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폐기물의 실천적 대안, 우리영농조합두레 퇴비공장

“시설에 대한 투자, 1등급 양질의 퇴비 생산, 지역주민과의 끊임없는 소통”

2011-10-07     박은영 기자

내년부터 폐기물 해양배출을 전면 금지하는 국토해양부의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반발해 해양배출업체들이 지난 8월29일부터 작업을 전면 중단하면서 축산농가들이 넘쳐나는 가축 분뇨를 처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축산폐기물을 고품질 퇴비로 생산하여 지역민에게 제공함으로써, 폐기물의 재생자원화에 성공한 우리영농조합법인 김진술 대표이사를 통해, 축산폐기물 해양배출의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축산폐기물 해양배출 금지, 그 대안은 무엇인가?
정부는 바다 오염을 방지하는 런던협약 당사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가축 분뇨 해양 배출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2006년부터 해양 투기량을 줄여왔다. 2005년 1,000만t에 가깝던 해양 배출량을 해마다 100만~200만t씩 줄였으며, 지난해는 447만t에 이어 올해는 400만t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육상 처리 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처리시설을 ‘제때’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축산 폐수처리장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과 예산 부족으로 착공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경부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내년부터 하루 1,569t의 가축 분뇨와 하수 찌꺼기를 적법하게 처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도 해양배출업체와 정부 당국자 간에 갈등이 고조되면서 폐기물 수거 작업이 중단되자 ‘쓰레기 대란’으로 불릴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가축분뇨를 처리할 시설이 부족해 아무 곳에나 투기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져 유기성 폐기물 등을 제대로 처리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로 매립 시에는 침출수 유출과 토양, 하천오염이 우려되고 침출수가 유출되는 등 토양, 하천 전반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축산폐기물의 처리방안, 그 해결 대안에 있어 우리영농조합법인을 성공 모델로 제시하고자 한다. 1996년 5월 우리퇴비제조공장 준공하고, 2010년 12월 ‘우리영농조합두레 퇴비공장’을 확대 신설한 우리영농조합법인 김진술 대표이사는 지역농가와 화합된 축산폐기물 재생 방안을 몸소 제시하고 있다.

시설에 대한 투자, 양질의 퇴비 생산, 주민과의 끊임없는 소통
1992년 11월, 당시 금융 사업에만 집중하는 지역 농협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진주지역 농민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농민들의 자발적 단결과 협력으로 만들어진 ‘진주시농민회’ 활동에서 출발한 우리영농조합법인은 1994년 법인을 설립하고 영양제 일부 품목 공동구매에서부터 우리영농지수주유소 개업에 이르기까지 지역농민의 공익적 이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지역 농협이 경제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자처해 왔다.

1996년 5월 우리퇴비제조공장 준공하여 지역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를 재생자원화하여 농가에 환원하는데 역할을 해 온 우리영농조합법인은, 2010년 12월 ‘우리영농조합두레 퇴비공장’을 확대, 신설하는 과정에서도 주민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시설에 대한 신뢰감, 양질의 퇴비생산 및 제공으로, 성공적인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자기 마을에 퇴비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좋아하는 주민은 없을 것이다. 온갖 민원이 제기 되는 등 공장이 준공될 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주민 한분 한분과 대화로 풀어 나갔다”라고 말하는 김진술 대표이사는 “또한 우리영농조합에서 사용하는 축산 폐수는 개별 농가에서 이미 수분이 60%정도 제거된 상태이며, 퇴비공장가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악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악취저감시설인 스카라바탈취탑, 토양탈취시설, 미생물살포시설을 고루 갖추는 등 시설보완을 통한 지역 폐해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우리영농조합두레 퇴비공장은 부지면적 1만 6,077㎡에 건물면적 3,942㎡의 규모로 연간 2만 4,000t의 퇴비생산 능력을 갖춘 초현대식 건물로 지어졌으며, 지난해 55만 포를 생산하고 올해 75만 포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리영농조합에서 생산되는 퇴비는 농촌진흥청 인증 가축분 퇴비 1등급으로, 우분, 돈분, 개분을 적정 비율로 배합하고 톱밥과 버섯배지를 혼합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땅심을 돋운다.
또한 이렇게 생산되는 퇴비는 정부 보조 사업의 일환으로 농협중앙회와 계약하여 전국 최저가격인 3천원에 지역 농가에게 보급되고 있다. “지역민과의 모든 갈등의 원인은 결국 ‘이윤’ 때문이다. 시설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또한 생산된 재생자원이 지역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면 지역민과의 마찰을 충분히 풀어 나갈 수 있다”라고 김진술 대표이사는 덧붙인다.

전문성을 갖춘 공장운영이 필요하다
해양 배출 중단 이후 가축 분뇨와 하수 찌꺼기는 전국 200여 개 수거운송 위탁업체의 중간 저장고에 쌓여 있는 상태이며, 전국 양돈 농가 70%가 몰려 있는 경북과 경남 일부 시·군은 이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공동자원화시설을 2012년까지 70개 소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오염물 처리시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악취로 인한 민원 빈발 등으로 현재까지 준공된 곳은 38개 소뿐이며 이마저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시설설립 로드맵과는 달리 국민들의 세금만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하에 시설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민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며 이를 잘 운영해 나갈 기술적 노하우와 전문성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는 김진술 대표이사는, 정부 지원 시 이에 대한 검토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예산 낭비를 절감 할 수 있으며, 새로 신설되는 공장에 대한 지원보다 기존 시설을 재이용하는 방안이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농민들의 출자금으로 지역 농민의 편이와 공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우리영농조합법인은 지난 92년 진주시농민회 경제협동사업으로 출발해 주유소 2개 지점, 농약사 6개 지점, 퇴비공장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1,000명이 넘는 농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