 운영했던 여길동 대표. 당시 우연히 원적외선 세라믹히터를 취급하게 되었다. 이 원적외선 히터는 산업용으로 자동차 도장, 기타(guitar)건조공정 등에 사용되었다. 원적외선의 침투력이 좋아 차 도장 후 히터를 쐬면 기포가 없고 광택효과가 우수했으며 기타 건조 공정에도 탁월했다.
산업용으로 납품을 하던 중 히터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기회가 생긴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생리통이 유달리 심했던 여 대표의 부인. 통증이 올 때마다 진통제를 수 알씩 먹어야 되는 상황이었다. 여 대표는 자신이 납품하던 원적외선 히터를 아내의 아랫배에 들이댔다. 통증을 완화시키려던 단순한 의도에서였다.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기를 반복하며 특별한 장치도 없이 그야말로 임상 아닌 임상을 한 것이다. 여 대표는 당시를 ‘진짜 무식한 임상이었다’라고 회상하며 웃었다. 그러기를 3일, 거짓말 같이 부인의 생리통이 사라졌다.
7개월 후에는 진통제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원적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효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원적외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그 효능에 확신을 얻어갔고 여 대표는 오퍼상 사업에서 원적외선으로 사업을 선회한다. 원적외선 치료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모 대학에서 정상적으로 임상을 마치고 국소 부위용 ‘원적외선 조사기’를 제작했다. 전국적으로 한방 병의원 및 침술원과 일반 가정용으로 생산·판매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여 대표는 본격적으로 원적외선 사우나(캐빈사우나-나무로 만든 박스사우나)를 수입해 일반 대중탕에서부터 선수촌, 체육관 등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국내 원적외선 사우나 보급의 시초가 되었다.
IMF 외환위기를 넘어 기능성 돔형사우나 ‘로얄스마트’… 13개국에 수출
원적외선히터를 수입·판매하면서 대중목욕탕의 원적외선 사우나룸을 시공하는 작은 회사로 출발해 캐빈사우나 시공이 확장일로에 놓이며 한창 잘 나가던 은성전자는 IMF시기를 맞아 사업이 곤두박질치고 만다.
당시 사우나룸을 원목 자재를 수입해 제작했었는데 IMF 외환위기로 환율이 천정부지로 올라 자재비와 보관료를 결제할 수 없어 원목은 보지도 못하고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IMF시기는 은성전자에게는 암흑 같은 시기였음에 틀림없었다. 원적외선 사우나기의 국내 선구기업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10년이라는 채무기간만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시기임에도 회사 직원들은 전혀 동요가 없었다. 직원들은 보너스 없이 임금 삭감 등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일심 단결하여 회사를 지켜냈다. 이후 제작된 것이 돔 사우나 ‘로얄스마트’였다. 기존에 원목을 이용한 캐빈사우나 대신 개인용 돔 사우나로 색다른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기존 캐빈사우나가 세라믹히터를 사용한 반면, 돔 사우나는 원적외선 방출이 많으면서도 균일한 카본히터를 사용했다. 여 대표는 판로를 해외로 겨냥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활로를 찾게 된 것이다. 기업의 글로벌 수출을 지원하는 수출상담회, 무역사절단, 거래선발굴서비스 등의 사업에 참가해 세계 30여 개국을 다니며 돔 사우나의 판로를 뚫었다. 대부분이 캐빈사우나인 유럽에서는 누워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용 돔 사우나를 보고는 상상도 못한 기막힌 아이디어 상품이라며 혀를 내두르곤 했다. 두바이 등 무더운 아랍 국가에 돔 사우나를 판매했다는 것은 알래스카에 냉장고를 팔았다는 모 인사의 성공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아랍 국가가 4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이지만 집안에는 에어컨이 있어 사우나가 오히려 필요한 셈. 게다가 따가운 자외선엔 익숙하지만 몸 안에 따뜻한 열을 만들어 주는 적외선은 그들에게 생소했다. 또 일부다처제인 아랍 국가에서는 남편이 부인에게 잘해주는 것을 알려면 부인의 풍만한 몸매를 보면 안다고 한다. 비만한 이들의 관절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관절에는 원적외선이 효과적인 점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개인용 사우나는 긴요한 제품이었던 것이다.건강지킴이 ‘로얄스마트’, 가전(家電)화 됐으면
여길동 대표는 “복사열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로얄스마트’는 여타 열기구와 차별화 된다”며 “이러한 기술력으로 열중독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키지 않고 심장에 무리한 부담을 주지 않아 건강한 어른은 물론, 노약자나 어린이도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성 첨단 특수카본면상발열체’를 사용하는데 이는 ‘로얄스마트’만이 사용하는 발열체로 열선이나 금속도제가 아닌 섬유상직포에 미세한 입자로 된 첨단소재 세라믹과 도전성 특수카본입자를 균일하게 분산시킨 제품이다.
현재 ‘로얄스마트’는 국내의 전문 딜러를 통해 병원과 한의원 물리치료실, 비만 관리실, 피부미용실, 산후조리원, 실버타운, 일반 가정 등에서 폭넓게 보급되어 있으며, 해외마케팅을 통해 미국, 독일, 일본, 멕시코, 두바이, 말레이시아 등 13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돔 사우나가 시장에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어요. 이젠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처럼 하나의 가전제품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여 대표. 국내 원적외선 사우나의 아버지로서 ‘로얄스마트’와 함께 제2의 창업정신으로 분투하는 그와 은성전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