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공연. 영화. 전시
2005-08-10 글/ 편집국
예술과 놀이의 절묘한 만남 <2005 미술과 놀이-펀스터즈전>
현대미술의 대표작들을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비틀어 놓은 애니메이션 ‘쿤스트바’(스티브 화이트하우스)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3일부터 열리는 ‘미술과 놀이-펀스터즈’전을 한마디로 요약한다. ‘예술은 놀이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미술과 놀이전은 예술의 전당이 유일하게 관람수익만으로 전시를 꾸리는 인기상품이다. 방학특수를 겨냥하지만 단지 어린이용 전시는 아니다. 기획자인 감윤조 학예사는 “무거움에서 가벼움으로, 집단에서 개인으로, 비장미에서 희극미로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관객과 작품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놀거나 움직이는 동양화나 화려한 네온과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판화 등을 통해 시각적 유희를 즐긴다. 관객은 터치스크린으로 거리의 악사 연주를 직접 선택해 듣거나(앨 맥킨즈), 대통령의 얼굴이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등 다음 대권주자들의 얼굴로 변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고(안광준), 망치와 스패너 등 공고처럼 생긴 귀마개 작품을 직접 착용해볼 수도 있다(김경화). 이번 전시는 예술의 유희성에 주목하고 관객을 주인공으로 초대하는 자리로서 어린이들에게는 흥미진진한 놀이를 통해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시:2005/07/23~08/21
장소:예술의 전당
문의:(02)580-1515
<연극>
평범한 서민 가정을 무대로 벌어지는 이야기 <세상에서 제일 시끄러운 집>
<세상에서 제일 시끄러운 집>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 아들과 모범운전사 아빠와 보험설계사 엄마가 사는 평범한 서민 가정을 무대로 벌어지는 이야기. 빠듯한 살림에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엄마와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핸들을 잡는 아빠는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이 시대의 건강한 부모의 모범이며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막내 지민이와 뮤지컬 배우가 되려는 둘째 미정이, 그리고 동생들과 부모님 사이에서 묵묵히 집안 일을 도우며 학업에 열중하는 큰딸 선미는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들의 욕구만 충족시키려는 철없고 단순한 아이들이지만 속으로는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야무진 청소년들이다. 보험회사 소장님에게 싫은 소리를 들으면서도 대출을 받아서 둘째 미정이의 디지털 카메라를 사주는 엄마의 깊은 속정과 PC방에서 문제를 일으켜 가족들을 놀라게 만든 지민이의 종아리를 때리고 나서 한밤중에 잠도 못 주무시고 밤새도록 지민이의 종아리를 맛사지 하시는 아빠의 마음은 이 세상 모든 부모의 사랑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일시:2005/08/05~08/21
장소:블랙박스씨어터
문의:(02)923-2131
자식을 위해 모든 삶을 희생하라!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너도 이담에 더도 덜도 말고 꼭 네가 나한테 하듯이 못되게 구는 딸을 둬봐야 날 이해하게 될 거야. 하지만 그땐 너무 늦었을걸, 난 무덤 속에 들어 가 있을 테니까”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하는 가난하고 순박한 엄마와 엄마의 이런 삶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는 딸 사이의 갈등과 고뇌를 다룬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1991년 소극장 산울림에서 공연되면서 지금까지 10만 관객의 가슴을 눈물로 적셨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딸. 전통적인 유태계 가정에서 자라난 엄마는 남편과 자식, 가정밖에 모르는 전형적인 주부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독립으로 인한 깊은 상처와 외로움을 안고 있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딸에게 시시콜콜 참견하고 보살피려 드는 엄마와 딸은 갈등만 쌓이고 결국 딸은 집을 나와 자신의 생활을 시작한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매순간 부딪히며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엄마의 주검을 옆에 두고 딸이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엄마의 생애를 소설로 쓰는 특이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시대의 어머니와 딸들이 진정으로 주고받고 싶은 말들이 무대 위에 펼쳐지면서 관객들을 쉽게 공감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일시:2005/08/02~2005/09/25
장소:소극장 산울림
문의:(02)334-5915
<뮤지컬>
밑바닥 인생들의 헛된 희망과 좌절이 녹아 <밑바닥에서>
허름한 술집에서 술과 노래, 춤으로 열리는 무대에서 매춘부, 알코올 중독자, 배우, 사기도박꾼, 백작, 미혼모가 등장한다. 러시아 극작가 막심 고리키의 '밤 주막'을 주저 없이 헝클고 다시 짠 이 작품은 다양한 등장인물들만큼이나 건네는 감정도 가지각색이다. 감옥에 갇혔다 2년만에 풀려난 페페르와 여급 나타샤의 사랑 이야기가 뼈대지만 다른 인물들도 저마다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매춘부는 순결한 사랑을, 소녀 안나는 어머니를, 배우는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무대를, 사기도박꾼은 돈을, 백작 부인은 과거를 각각 열망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극은 비극을 향해 저물고 이들 중 누구도 밑바닥에서 도망 나오지 못한다. 막심 고리키의 원작을 소극장 무대에 올린 창작뮤지컬 <밑바닥에서>는 근대 러시아 밑바닥 인생들의 헛된 희망과 좌절이 녹아 있다.
일시:2005/07/07~2005/08/21
장소:예술극장 나무와 물
문의:(02)745-2124
광복 60주년 ‘청년 정신’의 부활 <청년 장준하>
1938년 일제 강점기의 조선.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장준하는 친구 김용묵과 함께 정주에 있는 신안소학교 교사로 일하기로 결심하고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한다. 정주에 도착한 그들 앞에 펼쳐진 학교의 현실은 낙후하기 그지없다. 둘은 학생들의 머리를 자르고 교복을 새로 지어 입히고 새 교실을 짓는 등 교사로서 혼신의 힘을 다하지만 그 노력은 일제치하라는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무력하기만 하다.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한 장준하는 보다 넓은 세상을 접하기 위해 일본 유학을 결심한다. 41년, 일본 동경은 이어지는 승전 소식으로 들떠 있다. 장준하와 유학생들은 고국에서는 듣지 못했던 독립군과 임시정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부푼 희망을 가지지만 이어 학생 징집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고민하던 이들 속에서 장준하는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일시:2005/08/05~08/15
장소: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문의:(02)722-1467
<영화>
48시간 생중계, 숨가쁜 수사가 시작된다 <박수칠 때 떠나라>
강남의 최고급 호텔 1207호에서 칼에 9군데나 찔려 발견된 A급 카피라이터 정유정. “이거 어차피 쇼야! 뽑아낼 것만 확실하게 뽑아내자구…”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범죄없는 사회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허울좋은 ‘살인사건의 수사 생중계’가 공중파를 타고 실황 중계되려는 찰나다. 이름하야 특집 생방송 “정유정 살해사건,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
방송 스튜디오 내부엔 패널과 전문가, 방청객들의 식견이 오가고, CCTV로 연결된 현장 수사본부에서는 검사와 용의자 간의 불꽃 튀는 수사가 벌어진다. 이들의 목적은 바로 수사의 생중계를 통해 ‘최대한의 시청률’을 뽑아내는 것! 동물적 감각을 지닌 검사 최연기(차승원)와 샤프하지만 내성적인 용의자 김영훈(신하균). 전 국민의 유례없는 참여와 관심 속에, 1박 2일 간의 ‘버라이어티한 수사극’은 활기차게 진행된다.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 수사. 김영훈 외 호텔 지배인, 벨보이, 주유원 등 증언자들이 늘어나면서 애초 범인을 김영훈으로 지목하던 수사는 미궁으로 빠질 위험을 보인다. 혼란스러운 수사 데스크와 방송 관계자들의 우려 속에 50%에 육박하던 시청률도 곤두박질을 치며 수사쇼는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
다급해진 방송국에선 극약처방을 쓰기로 하는데…
감독: 장진
주연: 차승원, 신하균
개봉일시:2005/08/12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한 곳에 모인 그들 <웰컴 투 동막골>
1950년 11월,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그 때…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함백산 절벽들 속에 자리 잡은 마을, 동막골 이 곳에 추락한 P-47D 미 전투기 한 대. 추락한 전투기 안에는 연합군 병사 스미스(스티브 태슐러)가 있었다. 동막골에 살고있는 여일(강혜정)은 이 광경을 목격하고 소식을 전달하러 가던 중 인민군 리수화(정재영) 일행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동막골로 데리고 온다. 바로 그 때, 자군 병력에서 이탈해 길을 잃은 국군 표현철(신하균)과 문상상 일행이 동막골 촌장의 집까지 찾아오게 되면서 국군, 인민군, 연합군이 동막골에 모이게 되고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된다.
목숨을 걸고 사수하고 싶었던 그 곳, 동막골. 결코 어울릴 수 없는 세 사람. 국군, 인민군, 연합군. 총을 본 적도 없는 동막골 사람들 앞에서 수류탄, 총, 철모, 무전기. 이 들이 가지고 있던 특수 장비들은 아무런 힘도 못 쓰는 신기한 물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쟁의 긴장은 동막골까지 덮치고 말았다. 동막골에 추락한 미군기가 적군에 의해 폭격됐다고 오인한 국군이 마을을 집중 폭격하기로 한 것. 적 위치 확인…! 현재 좌표…델타 호텔 4045 이 사실을 알게 된 국군, 인민군, 연합군은 한국 전쟁 사상 유례없는 연합 공동 작전을 펼치기로 한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 세 사람은 목숨까지 걸고 동막골을 지키려고 한 것일까?
개봉일시: 2005/08/04
감독: 박광현
주연: 정재영, 강혜정, 스미스 태슐러