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 드라마타운 조성으로 국익 창출에 이바지”

첨단 문화기술 연계로 차별화된 글로벌 영상제작단지 조성

2011-10-07     취재_전은경 기자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강병호 원장은 2007년 초대원장으로 취임해 문화산업의 볼모지라 불리던 대전을 문화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시킨 장본인이다. 공·이학박사 출신인 강 원장은 대전지역의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으로 문화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강병호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HD드라마타운사업을 대전에 유치하며 2010년 신축된 CT(Culture Technology)센터를 주축으로 첨단영상드라마시티를 조성해 대전을 신(新) 한류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전에서 부는 영상문화산업의 바람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강병호 원장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거쳐 삼성전자에 수석연구원으로 몸담았던 강 원장과 문화의 만남을 이색적이라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강병호 원장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은 이공계 분야지만, 학부에서는 경영학 전공에 MBA 과정을 마쳤습니다. 언젠가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던 거죠. 문화와 이학의 만남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편견입니다. 저는 제가 가진 기술력과 통찰력으로 대전을 문화산업의 진흥지로 이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대학원 재무관리 MBA 과정을 마친 후 미국 조지아대와 영국 더비대학에서 각각 인공지능학 이학석사, 컬러영상처리 이학박사를 취득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언젠가는 경영자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한 셈이다. 강병호 원장이 대전문화산업진흥원에 취임한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영상문화산업의 부흥으로 2012년에 완공되는 HD드라마타운 조성사업이다. HD드라마타운 조성사업은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내에 야외세트장과 스튜디오 등 국내 최대 규모의 방송·영상집적단지를 만들어 글로벌영상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HD드라마타운은 아날로그 지상파방송이 2012년 HD디지털방송으로 바뀜에 따라 드라마, 영화 등 영상산업을 미래의 신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강 원장은 HD드라마타운 조성에 영국의 파인우드, 뉴질랜드의 웨타 스튜디오를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했다. 뉴질랜드의 웨타 디지털스튜디오는 반지의 제왕과 킹콩, 아바타 등을 제작한 세계 최고 수준의 영상클러스터이며, 영국이 자랑하는 파인우드 스튜디오는 영화 TV 등 영상과 관련한 어떤 종류의 영상물도 제작할 수 있는 영국 최대 제작단지다. 런던 교외에 자리한 파인우드는 대지 12만여 평에 3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스튜디오와 수상·수중 촬영용 워터탱크 시설은 물론 후반부 제작설비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제임스 본드 시리즈’와 ‘해리포터’ 그리고 ‘배트맨 비긴즈’가 탄생한 곳이다.
HD드라마타운은 대덕연구단지의 CG, 3D, 4D 등 첨단 문화기술(CT)과 연계하여 국내 다른 도시와 차별화 된 글로벌 수준의 첨단영상제작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다양한 정부사업 유치로 문화산업 진흥
지난 2010년 12월에 개원한 CT(Culture Technology)센터는 문화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 타워로 국비와 시비 309억 원이 투입돼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복합문화전시공간과 CT 교육실, 스튜디오 등을 갖췄다. CT센터는 대덕특구가 가진 첨단 영상과 게임산업의 원천기술을 현실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HD드라마타운 조성사업도 지휘하게 된다. 강병호 원장은 “문화산업의 소프트웨어를 운영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확충했다는 것이 개원이후에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진흥원은 다양한 정부사업 유치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역스토리텔러 양성사업, 청년취업아카데미,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등 지역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강 원장은 “1인 창조 비즈니스센터는 지난 5월에 오픈했고 20여 개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이 선정되면 일정기간동안 인큐베이팅을 하여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장비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우수한 벤처기업들과 멘토링제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우수한 인재들의 창업을 진흥하는데 하나의 선순환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소개했다.

진흥원은 최근 지경부의 ‘3D 기술응용 시범사업’ 사업자로 선정되며 대전을 3D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은 지역기업인 (주)엔텍코아, (주)시마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동작인식 센서를 이용한 3D 입체영상체험 시스템 개발’과제를 진행해 학교 같은 교육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과학벨트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뱅크 역할 할 것
강병호 원장은 “외부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중이온 가속기, 기초 과학 연구원 등 하드웨어만 구축하는 걸로 알고계신데 우수한 과학자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하드웨어구축 만으로는 안됩니다. 과학 비즈니스벨트가 처음 입안 됐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과학·문화융합이었습니다”라며 “전 세계 과학의 추세는 창의력을 과학·문화의 융합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이 인프라에도 녹아들어가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현재 대덕연구단지의 모습은 20세기 초형의 모델이라며 어서 빨리 세계적인 조류에 발맞추어야한다고 호소했다. “저희 진흥원이 과학·문화의 융합을 통해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그와 관련해 각계의 인사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 중입니다. 단순히 대중문화가 아닌 과학·문화 융합으로서의 대전의 역할을 좀 더 넓고 깊게 보았으면 합니다”라며 앞으로 진흥원의 역할에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신한류의 중심도시로 급부상
강병호 원장은 “종합편성채널에 4개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드라마 비중이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진흥원은 대전을 신(新) 한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로 세우고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 버금가는 아시아 드라마 페스티벌 개최 준비 중에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미래학자 피터드러커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로 문화산업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첨단 영상 콘텐츠를 책임지는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역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