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감성으로 다가가는 여성리더 문난영 회장
보다 적극적인 평화를 위해 ‘지키는 평화’에서 ‘함께 누리는 평화’로
양성평등시대를 넘어 여성상위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21세기 글로벌 세계에서 성별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존재를 나누어 무엇인가를 도모하기에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두 성별이 더해져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 모아질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인류 이래로 남성이 세상을 지배해 왔던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로움도 그러한 법칙에 기대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남성 중심의 권력사회가 빚어낸 부작용인 ‘전쟁’이라는 그림자도 부인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사실이기도 하다. 6.25전쟁을 겪은 우리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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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봉사,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
함경남도 원산이 고향인 문난영 회장은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그 당시 원산 수산 전문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아버지와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자대학교) 가사과 출신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던 그녀는 남부러울 것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 공산 정권의 감시 하에서 어려움을 겪던 문 회장의 부모는 1.4 후퇴 때 피난길에 나섰다가 아버지가 인민군에 붙잡혀 가는 불행을 겪었다. 그 후 어머니는 아버지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데리고 남으로 피난, 그녀는 현재 이산가족으로 이북에 남겨진 가족들의 생사를 모르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문 회장은 전쟁의 고통과 처절한 피난시절을 뼈아프게 겪었던 살아있는 역사였다. 그녀는 사회 부조리와 부패, 편견을 불식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 대학에서 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러나 귀한 스승으로부터 ‘앞으로의 세계는 한 가족 평화세계가 될 것’이라는 가르침을 듣게 되었다. ‘평화를 위한 봉사야 말로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스승의 말은 문 회장이 이 분야로 입문하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
문 회장은 94년부터 (사)세계평화여성연합에서 사무총장으로 7년 간 일했으며, 2000년 8월부터 현재까지는 회장직을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3년부터는 (사)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에서 공동의장으로서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녀성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활동 및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위하여 사는 삶’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세계평화여성연합
세계평화여성연합은 현재 UN 경제사회이사회 NGO 제 1영역 자문기관으로, 1992년 4월 10일 문선명, 한학자 총재에 의해 서울에서 창설되었다. 참된 사랑의 가정을 이루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위하여 사는 삶’의 가치를 바탕으로 생긴 이 기관은 공생, 공영, 공의의 ‘인류 한 가족 평화세계’ 이념을 실현하는 여성 NGO이다.
한국을 세계본부로 하여 창설된 이 기관은 참가정 교육, UN 및 국제적 교류와 연대, 봉사와 나눔 그리고 남북통일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매년 뉴욕이나 제네바, 방콕 등 UN회의장에서 UN의 ‘새천년 발달 목표’ 성취를 위한 본 연합의 포럼이 2~3회 개최되고 있으며, 포럼내용을 현장 활동으로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중동지역의 갈등과 분쟁을 여성의 힘으로 완화하고 중단시켜보자는 취지에서 매년 5월 ‘중동여성지도자 평화회의’를 15년째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실천적 단계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노벨평화상’감으로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세계 각 나라별 문제점과 실천역량을 고려하여 어린이 및 청소년 교육, 에이즈 퇴치운동, 여성기술교육, 여성과 가정의 윤리 및 가치관교육, 난민지원사업 등, 특히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지원사업도 꾸준히 확대시켜 나가면서 모성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서 보람과 긍지가 느껴진다.
지난 2007년 금강산에서 세계 50개국, 720명의 여성 지도자들과 북측의 국회의원급 여성지도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세계 여성지도자 대회’가 열렸던 바 있다. 이것에 이어서 문 회장이 가지고 있는 앞으로의 목표는 구체적이다. 북측 여성 지도자 120명을 초청, 서울이나 미국에서 국제적 여성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것. 이미 북측에 초청장을 보냈으며 북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내년이면 세계평화여성연합이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문 회장은 “세계적인 여성 NGO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Women AID(세계여성 NGO 대표자 총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서로 위하는 삶’ 진정한 평화의 의미
평화(平和)는 좁은 의미로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라고 정의 한다. 하지만 문난영 회장은 평화를 단순한 의미로 보지 않는다. 그녀는 의·식·주 해결, 교육의 균등한 기회와 소득의 공평한 분배 등 적극적 의미의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인간은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삶의 가치와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또한 전체의 목적과 각 개체의 목적이 맞물려있는 유기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나 개인만의 행복을 추구할 수가 없다. 서로 위하는 삶이 되지 않고는 진정한 평화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 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보다 적극적인 평화는 “‘지키는 평화’에서 ‘만들어가는 평화’로, 더 나아가 ‘함께 누리는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21C는 여성의 힘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높은 교육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의 참여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유명한 미래 학자들은 앞으로 3년 안에 약 80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게 되는데, 뛰어난 여성들의 정계 진출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문 회장은 “우리나라가 균형사회로 가기위해서는 모든 여성들이 기본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여전히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남성들과 대적하고 싸워 이기려고 하지 말고, 여성적 가치인 섬세함과 부드러움, 포용과 인내, 섬기는 리더십 등으로 남성들과 서로 협력하고 상호보완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의 의식이 변해야 하며 교육을 통해 실력과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피력한다.
문난영 회장은 ‘어떻게 여성들이 일어서야 하는가’ 그 방법을 항상 고민한다. ‘Her Story’라는 이름의 강좌는 그녀가 십 수년째 해오고 있는 여성을 위한 강연이다. “이 강연을 통해 많은 여성들과 대화를 하며 여성들에게 필요한 분야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고 싶다”는 문 회장은 앞으로도 자신의 기운이 허락되는 동안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이러한 교육을 계속 하고싶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