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속기경기대회에서 첫 2위 쾌거
세계 속기사 축제 ‘인터스테노’ 총회 파리에서 열려… 한국 속기의 우수성 알려
한국 속기사가 세계속기경기대회에서 처음으로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7월15일 프랑스 파리 시청에서 열린 제48차 인터스테노 총회 국제속기경기대회에서 리얼타임속기 부문 2위로 ‘코리아 김봉철’이 호명되자 한국 속기 대표단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2009년 중국 베이징 인터스테노 국제속기경기대회에 한국 속기사가 첫 출전한 이래 2년 만에 입상권에 든 것이다. 한국은 이번 파리 대회에 4명의 속기사를 출전시켰다. 4명 모두 디지털(컴퓨터) 속기기계 CAS를 사용하는 속기사들이다. CAS는 1994년 출시된 이래 한글속기 국가자격시험 합격자, 속기공무원 취업자 등에서 부동의 1위 위치를 지키고 있는 속기기계다.
한국 속기사 4명 10위권 달성
인터스테노 교육위원인 (사)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한국스마트속기협회(안정근 회장/www.smartsteno.org)의 손석련 이사는 “특히 3위 입상자가 중국의 왕 루이 속기사로 발표되자 이번에도 입상권에 들지 못하나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왕 루이 속기사는 2009년 베이징 대회시 페퍽트로 1위를 차지한 실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욱 기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추후 확인해 본 결과 김봉철 속기사의 성적은 1위 미국 로라 브레어 속기사와 한글자 차이여서 아쉬움이 크긴 하지만 한국 속기사가 세계속기경기 입상권에 든 것은 한국 속기계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프랑스 속기사들의 경기 심판을 맡았던 김점동 이사는 “김봉철 속기사 2위 등 한국 속기사 4명이 모두 10위권에 들자 외국의 속기인들이 많이 놀라고 칭찬을 하더라”면서 “특히 수정시간 없이 실시간속기로 경기하는 리얼타임 부문은 속기 월드챔피언십 중 최고 수준의 속기사만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이기에 한국의 속기기계와 속기 실력이 세계적임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손석련 이사는 “CAS속기사들은 리얼타임속기가 시행되고 있는 국내 자막방송 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세미나 등 현장에서도 수시로 리얼타임속기를 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요인 중의 하나”로 분석했다.
출전 속기사 4명 중 김봉철 속기사 포함 3명이 자막방송 속기사이다.
김봉철 속기사는 귀국 후 열린 한 행사에 참석, “나름 열심히 준비한 것이 결실을 거둬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세계대회를 통해 실력 있는 속기사가 되려면 속기 능력 뿐 아니라 청취 능력을 기르고 영어 등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부문에 출전해 6위를 차지한 이한나 속기사는 “‘김봉철, 코리아’라는 발표를 들었을 때 마치 올림픽 메달을 딴 것처럼 벅차고 자랑스러웠다”며 “정말 가보고 싶었던 파리에서 세계속기대회에 출전한 자체가 영광이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10위를 차지한 김진호 속기사는 “치열했던 국내 예선 준결선 결선을 통과해 세계속기사들과 속기실력을 겨뤄 본 경험은 저에게 꿈같은 일이었다”면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다시 기회가 온다면 1위에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등 속기회사와 업무 협의 및 협약 결실
인터스테노 파리 총회는 지난 7월9일부터 7월16일까지 세계 35개국 600여 명의 속기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한국 속기 대표단은 프랑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IPRS(의회속기사부) 회의에서 ‘한국 속기계의 현황 및 회의록 발간실태’에 대해 발표했다. 총회에서는 이탈리아의 Fausto가 회장으로 당선되었다. 또 기타 컨퍼런스와 위원회에서 한국은 각국 대표단과 속기 및 기록업무의 제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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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마트속기협회는 영어 및 불어 속기를 제공하는 미국의 캡션퍼스트(Caption First)사, 원격지 회의를 다국어로 속기할 수 있는 솔류션을 제공하는 스트림텍스트(StreamText)사와 각각 속기 기술 및 업무 협력 장기 협약을, 또 미국 국제회의의 한국어 자막 관련 단기 협약을 3사 공동으로 맺었다. 이 단기 협약에 따라 CAS속기사들이 한국에서 9월 하순경 미국 LA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한국어 실시간 자막을 제공하게 된다.
CAS속기 전시 부스 실무책임자 (주)한국스테노 이대선 실장은 “미국 회사만 아니라 여러 나라 속기회사와 업무 협의를 하였으며 현재 추가 논의를 진행하는 곳들도 있다”고 밝혔다.
손석련 이사는 “2009년 인터스테노 베이징 총회를 계기로 중국의 대표 속기회사와 업무협력 관계를 맺은데 이어 파리에서도 풍성한 결실을 거뒀다”며 “세계적인 수준인 한국의 속기술, 특히 리얼타임 속기와 자막방송 속기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계로의 진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인터스테노 차기 총회는 2년 후인 2013년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다.
<자료제공 :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